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와 개신교 단체 간의 갈등은 얼마나 될까. <조선일보>가 일련의 과정을 집대성했다.

때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선일 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참수된 사건이 터지자 정부는 국민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반기문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유엔 사무총장)이 사표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외교부는 후속조치로 본격적으로 위험 지역에 들어가는 '재외국민'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 중에서도 핵심적인 조치가, 이번 방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여권 발급 제한'이었다. 아울러 2005년부터 '명백한 위험 지역'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사전에 특정 국가에서 여권을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 납치 사태가 발생한다. 분당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 선교일행 23명이 7월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피랍된 사건이다. 당시 장장 43일간 이어진 피랍사태 동안 21명은 구조됐으나 2명은 희생됐다. 무분별하고 공격적인 해외선교를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도 강하게 제기됐다.

이때부터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처럼 불법 해외선교가 많은 지역에는 아예 한국 정부의 동의서가 없이는 비자 발급이 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2009년 7~8월 이란과 예멘 등 중동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현지 당국에 적발돼 한국 개신교인 80여명이 추방당했다. 해당 국가가 외교 채널을 통해 공식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12월 외국에서 위법행위를 저지른 국민에 대한 여권 발급·재발급을 제한하는 시행지침을 마련했다.

과거와 다른 점은 이번에 만들어지는 시행령은 이 지침을 법제화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와 인터뷰한 외교통상부 손치근 여권관리관은 "종교의 자유도 국민의 중요한 기본권이지만 국가 역시 적법한 절차를 통해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