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동쪽 해저에서 리히터 규모 8.8의 초대형 지진이 발생해 대규모의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냈다. 3월 11일에 발생한 이번 지진은 일본 관측 사상 최대 규모다. 진앙에서 가까운 도호쿠 지방은 물론이고 도쿄(東京) 등 일본 각지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진앙이 육지가 아닌 바다 밑이었고 일본의 내진(耐震) 설계는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사건 최초 하루만에 확인된 사망 및 실종자만도 수백 명에 이르며, 그 숫자는 엄청나게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곳곳에서 주택과 사무용 건물이 불타거나 물에 잠겼고 정유공장 등 각종 산업시설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상당수 원자력 발전소가 폐쇄됐고 주민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신칸센을 비롯한 모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나리타공항 등 다수 공항이 폐쇄됐으며 통신 대란(大亂)도 발생했다. 일본 해안은 물론이고 러시아 대만 필리핀 등 50개국에 쓰나미 비상이 걸렸다. 일본 동부 태평양 해저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의 충격을 일본 열도가 막아줘 한반도에 직접적 피해는 없었다.

▲ 3월 11일 대지진과 함께 폭발한 후쿠시마 원전. 2008년 10월 촬영분.

이런 가운데 12일엔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원전 폭발로 3명의 주민이 피폭 당한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추가로 9명의 피폭 사실이 확인되는 등 피폭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원전 1~2호기에 이어 3호기도 냉각기능을 상실해 추가 폭발이 우려되는 등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일본 관방장관은 "전문가의 판단으로는 건강에 커다란 문제는 없다"며 "현 시점에서는 의복 등이 오염된 정도"라며 일본국민의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해 부심했다. 그러나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 현 내에서 최대 160여명이 피폭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검사 중이다. 이는 원전 폭발 당시 근처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자위대 헬기를 기다리던 주민이 60명, 버스로 피난을 간 주민이 100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환경운동연합은 "이미 유출된 방사성물질은 일본 정부가 소개를 시킨 10km 만이 아니라 주변으로 확산됐을 것이다"며 "벽과 지붕이 붕괴될 정도의 폭발 사고라면 우리나라도 피해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원전이 폭발해 방사능이 누출된 상황에서 한반도 역시 오염 피해를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이다.

<중앙SUNDAY>는 3월 13일자에서 “원자로가 폭발하면 대량의 방사능 물질 즉 세슘(Cs)·스트롬튬(Sr)·요오드(I) 등이 빠져나오는데 이는 세슘과 스트롬튬의 경우 인체와 뼈에, 요오드는 인체의 갑상선에 잘 달라붙는다”며 “원자로의 대폭발이 일어나면 바람의 방향에 따라서는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바람의 방향이 동쪽이어서 방사능이 한국에 미칠 가능성은 적다는 입장이다.

국내 지진에 따른 방사능 유출 가능성과 관련해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이종인(전 한국원자력학회장) 박사는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안전하다. 일본과 같은 큰 지진이 안 일어나는 지역이며, 후쿠시마 원자로와 달리 우리 원자로는 안전도가 우수하게 설계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