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6:11~13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1. 구역예배 다녀온 이 집사가 남편 최 집사에게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김 집사님은 부인에게 계절 따라 화장품을 선물한다는데, 당신은 한 번도 나에게 화장품 선물하는 것을 못 봤어요.” 이에 남편 최 집사가 그랬답니다. “그건 김 집사 부인이 잘 안 생겨서 그런 거지. 당신처럼 예뻐 봐, 화장품이 필요한가.”

주일 아침, 시간이 바쁜데, 이 집사가 그날따라 화장을 한다고 시간을 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 집사가 그랬습니다. “당신처럼 예쁜 여자가 무슨 화장을 해? 안 해도 충분히 예뻐! 빨리 가자.”

그러자 이 집사가 웃으면서 그러더랍니다. “나는 화장으로 미모를 좀 감춰야 해. 그렇지 않으면 질투하는 집사들이 교회에 넘 많거든!”

오늘 이렇게 뵈니, 화장품이 필요 없는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화장하고 오신 분들은 괜한 이들, 교회에서 시험 들지 말라고 그러신 것 같습니다.

화장으로 미모를 죽이고 죽여도, 우리에겐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야 할 분이 있습니다. 예수님! 주일날 우리가 주의 성전에서 만날 때, 다른 것은 몰라도 서로에게서 예수님의 모습은 더욱 또렷하게 볼 수 있기 바랍니다.

2. 주기도문,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문이라고 지난주일 말씀드렸습니다. 성경 두 곳에 기록되어 있다고도 말씀드렸는데, 마태복음 6장과 누가복음 11장! 어느 곳의 기록이 더 원본에 가까울까요? 더 오래 되었을까요?

누가복음입니다. 마태복음은 총 5절이고, 누가복음은 3절입니다. 성서본문비평학 이론에 의하면 같은 내용, 같은 주제로 두 개 이상의 사본이 있을 경우, 짧은 것이 더 오래된 것이랍니다. 누가복음에 없는 오늘 본문 13절의 괄호 안의 말씀,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은 사실 후대에 붙여진 것입니다.

그러나 주기도문의 주 내용은 둘 다 같습니다. 지난주일 묵상한 것은 전반부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기도문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9-10)

우리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이 기도할 때 무엇보다 먼저 주님의 나라를 위해 기도하기를 원하십니다. 마치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하신 것 같이 기도할 게 산더미 같이 많고, 염려거리가 바닷가 모래알처럼 많아도, 그럼에도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명하십니다.

어떤 이가 이런 고백 하는 걸 들은 적이 있습니다. 중고생 시절에 교회 열심히 나가댔는데, 고 3이 되자, 집사인 어머니가 그러시더랍니다. 고3 때는 주일날 교회 가지 말고 학원에 가라고. 나중에 대학 가서 교회 나가도 된다고. 그래서 그 순간부터 교회 안 나가기 시작했답니다. 왜? 그까짓 학원에 밀리는 정도의 교회라면, 중요한 곳도 아닌데 나가서 뭘 하겠느냐고. 맞습니다, 학원에 밀릴 정도의 교회라면 신경 꺼도 됩니다. 그런데 우리 주님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여러분, 기도거리가 산더미 같이 쌓여있더라도 무엇부터 기도하라구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입니다! 늘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기도가 여러분의 기도 제단에서 먼저 오르기를 바랍니다.

3. 이렇게 하나님 나라를 위한 기도가 오르고 난 후, 그 다음 우리의 실생활에 관한 기도를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우리 주님께서도 아십니다.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이 필요함을. 그러기에 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위해 기도할 때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기도하라십니다.

물질을 간청하는 기도,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간구하는 것,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정당한 간구입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그 분량이, 일용할 양식이란 점입니다. Daily Bread!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얻은 양식도 일용할 양식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천에 만나를 깔아주셨어도, 거둬들일 양은 하루 양식, 일용할 양식이었습니다. 그보다 더 많이 거둬들여 쌓아놓으면 그것은 썩어 독이 되고 말았습니다.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기도하십시오. 일용할 양식에 감사하십시오. 괜히 쌓아둠으로 만족함을 얻으려는데, 그건 때로 자신에게 독이 됩니다. 일용할 양식에 감사하고 만족하십시오.

현대인은 정신적이고 영적인 가치를 무시하고, 늘 물질적이고 현실적인 가치에 우선권을 두기에 이런 소리 하면 우이독경(牛耳讀經), 소귀에 경 읽기 같은 경우가 됩니다. 그러나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행복의 통로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일용할 양식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밥 먹을 때마다 눈감고 감사 기도하는 것입니다. 일용할 음식을 앞두고 감사 기도를 드릴 때마다 큰 행복이 임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일용할 양식 그 이상을 얻는 것은 불가능한 것입니까? 아닙니다. 출애굽기에 나타난 만나를 통한 가르침을 보면, 안식일 전날, 안식일을 위해서는 이틀의 만나를 거둬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돈 벌고 싶으십니까? 그것도 하나님의 축복으로 많은 재물을 벌고 싶으십니까? 무엇보다 목적이 분명하십시오. 선한 목적, 주님 나라를 위한 목적이 분명하십시오. 그리고 그 목적이 진짜임을 순간순간 행동으로, 실천으로 그 진정성을 보이십시오. 나중에, 돈 왕창 벌고 하겠다는 것은 대부분 부도로 끝납니다. 하나님께서 그 정도도 눈치 못 챌 분이 아니십니다. 어려워도, 부족해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헌신의 진정성을 보이며 살면,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주십니다. 쌓아두어도 썩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기 욕망의 성취, 충족감을 위해 괜히 쌓아두고 만족해하려는 이는 성경의 표현대로 말한다면, 어리석은 부자입니다. 오직 일용할 양식으로 감사하고, 행복 하십시오. 세상엔 일용할 양식도 구하지 못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인데, 우리나라 재벌은 이익금을 좀 나누자고 해도 자본주의 나라에서 들어본 적도 없는 주장이라고 할 정도로 이 사회가 물질로 병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성도는 일용할 양식에 감사하십시오. 넘치는 양식은 기꺼이 어려운 이들과 나누는 가운데 하나님의 자녀로 복되게 사십시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일용할 양식 다음으로 우리네 삶에 비중이 큰 것이 이 ‘죄’의 문제입니다. 우리 중에 죄의 문제에서 자유로운 이가 없습니다. 언제나 하나님 앞에 설 때마다 이 문제가 우리를 가로막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할 때마다 간구하십시오.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부담스러우니까 모른 체, 피하려고 입 다물지 말고 기도하십시오. 진실 되게 회개하며 간구할 때 우리 아버지 하나님은 자비가 한이 없으시기에 그 어떠한 죄도 다 용서하십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도하는 이는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건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란 대목입니다. 얼마나 이것이 중요한지 예수님은 주기도문을 다 가르쳐 주신 뒤에도 바로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마6:14-15)

여러분, 용서하며 삽시다. 그래야 우리 역시 하나님께 용서 받으며 살 수 있습니다. 죄 지은 자, 빚 진 자를 용서하며 삽시다. 우리가 용서하지 않는데, 누가 우리를 용서하고, 하나님께서 어찌 우리를 용서해 주시기를 기대할 수 있단 말입니까?

예수님의 삶은 용서의 삶이었습니다. 용서를 가르치시고, 용서를 실천하시고, 용서의 힘을 보여주신 삶이었습니다. 나의 이름, 나의 인격, 나의 자존심으론 용서 못합니다. 그러나 예수의 이름으로, 예수의 이름으로 용서하며 삽시다. 하나님의 긍휼이 임할 것입니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먼저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하나님은 우리를 시험하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패망시키고, 걸려 넘어지는 시험을 하시지 않습니다. 때로 우리의 믿음이 성장했음을, 우리의 영성생활이 성숙했음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으로 연단, 단련, 테스트는 하시지만 유혹과 같은 그런 파멸을 목적으로 한 시험은 하시지 않습니다.

그러면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는 무슨 뜻일까요? 하나님은 그런 패망의 시험을 하시지 않지만, 우리의 원수 마귀는 우리로 넘어뜨리려는 시험을 늘 하는데, 여기에 말려들지 않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실로 이 세상엔 우리를 넘어뜨리려는 마귀의 시험이 마치 지뢰밭처럼 깔려있습니다.

그러기에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라고 악에게 승리하기를 간구하십시오.

시험 들려고 하십니까? 들지 마십시오. 그것은 결국 악에 빠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때로 자신은 의분이요, 정의감이요, 똑똑함이라 하지만 결국 그것은 시험의 통로를 통해 악에 빠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신앙생활하며, 교회생활하며 시험에 들려는 듯이 누군가가 자꾸 눈에 거슬리고, 맘에 안 드는 게 생기십니까? 시험 들지 마십시오. 더욱 기도하십시오. 결코 상대방은 안 변합니다. 내가 아무리 속상해 해도 안 변합니다. 내가 변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어떻게? 기도하십시오!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내게 넓은 마음을 주셔서 그 모든 것을 마음에 품고도 남음이 있게 하십니다. 그러니 시험에 들지 말고 기도하십시오. 시험에 빠지면 결국 악에게 빠지게 되니 늘 이렇게 기도하고 승리하십시오.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4. 주기도문,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당신을 따른다고 하는 이들에게 가르쳐 주신 기도문입니다. 그런데 이 기도문을 늘 암송하고 묵상하다보면, 언제나 ‘이건 쉽지 않은 건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떨 때는 주기도문을 암송하다가도 맘에 걸리는 대목에 입을 꼬옥 다물기도 합니다. 그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영혼이 아픕니다. 예수를 따른다면 이것만큼은 지키라고 하신 것을 지키지 못하는 자신이 밉기도 하고 한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때마다 성령께서 내게 감동을 주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요일2:1절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나의 자녀들아,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씀은 너희로 죄를 범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만일 누가 죄를 범하여도 아버지 앞에서 우리에게 대언자가 있으니 곧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시라.”

성경은 우리를 향해 결코 죄를 짓지 말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일 죄를 범하면? ‘에라 이놈아’하고 버린다구요? 아닙니다. 그 때 우리에겐 대언자가 있습니다. 예수님이십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믿음의 길, 성도의 삶을 삽시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고 벅찰 때, 우리 예수님을 생각합시다. 우리에겐 예수님이 계십니다. 그런 나를 붙잡아 주시려고 오신 예수님이 계십니다. ‘너는 이렇게 살아다오’ 하시면서도 종내 그렇게 못 살고 넘어지는 이를 향해 고개 돌리는 분이 아니라, 붙들어 주시고 격려하시는 예수님이 계십니다.

이 사랑 의지하고 다시 일어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릅시다. 사순절 첫째 주일입니다. 경건을 향한 사순절의 용기가 성도들에게!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