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한국교회형 ISO 26000’이 언론에 주목받고 있다.

기업 등이 ‘사회적 책임(SR)’ 등을 어떻게, 얼마나 수행하고 있는지를 계량화한 것이 바로 ‘ISO 26000’인데 이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교회에 적용하는 기획이다.

<경향신문>은 3월 16일자에서 “‘교회의 사회적 책임 표준 가이드라인’(교회 표준)을 만드는 중”이라며 “교회의 사회적 책임 활성화를 올해 주요 사업의 하나로 삼아 활동할 예정”이라는 기윤실 입장을 상세히 소개했다. 개신교계에서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표준이 마련될 경우 사회에 대한 교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ISO 26000’은 정부·기업·비정부기구(NGO)·노동조합 등 한 조직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표준으로 ISO가 지난해 11월 세계 72개국의 동의를 얻어 제정했다. ‘ISO 26000’은 강제 적용되지는 않지만 일부 국가들은 기업 등에 이의 적용을 요구하고 있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ISO 26000’은 윤리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 인권 및 노동 존중, 생태계의 고려, 지역사회 발전 등 7개를 핵심 주제로 삼아 세부적으로 표준이 만들어져 있다.

기윤실은 ‘ISO 26000’ 표준 가운데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는 데에도 적용 가능한 항목을 선별해 만드는 ‘한국교회형 ISO 26000’이다. 예를 들면 예·결산 내용의 공개 여부, 출석 교인 수의 정확한 보고 정도, 교회 내 사역 권한의 위임 정도, 지역사회의 복지를 위한 노력 등이 표준 내용에 포함될 수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교회표준개발위원회를 중심으로 지난해 초부터 내부 논의와 각계 전문가를 초빙한 포럼 등의 형식을 통해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그러나 교회 표준을 제정하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ISO 26000’이 기본적으로 기업 등의 조직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형식이나 내용 등에서 교회 조직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단적으로 영적 조직인 교회에 계량적인 개념이 포함될 수밖에 없는 교회 표준이 얼마나 객관성·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견해도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교회 표준이 만들어지더라도 교회들에 요구하는 강제성은 없다. 그러나 신자들이 교회 표준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했는데도 이를 거부하면 해당 교회는 신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개신교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교회는 교회 표준을 받아들여 당당하게 사역하는데, 수용을 거부한 교회는 신자와 지역 주민, 넓게는 사회적으로도 당연히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