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금권선거가 부각되면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개신교계의 활로를 찾기 위한 자리가 마련돼 주목받았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4월 8일 마련한 월례발표회에서 목회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망각하고 갈등과 분열을 일삼고 있는 교회의 현실을 뉘우쳤다. 대전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는 금권선거가 관행이 되도록 오랫동안 침묵해 온 교회 원로들의 방관자적인 태도가 사태를 키웠다고 일침을 가했다. 오정호 목사는 "한기총의 구조적인 악순환에 교계 원로들의 비겁한 침묵도 일조했다"면서 "한기총이 이렇게 추락하도록 때로는 방관자적인 침묵으로, 때로는 알 듯 말 듯한 교묘한 언행으로 일관한 원로 그룹들이 책임이 없다고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신촌성결교회 이정익 목사는 교회가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회 지도자들부터 뼈를 깍는 심정으로 내려놓음의 의지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익 목사는 "모든 갈등의 문제는 당사자들이 내려놓지 않음으로서 야기된 데서 기인한다"면서 "각종 기득권과 자기주장들을 무서운 마음으로 포기하는 의지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량진교회 림인식 원로목사는 "사도 바울도 하나님을 향한 신앙과 사명에 있어서는 순교를 하면서까지 '극보수'였으나, 유대인에게는 유대인처럼 대하는 등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양으로 대하는 '극진보'의 삶을 살았다"고 강조했다. 림인식 목사는 사도 바울처럼 한국교회 지도자들도 하나님을 향한 신앙에 있어서는 보수를, 사람과 사회를 향해서는 진보를 취하는 삶을 살자고 촉구했다.

발표회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기독교계가 스스로 정화하고 치유하지 못한다면 세상으로부터 무섭게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으며 불행한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