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무릎 기도’로 논란이 된 43차 국가조찬기도회를 통해 이 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가조찬기도회는 박정희 정권 때인 1966년 한국대학생선교회 고 김준곤 목사 주도로 보수교단이 중심이 돼 시작된 것이다. 이 기도회는 본질적으로 친정부 종교행사의 성격이 뚜렷했다. 주최 측은 개최 취지로 ‘밤낮없이 일하시는 대통령을 위해서’ 기독교계 주요 목사들이 ‘대통령(을 초청한) 조찬기도회’임을 감추지 않았다.

첫 행사가 있던 1966년 설교를 담당한 고 김준곤 목사는 “박정희 대통령이 이룩하려는 나라가 속히 임하길 빈다”, “우리나라의 군사혁명이 성공한 이유는 하나님이 혁명을 성공시킨 것”이라고 각각 언급했고, 또 종신집권을 위한 유신 개헌 이후에 개최된 행사에서는 “유신은 실로 세계정신사적 새 물결을 만들고 신명기 28장에 약속된 성서적 축복을 받은 것”이라고 설교했다.

고 김준곤 목사는 1957년 미국 유학 중 국제대학생선교회 지도자들로부터 "한국에서도 대통령과 국회의원, 정부 각료와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지도자 조찬기도회가 있기를 바란다"는 권면을 받았고 귀국 후 대통령조찬기도회, 국가조찬기도회 태동을 주도했다.

(미국은 1953년부터 조찬기도회를 해 왔다. 올해도 2월 3일 워싱턴DC에서 제59회 국가조찬기도회(National Prayer Breakfast)가 있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래 모든 미국 대통령들이 참석해 온 행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기독교 신앙을 의심하는 국민들이 많아 고민해왔다. 그래서 그는 지난달 조찬기도회에서 “일과를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끝낸다”고 강조했다. 20%나 되는 미국인들이 오바마 대통령이 무슬림이라고 오해하는 것을 불식시키기 위해서였을 것이라는 풀이가 있다.

물론 대통령의 참석에 반대하는 ‘미국무신론자모임’ ‘종교로부터의 자유 재단’과 같은 단체들의 반발이 미국 내 20여 개 도시에서 열렸다.)

정규 국가조찬기도회는 아니나 1980년 8월 전두환 국가보위상임위원장 초청 기도회에서는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직책을 맡아 사회악을 제거하고 정화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정진경 목사)는 기도도 나왔다. 광주학살의 주역인 전두환 씨에 대한 부당한 축복은 지금도 한국교회사에 오욕으로 기록된다.

이에 대응한 불교계의 ‘나라를 위한 법회’가 열고 있다. 종교계의 대통령 초청 행사에는 대통령 개인의 종교와 관계없이 국가 최고지도자의 성공적 국정수행과 나라의 안녕·발전 등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여러 종교지도자들이 우국충정을 모아 간절히 기도하는 것 자체는 보기 좋은 일이나 정치권력에 기대어 자신들의 권력의지를 관철하기 위한 것이라면 국민통합의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