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정부 승인 없이 대북 식량지원에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NCCK 관계자는 “중국 단둥에서 밀가루 1억 상당의 172t을 5월 18일에 북한 신의주로 보냈다”며 “곧 모니터링 요원도 북으로 들어가 분배 투명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5·24 조처 이후 민간단체의 대북 식량지원을 영유아 취약계층으로 제한한 상태. 어떻게 가능했을까. 중국의 기독교 비정부기구인 애덕기금회를 통해 현지에서 밀가루를 구입해 북한에 보낸 것이다.

중국으로 우회해 지원하는 바람에 법적 제재가 어려워, 자칫 남북교류를 제한하는 5·24 조처의 실효성에 일부 구멍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기실 남북교류협력법은 남북간 물품의 반출·반입의 경우 품목, 거래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하여 통일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에 제동을 건 것도 이 승인권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북지원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남북교류협력법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 통일부 당국자는 “해외 물자가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은 승인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민간단체가 이렇게 교묘히 법망을 피해 정부 정책을 무력화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국내 민간단체가 이처럼 우회 지원을 할 경우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NCCK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민간단체와 협의해 중국 등을 통한 대북지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