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선 신일교회 담임목사(직전 한기총 대표회장)는 2월 10일자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출마했을 때는 양심과 법 규정에 따라 선거를 치렀다. 결과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지지였다. 이듬해에는 흙탕물에 몸을 담갔다. 그랬더니 이겼다. 깨끗한 선거를 하면 반드시 패배하는 것이 현재의 한기총 선거 풍토”라고 지적했다.

CBS 보도에 따르면, 길자연 대표회장의 인준을 인정하지 않는 한기총개혁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2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길자연 대표회장 선거에서는 안 받았지만 이전 선거에서 비대위원 자신들도 후보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신광수 목사(한기총개혁을위한비대위 공동위원장)는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우리부터 고백한다. 지난날 한기총 선거현장에서 옳지 못한 금품수수 했다. 잘못했고 통회하며 자복한다.”고 공개 사죄했다.

특히 기자회견장에는 길자연 목사와 같은 교단인 예장 합동측 강주성 목사가 참석해 지난해 9월 교단 총회에서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추천받기 위해 금품을 전달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폭로했다. 강 목사는 당시 한 콘도의 방에 모인 40여명에게 1인당 1백만 원씩 전달하는 현장에 있었다고 양심을 고백했다. 이미 공공연히 퍼져 있던 한기총과 각 교단의 금권선거의 추태 소문이 한국사회 앞에 사실로 폭로된 것이다.

왜 한국교회의 위상은 이처럼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가? 너무나 부끄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 이러한 ‘양심선언’이 한국교회 금권선거를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가지게 된다. 이광선 목사는 “한기총 선거는 거의 10년간 금권 선거에 병들었다. 그 병이 곪아 터져 지금은 흉측한 모습이다. 그러나 썩어가는 나무에 새싹이 돋고, 깊은 환부에 새살이 나는 꿈을 가지고 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개혁의 대상이지만 한기총의 개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는 과거의 검은 행태들이 만천하에 노출되면서 저렇게 투명한 사회가 되겠다고 몸부림치고 있는데 어떻게 가장 맑아야 할 한국교회가 총회 앞둔 2-3일만 되면 선거 브로커들이 마음대로 장난하도록 방치함으로 그 검은 고리를 번번이 끊지 못하고는 하는가? 가장 앞서 본을 보여야 할 한국교회가 한국사회 앞에 얼굴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갈수록 금권선거가 판을 쳐 왔다. 동시에 한국교회 대표 기관이 이처럼 금권타락선거로 얼룩지고 있기 때문인지 모든 교단장 선거도 여전히 타락선거가 판을 치고 있다.

이는 어떤 불법적인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당선되면, 모든 부정은 순식간에 덮어지고 오히려 박수와 환대를 받는 더러운 선거관행이 그런 타락선거를 점점 부축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거 때마다 브로커들이 후보자들을 쫓아다니며 엄청난 자금을 뜯어내고 모든 총대들도 후하게 식사대접을 받고 두둑한 교통비 받는 맛에 길들여지는 것이 당연시 되는 한국교회 풍토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가는 모든 교회의 중직선거에도 이런 더러운 관행이 판을 치는 날이 옴으로, 하나님의 진노의 대상이 되어 사회로부터 짓밟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두렵기 그지없다. 안 된다. 그런 비참한 날이 오기 전에 이번 기회에 반드시 금권타락선거 관행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너무나 늦은 감은 없지 않으나 이제라도 금권선거 관행 끊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귀한 일이겠는가?

사실,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로부터 극심한 불신과 질타를 받아온 중심에는 한기총의 이러한 금권선거의 추태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회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모든 교단이나 교인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금권타락선거로 당선되었다는 비난을 뒤집어쓰고 있는 대표회장은 정치 부로커들 외에는 거의 존경할 리가 없다.

한국교인들에게조차 존경을 받지 못하는 인물이 어떻게 사회로부터 신망을 받을 수 있는가? 한국교회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첫 요인은 바로 한기총 대표회장이나 교단장의 자리를 금권선거로 취득했기 때문이다. 아니 된다. 이번 기회에 한기총이나 각 교단장 선거 시 반드시 금권선거의 고리를 끊고 진정 존경 받는 인물이 선출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양심선언이 이루어질 뿐 아니라 공명선거의 제도화 뿐 아니라 모든 총대들이 거듭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