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듯한 건축비.
건축위원장 이 장로님의 얼굴에
근심이 서려있는 듯하다.
계산하고 계산해도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얼마나 받아야 적정일까 ...
약정한 분들이 빨리 주님께
드리면 그나마 숨을 돌릴 수 있는데 ...

이 마음을 알았을까
저 멀리 미국에서 사랑의 손길이 날아온다.
김애선 집사,
홀로 그 거대한 미국 문명 속에서
아들과 함께 산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작년에 와서는 아버님 팔순 기념으로
적잖은 재물로 장학헌금을 드리더니
이번엔 그 아버님 손으로
건축헌금을 보내왔다.
그것을 받아든 나나,
그것을 전하는 아버님 장로님이나
왈칵 눈물이 솟는다.
자기 살기도 힘들 텐데 ...

그러더니 지난 주중엔
뜻밖에 심관식 목사님께서
소식을 전해 오셨다.
기도하는 중에
왕십리중앙교회의 건축 사실이
자꾸 마음에 걸리더란다.
그래서 과부의 두 렙돈과 같은 심정으로
소중한 재물을 건축헌금으로 보내오셨다.
날 보고 얼마나 맘이 힘드냐고 하시면서...

심 목사님은
1971년부터 1981년까지 사역하셨다.
그 기간,
우리 교회로서는 정말 힘든 시기였다.
목사님은 정말 정말 많은 고생을 하셨다.
그 중에 심적 고생은 더 심하셨던 것 같다.
언젠가 그 때를 회고하며 하시는 말씀이
교회당을 향해 길을 건너오면
벌써부터 마음이 답답해졌다고 하신다.
때론 당회 하러 들어가는 것이
꼭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 같은 심정이었단다.
얼마나 힘들면 그러셨을까 ...

그런데,
고생을 가장 많이(?) 한 분이
사랑의 손길을 전해 온다.
참 많은 분들이 교회를 거쳐 가셨는데 ...

고마운 마음을 목사님께 보내드렸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교회가 힘들 때 사랑의 손길을 보내오는
목사님의 따뜻함이,
김 집사님의 따스함이
청계천 건너 건축 현장을 바라보는
내 목양실을 가득 채운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