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필근 목사님의 글에는 이런 재미난 예화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채 목사님이 평양에서 학교 일을 볼 때 일입니다. 여름 방학 때 고향을 다니러 가다가 밤이 늦어서 어느 주막에서 하룻밤을 지낸 적이 있었는데 잘 모르는 손님하고 한 방에서 자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밤중에 상대방이 자꾸 의심이 되더랍니다. 그래서 벽에 걸어 놓았던 양복저고리를 벗겨 덮고 자고 시계도 풀어서 돈을 넣은 주머니와 함께 내복 속에 숨기고 자는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더랍니다.

돈주머니에는 시골에 가서 쓸 돈 35 원(지금 돈으로는 쌀 두 가마니 값)이 들었었다고 합니다. 상대방도 똑같이 뒤척이면서 자지 않더랍니다. 그런 식으로 밤새도록 두 사람이 자지 못하고 나서 새벽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평소대로 일어나 목침에 엎드려 기도를 하고 끝났더니 상대방이 묻기를 ‘혹시 예수를 믿으시는가요?’라고 묻습니다. ‘예’하고 대답했더니 ‘나도 교회를 나갑니다. 우리 통성명합시다.’라고 합니다.

‘채필근입니다.’라고 했더니 ‘아, 채 목사님입니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무개 교회 영수를 보는 김아무개입니다.’라고 하더랍니다. 그러니 서로가 밤새도록 의심하고 지낸 것이 얼마나 부끄러웠겠습니까? 알고 보았더니 그 영수분도 지금 소를 사러 장에 가노라고 500 원이 가지고 있음으로 밤에 잠을 못 잤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기독교인들은 어디를 가나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 그리스도의 향기로 나타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