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와 만났을 때 대체로 세 가지 유형의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첫째는, 기독교 교리의 배타적 특성 때문에 서로 충돌과 갈등이 일어났습니다. 대체로 보수적인 교회의 선교단체들이나 성도들은 신앙적 정체성을 지킨다는 일념으로 타종교에 대해서 배타적인 태도로 접근합니다. 이러한 태도와 선교방법 때문에 충돌이 불가피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전통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전통종교들이 많기 때문에 지혜롭게 접근해야만 합니다. 종교 간의 충돌과 갈등은 가정의 해체와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최근에 어떤 가정에서 며느리가 제사를 거부했다는 이유 때문에 이혼해도 좋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배타주의(exclusivism)는 역사적으로 사회갈등을 조장하게 되었고, 종국에는 종교전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기독교만이 참 진리이고 다른 종교는 거짓 진리이기 때문에 박멸해야 한다는 주장을 합니다.

둘째는, 포용주의(inclusivism)를 표방하는 사람들로서 자기들의 교리만 참진리이고 타종교에도 진리가 있을 수 있다는 포용주의를 채택하여서 종교간 화합차원에서 상호 인정하며 교류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진리를 사랑하고 발전시켜나갑니다. 이들은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을 하면서 사화통합에도 공헌하고 있습니다. 모든 고등종교 간에는 상호 실체를 인정하고 국가사회를 위해서 국민화합을 위해서 모범적인 사례를 많이 남기고 있습니다.

셋째는, 다원주의(pluralism)의 입장으로 접촉하는 경우입니다. 이들은 모든 종교는 결국 비슷한 진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 진리의 유일성을 주장해서는 종교간 평화가 깨어지고, 갈등과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에서 모든 종교에는 진리가 있다는 것을 서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종교다원주의가 위험한 것은 구원의 유일한 통로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교리가 흔들리게 되고, 선교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선교적 열정이 식어지고 결과적으로 서구의 기독교처럼 쇠퇴하게 됩니다. 우리는 다종교사회에서 살면서 타종교에 대한 이해가 깊은 가운데 상호 존중하면서 보편적 진리를 추구함에는 서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종교다원주의는 배격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포용주의의 입장에서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을 하면서 전통적인 민족문화에 대해서 열린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고유한 전통문화를 무조건 거부하거나 무조건 수용하는 것은 둘 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문화 가운데서 긍정적인 것은 잘 소화해서 우리의 것으로 유익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경로효친사상 같은 것은 기독교에도 부모공경계명이 있기 때문에 일치되는 것은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곧 선교와도 직결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사문제도 얼마든지 수용하여 기능대치를 하여 추도식으로 바꾸어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미풍양속으로 길이 빛낼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도 명절이나 조상님의 제사를 아주 폐지해버리고 아무런 의식도 없이 잊어버리는 것은 좋지 못한 악습을 만드는 것입니다. 모든 가족들이 모여서 가족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모든 형제자매들이 깊이 사귀도록 해서 가족공동체를 튼튼하게 세워나가는 유익한 장점이 많습니다. 제사문제로 이혼당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교육하여 불편을 막아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민족의 고유 명절에 모든 가정마다 하나님의 은총이 충만하고 멀리 떨어졌던 가족들이 모여서 가정의 전통도 아름답게 계승되어 가도록 힘써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 한국교회가 앞으로 힘써야할 영역은 문화계입니다. 지리적 확장개념의 선교의 한계를 넘어 문화선교와 잃은 양 찾기와 자녀들에게 신앙 계승시키기와 같은 선교전략을 세워나가야만 할 것입니다.

/덕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