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권 선거 파문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해체론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소속 교단 가운데서 탈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기총 창립의 주역인 고 한경직 목사가 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경북노회가 4월 5일 한기총 탈퇴 헌의안을 채택했다. 한기총 소속 교단 노회로는 첫 번째 탈퇴 발의다. 채택한 헌의안은 9월 교단 총회에서 공식 안건으로 다뤄진다. 논의 과정이 꽤 지난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해체 주장이 9월까지 탄력을 받느냐 여부가 관건이나 탈퇴 주장이 표면화된 것은 꽤 주목할만한 흐름이다.

예장통합 경북노회에 속한 대구 만남의교회 현순호 목사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금권 선거와 정치 집단화로 타락한 한기총이 한국 교회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있어 탈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장로교의 또 다른 교단인 예장고신 내부에서도 탈퇴론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예장고신 산하 학생단체인 학생신앙운동(SFC)은 이미 한기총 해체 운동 동참을 선언했다.

한기총 해체 운동의 주축 세력인 교회개혁실천연대 남오성 사무국장은"현재 예장통합 노회 중 최소 3곳에서 탈퇴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예장통합은 전국에 66개 노회가 있으며 3, 4월 두 달 간 봄 정기회의가 진행 중이다.

한기총 탈퇴를 둘러싼 예장통합 교단의 입장은 4월 11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열리는'한기총 사태 해결과 한국 교회 갱신을 위한 기도회 겸 공청회'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원로부터 소장파까지 예장통합의 주요 목회자들이 모여 한기총 해체와 관련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기총은 국내 개신교계 최대 연합기구로 69개 교단, 19개 단체가 회원이다. 최근 한기총 해체 흐름이 표면화되면서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은 회원 단체 중 처음으로 3월 31일 탈퇴를 선언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도 탈퇴 여부를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