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일 소천한 사랑의교회 원로목사 고 옥한흠 목사의 장남 옥성호 씨가 ‘아버지 옥한흠’을 회고해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부족한 기독교' 시리즈의 저자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옥성호 씨는 2월 16일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에게 아버지는 영원히 실종된 존재”라며 “어쩌면 아버지는 없었던 것과 같이 늘 ‘빈자리’였다. 아버지를 필요로 할 때 존재감을 느껴본 적이 없으니 부재(不在)를 부재로 느껴본 적도 없다. 제가 아버지가 된 뒤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것 뿐이고, 아버지는 속으로만 미안해했을 뿐이고…”라고 말했다.

옥성호 씨는 아버지가 매주 가정예배를 드리자는 약속조차 지키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고 전했다. 이런 말로써. “고2 때 새로 산 가정예배 교재에 처음 재미를 느끼고 늦게 귀가하신 아버지 뒤를 쫓아 들어갔을 때, 옷도 벗지 않은 채 이부자리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힘없는 모습을 봤다.” “그 이후 가정예배라는 말조차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아버지 옥한흠’은 스스로의 인생 회고도 같은 맥락에서 항암 치료를 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병실에서 옥한흠 목사는 아들에게 “내가 왜 이렇게 살았는지 모르겠다. 나처럼 재미없게 산 사람이 또 있을까?” 라며 눈물 흘렸다고 한다. 옥한흠 목사는 또, 생전 세 아들들에게 “너희가 목사가 되겠다고 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며 “너희는 모두 목회자로서 자질도 소명도 부족하다. 행여 아버지를 믿고 목회한다는 소리 할 생각 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 “목회자의 길은 영광의 길이 아니라 십자가의 길”이고, “한국은 목사가 너무 쉽게 되고 또 너무 많아서 문제”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아버지에게 옥성호 씨는 “아빠 젊을 때 누가 카바레 가서 춤추자고 하면 재밌었을 것 같으세요? 아빠는 평생 자신에게 가장 만족을 주는 삶을 사신 거예요”라며 달랬다고 한다.

옥성호 씨는 신간 ‘아버지, 옥한흠’을 발표하면서 “아버지 개인이 아니라 목회자 옥한흠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싶어 미국 생활을 당분간 접고 사랑의교회 출판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