목회 경험 중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저의 신앙적 신념은 “하나님이 주신 비전에 절대 순종한다”는 것입니다. 그 비전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불가능한 것 같아도 비전을 놓치지 않고 가슴에 품고 끊임없이 추구할 때 하나님은 반드시 그 비전을 이루어 주시는 것을 수 없이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에 순종하는 것이 나의 목회계획이고 목회적 삶입니다. 그건 빌립보서 2장 13절을 통하여 체득(體得)한 경험이고 신념이며 저의 신앙고백입니다. 빌립보서 2장 13절의 공동번역은 이렇게 말씀 합니다. “여러분 안에 계셔서 여러분에게 당신의 뜻에 맞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켜주시고 그 일을 할 힘을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에게 거룩한 소원을 주시는 것은 우리 안에 계신 하나님이시며 하나님께서 하나님 당신의 뜻에 맞는 일에 대한 열망을 내 가슴 속에 심어 주시고 또 반드시 그것을 이루어가도록 능력을 주신다는 약속입니다.

사실 그래서 저는 목회계획에 대하여 그렇게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냥 하나님께서 기도 중에 내 마음에 넣어준 비전을 사역으로 구체화시키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 비전을 지도자들과 공유하고 설득하여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뜸을 들이고, 연구를 하고,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고, 구체화 시킬 계획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실제로 그것은 내 소욕(所欲)이 아니라 하나님이 목사의 가슴 속에 넣어준 거룩한 꿈(비전)이고 그것에 순종하려는 열망(熱望)인 것입니다. 감사한 것은 충분한 공유나 설득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동의하고 함께하는 교회지도자들입니다.

시행의 어려움이 염려되고 혼자 애를 쓰는 목사가 안쓰러워서 때로 조금씩은 제동을 걸기도 하지만 그러나 늘 일이 진행될 때는 함께했고 기쁨을 같이 나누었습니다. 사실 저는 어떤 비전을 가지면 그것에 나 스스로가 빠져 버리는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다”라는 자기 확신만 서면 다른 사람들도 다 나 같은 생각을 가질 것으로 단정해 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충분한 설명과 설득의 과정을 소홀히 하는 것이 저의 약점임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종종 “이것이 분명히 좋은 일이고 분명히 하나님의 뜻이고 나 역시 사심 없이 이것을 추구하니 다른 사람도 모조건 따라올 것이다”는 자기 의(義)에 대한 지나친 확신에 빠집니다.

“이렇게 좋은 일, 정말로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인데 왜 사람들이 적극적이지 않을까?” 라는 하는 혼자만의 생각으로 속상하고 또 이런 일을 지혜롭게 잘 처리해 나가지 못하는 자신이 속상하기도 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은 나와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간과하는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내 고집을 이해하고 협력하고 도와주시는 지도자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다만 나의 “하나님과 교회 그리고 이 땅에 모닝컴랜드”를 이루기 위한 충심(忠心)만은 믿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계셔서 내 마음에 소원을 주신 하나님은 반드시 그것을 이루어 갈 힘도 주신다”는 말씀 때문에 오늘도 신바람 나서 일하고 감사하며 하루를 정리합니다. 그리고 2011년을 바라보면서 벌서부터 신나고 즐거워집니다. 하나님은 우리 교회를 통해서 또 뭔가를 하실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든 성도들이 이 벅찬 기대에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다만 우리가 늘 주의할 것은 그것이 자신의 소욕(所欲)으로 변질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초심(初心)을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해를 시작할 때면, 그리고 새 일을 시작할 때면 우리는 참으로 순수한 신앙적 열정으로 헌신을 다짐합니다.

정말 그건 순수한 신앙적 결단이며 하나님을 향한 헌신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거룩한 소망이 이기적 소욕으로 변질되고 순수한 헌신이 차츰 자기 위상이라는 삯을 위한 추한 몸부림이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새해를 준비합니다. 사역의 컨텐츠나 구조, 조직의 변화는 지난해의 기조를 유지하지만 그러나 우리의 헌신은 새롭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함께 계셔서 우리에게 비전을 주시고 그 비전을 이루어갈 힘을 주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