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순복음교회 핵심 요직에서 물러난다. 순복음교회 재정권을 쥔 순복음선교회는 물론 국민일보 회장·발행인, 국민문화재단 이사직 사임 의사도 밝혔다.

이와 관련 여의도순복음교회는 5월 1일 최고 의결기구인 당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조용기 목사의 선교회 이사장직 사퇴의사를 수용했다. <조선일보> 5월 2일자 보도에 따르면, 당회 운영위에는 "원로목사님이 '(세 차례나 사표를 반려하는) 그런 것은 날 돕는 길이 아니다. 나를 편안하게 해달라'며 사의를 굽히지 않으신다. 이제 원로목사님 의견을 따라야 할 것 같다"는 얘기가 전해졌고, 참석자들도 이견이 없었다고 당회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순복음선교회는 재단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와 독립해 나간 제자교회들이 출연하는 기금으로 공동 선교와 복지사업을 벌여왔고, 조용기 목사는 이 과정의 구심점이 되어왔다.

앞서 4월 29일 조용기 목사는 국민일보 소유주인 국민문화재단 임시이사회에도 국민일보 회장·발행인 및 국민문화재단 이사직 사임 의사를 서면으로 전했다. 이사들은 일단 사의를 반려했지만 조용기 목사의 사임의사는 완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남은 유일한 직함은 사회봉사기구인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인데, 이 자리를 제외한 모든 짐을 내려놓고 싶다는 게 조용기 목사의 뜻이라고 전해졌다.

한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해부터 조용기 목사의 부인과 아들을 비롯한 가족들이 교회와 국민일보의 주요 직책을 맡으면서 20여건의 송사가 벌어지는 내홍을 겪었고, 4월 17일 당회는 조용기 목사와 가족들의 교회 안팎 역할을 제한하기로 결정했었다. 이 와중에 조용기 목사는 그달 22일 새벽기도 도중 큰절로 사과하면서 "저의 할 일은 다 끝났다"며 교회 내 직책 사임 의사를 재차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