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3월 23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방문해 길자연 대표회장과 만나 교계의 화제다.

길자연 대표회장은 "우리나라는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사회로 종교문제로 인해 사회가 소란해지지 않도록 큰 정치를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유시민 대표는 "종교는 다를지라도 국민들이 서로 화합하고 평화롭게 살도록 정치인으로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길자연 대표회장은 또, "야권 연대가 잘 실현되어 여당과 게임(경쟁)을 잘 하길 바란다면서 야당이 하나되지 못해 지리멸렬하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시민 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잘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시민 대표의 한기총 방문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정치적 지향점이 서로 다른 양측의 만남이라 더욱 그렇다.

유시민 대표는 정치 입문 이전인 2002년 개신교 월간지 <복음과상황>과의 인터뷰에서  "총체적 부패, 총제적인 불투명성, 총체적인 권위주의 등 이런 게 다 집약되어 있는 게 한국 교회"라고 지탄하더니 "한국 개신교는 예수님이 하지 말라는 것을 골라가면서 한다. 기도는 골방에서 하라고 했는데 통성 기도하고,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드러내놓고 자선 행위를 한다. 얼마나 많은 교회의 설교들이 대중을 무지와 미몽 속에 묶어놓는가. 나는 교회가 무섭다. 종교는 무섭지 않은데 한국 교회가 무섭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교회연합신문>은 2004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 이런 발언을 크게 쟁점화해 그 해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 현장에서 무단 배포해 파문을 낳기도 했다. 논란이 되자 유시민 대표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지난날의 독선과 교만을 회개한다'라는 제목으로 해명과 사과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시민 대표의 한기총 방문을 친노에서 진보, 보수 등으로의 외연 확장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잖다.

한편 유시민 대표는 당일 상대적 진보성향 교회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방문해 김영주 총무와 만났다.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유시민 대표는 “교회협은 고향과도 같은 곳이며, 교회협과 인권위원회를 떠올리면 민주화 운동을 하던 시절 힘들고 절망 가운데 있을 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주었던 곳으로 기억된다”고 운을 떼고 “교회협에 오면 편안함이 느껴지는데 앞으로 정치도 이렇게 편안함이 느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영주 총무는“당 대표로서 앞으로 좋은 정치를 보여 달라”고 당부하고는 “진보성향의 정당서로 가치, 지향점은 다르지만 서로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주 총무는 또,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교회로서의 역할을 잘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지만, 교회협이 한국교회의 좋은 가치들을 살려내는 일에 앞장서서 교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교회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