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해체하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기총 창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한경직 목사가 속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서울노회가 한기총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9월 교단 정기총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노회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한기총 금권선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광선 목사가 서울노회 소속이라는 점과 한기총 사태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노회는 전국교회에 드리는 글을 통해 한기총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하고 수수방관해온 점을 부끄럽게 여기며 한국교회 앞에 사죄하는 뜻에서 교단 총회에 자진해서 총대를 파송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한기총 뿐만아니라 교단에도 금권선거가 존재한다면서 금권선거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을 수 있는 새로운 선거제도를 즉각 마련해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수영 목사(예장통합 서울노회 정책위원장)는 "앞으로는 선거운동이 필요없는, 자연스럽게 돌아가면서 갈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제도 마련 후에 제도에 따라서 내년부터 총대를 뽑기로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노회는 이와 함께 예장통합 총회가 한기총 사태에 대해 책임있는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부끄러운 마음에서 총회는 불참하겠지만, 총회 정책을 결정하는 나머지 총대들에게 한기총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당부한 것이다.

통합측은 9월 정기총회를 앞두고 한기총 탈퇴 혹은 행정보류를 요구하는 노회들의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서울노회의 총회 불참 결정은 통합측 나머지 노회들은 물론 다른 교단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