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래야 했을까?

이 권사님이 노크 하신다.
문에 들어서시며
뭔가 계면쩍은 표정.

언젠가 TV에서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보았는데
너무 불쌍해 보였단다.
그런데 그 뒤로
그 아이들이 자꾸 눈에 밟힌다.
그래서 용돈에서 조금씩 모아 왔다.
하지만 더 갖고 있다가는
그것마저 홀랑 다 써버릴 것 같아
맘 변하기 전에 ...

내게 흰 봉투를 내미신다.
너무 적어 부끄럽다며 ...
칠십이 훨 넘은 노인네
용돈도 부족할 텐데 ...

왜 그러셨을까?
TV를 본 사람은 많을 텐데
왜 권사님에게만 유독
그 아이들이 눈에 밟혔을까?
그리고
왜 권사님은 결국 주머니를
털어야 했을까?


새 성전이 위로 위로
올라가고 있다.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뿌듯하다.
그런데 몇 권사님들이
우리 성전 짓는 분들께
뭔가 대접을 하고 싶다며
거의 돼지 한 마리를
잡는 봉사를 하셨다.

왜 그래야 했을까?
우리의 새 성전이
위로 위로 쑥쑥 올라가는 것을
본 사람은 많을텐데
왜 이 분들은
그걸 보고 주머니를 털어야 했을까?

왜 그래야 했을까?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빌2:13)

아하,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구나!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님께서
당신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우리 안에서 감동을 주시고,
그걸 하도록 하셨구나!

늘 성령의 감동을 받는 성도,
늘 마음이 따뜻해지고,
늘 뭔가 주님을 위해
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는 성도,
축복받은 성도이다.
멀뚱멀뚱하게
사물을 바라보기보다
그 안에 아름다운 것을 보고,
성령의 감동을 받는 이,
그리곤 그 감동에 순종하여
행동으로, 실천으로 옮기는 이,
주님께서 품에 안아주시는
그런 성도일 것이다.

좀 더 많은 감동이 오기를
좀 더 진한 감동을 받기를
나이 들어갈수록
세월이 갈수록
그렇게 받는 감동이
내 삶의 에너지가 되기를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