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사태로 인해 한국교회의 건강한 좌표 설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진 가운데 미래목회포럼의 5월 11일 ‘제13차 정기 포럼’에 개신교계 안팎에 관심이 쏠렸다.

이 자리에서 목회자의 발언권이 커질수록 교회가 위험에 처한다는 주장에 나와 이목을 끌었다. 발제자로 나선 양혁승 교수(연세대 경영대학)는 “견제와 균형 시스템의 부재가 한국 교회의 위기를 불러왔다”며 “모든 권력은 부패하고 절대적인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점에서 견제와 균형을 위한 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사회가 바라보는 한국 교회’를 주제로 발제한 양혁승 교수는 “교회가 커질수록 교인 개개인의 발언권과 목소리는 1/N로 작아지는 반면 목회자의 발언권과 통제권은 그만큼 커진다”고 짚으며 “인간의 연약함과 절대적 권력이 만나게 될 때 부패의 결과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사결정이 당회에 집중되면 성도들의 참여와 적극적인 역할이 사장되는 경우가 많고, 목회자 개인이나 당회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 주님의 몸된 교회가 상처를 입고 요동치는 수많은 사례들이 이를 증명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혁승 교수는 “교회 안에서 터지는 비리와 일부 목회자들의 비윤리적 행태들, 교회의 윤리수준 저하, 교세를 앞세운 일부 교계 지도자들의 정치적 활동 등은 한국 교회가 신뢰를 상실한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며, “오히려 △취약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 △예수 그리스도의 머리되심 불인정 △교회의 세속화: 물량주의와 성장지상주의 △생활과 분리된 예배당 중심의 신앙생활 등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동호 목사(높은뜻교회연합 대표)는 기조강연에서 “오늘날 한국 교회의 존재 목적은 교회 자체인 것 같이 느껴진다. 교회의 부흥과 성장이 교회의 존재 목적이 돼버린 듯하다. 교회는 자신의 존재 목적인 세상과 시대를 잊었다”고 지적하고는, 최근 인터넷 매체에서 봤다는 글귀를 짚으며 “이런 대목을 읽었다. '한국 교회 딱 세 마디. 모여라, 돈 내라, 집 짓자.' 나는 그게 시대와 세상을 잊고 자기 교회만 생각하고 집착하는 한국 교회에 대한 냉엄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미래목회포럼은 2003년 15개 교단, 중견 담임목회자 200여 명이 뜻을 모아 출범한 연구 모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