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일본은 동북부 지역의 역사상 최악의 대지진과 23m나 되는 쓰나미로 인한 1차 피해와 원전폭발로 인한 2차적 방사능 물질 유출로 2차 대전 후 최악의 재난을 겪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인류가 기억하고 있는 지진과 쓰나미와 원전사고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최초 최악의 재난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피해규모를 확인할 수 없고, 확인된 사망자만 16,600여명인데 실종자를 다 합하면 몇 십만 명이 될지 알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일본인들은 자존심이 강해서 도와달라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국민성 때문에 피해규모가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구호단체들이 많이 참여하기는 하지만 아이티나 인도네시아에서 구호활동을 하던 방법으로 접근하다가 정중하게 사절당하기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원전사고를 당하였을 초기에 미국이 기술적으로 원전 복구 작업을 지원하겠다고 통고를 했을 때 일본 정부는 정중히 사양했었습니다. 그 결과로 지금은 그 피해규모가 엄청나게 증폭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태가 더욱 심각해졌을 때 비로소 미국의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천재지변이 일어날 때에는 국가의 자존심이나 체면보다는 국민의 생명을 더 소중하게 생각해서 한 생명이라도 더 구출해 내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일본인들을 더욱 더 깊이 알게 되고 그들의 문화와 역사와 국민성 등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과는 역사적으로 많은 교류를 하면서 살아오는 가운데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성실한 마음으로 고난당하는 이웃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돕기를 원해서 지금 모금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일본정부는 소름끼칠 정도로 침착하고 냉철해서 피해자들의 고통이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이 기회에 우리는 일본을 더 가까이하여 깊은 우정으로 연대해서 동북아시아의 중심국가로 동반 발전해 나가야만 할 것입니다. 일본인들은 자존심이 워낙 강해 교만하다는 오해를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겉으로 친절하기로는 세계 제일입니다. 일본인들의 자존심과 관계되는 일들이 많지만 기독교 복음을 수용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대단히 큰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본의 그리스도인들은 지난 300여년 역사 속에서 전 국민의 1%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은 특별한 경우입니다.

일본인들이 기독교복음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원인을 연구한 사람들 중에는 다신숭배와 일본인의 자존심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본인들은 역사적으로 잘못했다는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을 죽음과 같이 어려워합니다. 독일인들은 2차 대전 후 철저히 참회하고 다시는 히틀러 같은 인간이 나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교육시켰습니다. 그러나 일본 왕 히로히토는 끝까지 사과하지 않고 사망하였습니다. 일본인들이 “용서의 복음”을 수용하지 못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은총과 죄 사함을 받고 구원받는다는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입으로 죄를 고백하고 그리스도의 보혈로 씻음을 받고 용서받아 구원에 이르는 복음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일본인들이 할복자결이라는 일이 죽을죄를 지었으니 용서해달라고 비는 것보다 쉽다는 것은 그들이 역사적으로 교육된 사무라이 정신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인간들 앞에서 “자존심”을 생명같이 중요하게 지키는 것은 칭찬받을만한 일이지만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까지 자존심을 앞세우고 속죄의 은총을 거부한다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성경은 모든 사람이 죄인이라는 것과 죄의 값은 사망이라는 것과 누구든지 자기의 죄를 자복하면 용서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얻는다는 복음의 진리를 인간의 자존심 때문에 거부한다면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덕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