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를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사망 또 실종자의 규모가 4만 명대로 불어나고 있다. 뉴스를 보면서 온 도시의 건물이며 차량, 선박들, 비행기들이 10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해일에 삽시간에 휩쓸려가는 것을 Tv로 목격하면서 큰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지금 일본 동북부 지방은 초토화 되어 있음으로 복구의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수 백 차례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가 원자력 발전소 1호기 2호기, 3호기가 연이어 폭발사고를 일으킴으로 수십만의 피난 물결이 유리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교통과 통신이 끊기고, 전기와 가스,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데 따른 생활의 불편까지, 일본은 한바탕 큰 전쟁에 휘말린 모습을 보임으로 1945년 전후에 직면했던 참화 이후 처음으로 일본이 큰 국난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다가 호주나 미국의 지질 전문가들이 앞으로 수일 내에 7.9 정도의 큰 여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함으로 온 일본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 국민, 특히 우리 한국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가장 가까운 이웃인 우리가 당연히 나서서 도와야 한다. 우리 교민과 유학생, 관광객 등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 말고도 어려움에 처한 일본 국민을 도울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인명 구조와 부상자 치료 인력을 서둘러 파견하고, 민간단체의 구호활동을 신속하게 조직하고 지원하는 일 등에 힘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인류애의 책임을 다하는 일이다. 어려울 때 친구가 됨으로써 견원지간 같던 한-일 관계를 새롭게 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 일본이 당하고 있는 참화를 고소한 듯이 비아냥거리는 일부 네티즌들의 모습이나 일본의 참상을 방영하면서 번번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만 강조하는 듯한 일부 방송인의 모습을 볼 때 너무나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론, 일본이 과거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엄청나고 잔인한 박해를 가했던 것은 어찌 잊을 수 있으랴. 또한 지금도 반성은커녕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공언하는 일이나 연평도 피격 사건 때나 구제역 사건 때 등 한국을 비하하던 일본인의 오만한 모습을 생각하면 ‘너희도 한번 당해봐라’는 비틀린 감정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 모른다.

그럼에도 저처럼 식구들의 생명과 4만 6천 채의 집, 모든 재산을 다 잃고 절망에 빠진 자들을 고소한 듯이 바라보며 아무 도움의 손길도 뻗지 않는 것은 바람직한 인간의 모습이 아니다. 고통 받는 이들 중에는 얼마나 많은 노약자, 어린이들, 선량한 사람들이 많은가? 그러므로 무조건 일본을 원수시 하는 것은  기독교인들의 입장에서는 성숙한 모습이 결코 아니다. 성경은 분명히 우리에게 명하기를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롬12:14)”고 했다. 더 나가서는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롬12:20)”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1992년 1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어왔던 한국정신대문제협의회(정대협)은 "오는 16일에 열릴 예정인 '수요시위'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대신 조용히 묵념하는 추모 형태로 진행 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정말 그 분들이야 말로 일본은 원수와 같은 나라가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이런 국난을 만난 그 백성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자세는 참으로 성숙한 기독교인의 모습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 한국교회는 이제 국난을 만난 일본을 위해 기도할 뿐 아니라 도움의 손길을 적극 펼 때이다. 특별히 기도할 때마다 일본의 선교문이 활짝 열리기를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