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려주일, 또는 고난주일이라 부르는 날입니다. 부활주일을 한 주 앞둔 오늘은 예수님께서 나귀타고 입성하신 날입니다. 예루살렘 성내의 사람들은 종려나무 가지와 윗옷을 땅에 깔아, 왕의 입성을 환영하였습니다. 그리곤 목요일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하시고(세족 목요일), 금요일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습니다(성금요일). 그러기에 이번 한 주간은 예수님이 이 땅에서의 마지막 생애를 보낸 거룩한 고난주간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몸을 찢기시고, 피를 흘려주셨습니다. 그 은혜와 사랑을 우리의 온 몸으로 체험하며, 주님과 더욱 친밀한 한 주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번 고난 주간은 먼저 사랑의 장기기증으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장기를 기증한다는 것은 이제까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그저 최지우나 장혁, 하지원, 신동엽 같은 연예인들이 개인 이미지를 위해 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나의 일로 받아들이기는 많이 힘드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일은 우리가 꼭 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의 장기는 제 때 적출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 땅에 묻혀 썩거나, 불에 태워집니다. 그런 반면 한 편에서는 어두움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이 빛을 보기 위해 안구기증자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또 다른 편에서는 생명의 불꽃을 되살릴 장기를 기증 받기 위해 처절한 소원을 품고 삽니다.

장기기증은 값으로 칠 수 없는 우리의 긍휼의 행위입니다. 우리의 소중한 것을 다른 사람의 생명과 행복을 위해 나누어주는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생명까지 나누어 주셨는데, 장기 기증이야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물론 골수나 신장, 간 등은 살아서도 기증할 수 있지만 안구나 다른 장기들은 우리가 죽은 다음에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전혀 고통을 느끼지 않습니다. 장기기증은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소중한 생명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입니다.

다음은 로버트 테스트의 ‘나는 영원히 살 것입니다’입니다.

언젠가는 나의 주치의가
나의 뇌 기능이 정지됐다고 판정을 내릴 때가 올 것입니다.
내가 아직 살아 있을 때,
나의 목적과 의욕이 정지했다고 선언할 때가 올 것입니다.
그때 나의 침상을 죽은 자의 것으로 만들지 말고
산 자의 것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나의 몸을 살아 있는 형제들을 돕기 위한 생명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나의 눈은 해질 때의 노을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얼굴과
여인의 눈동자 안에 감추어진 사랑을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사람들에게 주십시오.
나의 심장은 끊임없는 고통으로 신음하는 사람들에게 주십시오.
나의 피는 자동차 사고로 죽음을 기다리는 청년에게 주어
그가 먼 훗날에 손자들의 재롱을 볼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나의 신장은 혈액 투석기에 매달려 삶을 영위하는 형제에게 주시고
나의 뼈와 근육의 섬유와 신경은
다리를 저는 아이에게 주어 씩씩하게 걷게 하여 주십시오.
나의 뇌세포를 도려내어 말 못하는 소년이 함성을 지르게 하고,
듣지 못하는 소녀가 창문에 부딪치는 빗방울 소리를 듣게 해 주십시오.
그 외, 나머지는 다 태워서 재로 만들어 들꽃들이 무성하게 자라도록
바람곁에 뿌려 주십시오.
만약 무엇인가를 매장해야 한다면 나의 실수들을, 나의 약점을,
형제들에 대한 나의 편견들을 매장하여 주십시오.
나의 죄악은 악마에게, 나의 영혼은 하나님께 돌려보내 주십시오.
우연한 기회에 나를 기억하고 싶다면
당신들이 필요할 때 했던 나의 친절한 행동과 말만을 기억해 주십시오.
내가 부탁했던 이 모든 것들을 지켜 준다면 나는 영원히 살게 될 것입니다

/약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