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다. 아주 조용하다.
그러나 아무런 소리도 없고 무엇 하나 움직이지도 않지만
푸른 달빛이 넘실거리는 마을 전체에는 무언가 생기가 있다.
그것은 마치 출발선에서 호각 소리를 기다리는 선수가
내뿜는 정적과 비슷하다.

이 새벽 공기를 종소리가 흔들어 놓으면,
새로운 하루의 활기가 마을 전체에 역동하기 시작한다.
그때 너희들도 이불도 차고 일어나 기도를 드리겠지.

“내가 오늘도 살아 있음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이 하루 동안 하나님께 쓰임 받고,
모든 언행과 고락 모두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드려지며,
무슨 일이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할 수 있도록
은혜를 내려 주옵소서. 아멘”

이 기도는 하루 생활의 기초가 된다.
지금까지 아버지는 매일 아침을 이 기도로 시작했다.
앞으로의 남은 기간에도 매일 아침 이 기도를 드릴 것이다.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아.
너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너는 너로서 특별하게 창조되었다.
너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으며 하나님께서는
네게 특별한 기대를 갖고 계신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네게 한량없는 은혜를 쏟아 붓고 계신다.
너는 우주를 창조하시고 지배하시는 하나님께
이토록 소중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 사실을 자각하는 것은 인생 길을 걸어가는
네 힘의 원천이 될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을 찬미하고 감사하며
항상 밝은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것이다.

혼자서도 강하고 바르게 걸어갈 수 있는 것도 이 자각 때문이다.
높은 지위의 사람 앞에서 아첨하지 않고,
부자 앞에서 굽실 거리지 않으며,
권력의 면전에서 무릎 꿇지 않고 목을 곧추세우며
마주 바라볼 수 있는 것,
역시 이 자각이 있을 때 가능하다.

시시로 변하는 유행과 시대의 흐름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이 믿는 길을 치우침 없이 걸어갈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자각이 가능하게 한다.

희망을 품고 인생 항로를 개척하려는 나의 아이들아.
먼저 너 자신의 존귀함을 알라.
자신감도, 용기도 모두 여기에서 나온다.
목을 바로 들고, 가슴을 펴고, 자, 앞으로 나가라.

아직은 어둡다. 그러나 머지않아 반드시 밝아올 것이다.
쓸쓸해 하지 말고 가라. 두려워 말고 가라.
하나님께서 친히 창조하신 영을 안고서...

- 나가이 다카시의 ‘아버지의 목소리’(한홍, 『홈, 스위트 홈』에서 재인용함)

/약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