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캐나다 토론토에 교회 봉사 열심히 하는 믿음 좋은 권사님이 있답니다. 그런데 이 권사님은 목사님이 설교를 하기만 하면 성경 본문에다 설교 날짜와 설교 제목을 기록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목사님이 같은 본문을 갖고 설교를 하면 즉각 찾아와서 친절하게 확인을 시켜주곤 했습니다.

“목사님, 오늘 본문은 몇 년 몇 월 며칠 주일 예배 때 설교하신 건데 오늘 또 하셨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 목사님은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설교 준비를 할 때마다 그 권사님의 얼굴이 떠오르고, 강단에서 설교를 하다가 어쩌다가 그 권사님과 눈이 마주치면 ‘어, 이거 전에 내가 설교 한 건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자꾸 주눅이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견디다 못한 목사님은 이렇게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우리 권사님, 성경책 좀 잃어버리게 해 주십시오. 그 권사님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설교를 제대로 못하겠습니다.”

그런데 어느 주일날 예배를 마치고 난 후에 그 권사님이 황급히 목사님을 찾아왔습니다. “목사님, 목사님. 제 성경책이 없어졌어요. 광고 좀 하셔서 제 성경책 좀 찾아 주세요.”

그 말을 듣자마자 목사님은 ‘할렐루야!’ 했답니다. 물론 속으로. 그리곤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드디어 기도가 응답되었군요. 그런데 하나님, 이왕 내친 것, 소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 권사님, 절대로 그 성경책 못 찾게 해 주옵소서.” 그래서 그 권사님의 성경책은 지금까지도 못 찾고 있다고 한다.

아마 우리 교우들 중에도 이런 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곤 오늘 본문을 읽으며 ‘어, 이거 예전에 목사님이 설교하신 본문인데?’하며 시험 드는 이가 있을지 몰라 내 자수합니다. 맞습니다, 오늘 본문은 전에 설교한 본문입니다. 언제? 우리 교회 부임하기 위해 선보이기 설교하러 왔을 때 “신앙은 자동이 아닙니다”란 제목으로 1994년 8월 14일에 한 설교입니다. 그러나 본문만 같지, 내용은 다르다는 사실을 사전에 미리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2. 오늘 본문은 다윗이 법궤를 다윗 성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생긴 일입니다. 다윗은 왜 법궤를 다윗 성으로 불리는 예루살렘 성으로 옮기려 하였을까요? 몇 가지 동기가 보입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 장 사무엘하5장에 보면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선지자 사무엘에 의해 기름부음을 받아 왕이 되었지만, 그 때는 헤브론에서만 왕으로 통치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지역, 대부분의 지파는 사울왕의 집안이 통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7년 6개월 다스리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12지파 모두가 다윗에게 돌아와 명실 공히 이스라엘의 2대 왕이 되었습니다.

그리곤 다윗은 그 당시만 해도 난공불락이라고 여겨지던 여부스 사람들이 살던 시온 산성을 빼앗아 다윗 성으로 명명하였는데, 이곳이 바로 예루살렘 성입니다. 행정적으로 이제 다윗은 공식 이스라엘의 2대 왕이 되었고, 수도까지 다윗 성으로 새롭게 하였지만, 그래도 민심은 여전히 그에게 온전히 다 돌아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은 한 민족이라기보다 12지파 공동체로, 늘 분열의 위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12지파를 하나로 묶기 위해선 뭔가 중심적인 이슈가 필요했습니다. 정치적인 뭔가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에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택하셨고, 자신에게 그 정통성이 있음을 온 천하에 알리고 싶은 마음에 오늘의 이벤트, 법궤를 다윗 성으로 모셔 들이는 이벤트를 벌렸습니다. 물론 신앙적으로 본다면 순수한 마음, 하나님을 가까이 모시고 싶은 마음에서 그러했겠지만, 현실적인 다윗의 처지와 상황에서 바라본다면 다분히 정치적인 속셈이 깔려있는 행위였습니다. 신앙적인 동기보다 정치적 동기가 더 강한 이벤트 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인 동기, 신앙적인 동기 모두를 다 포함하여 한 마디로 다윗의 열망을, 마음을 표현한다면 ‘복 받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하나님께 복 받고 싶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복을 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성 밖에 있는 하나님의 법궤를 예루살렘 성 안으로 모시자! 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여호와 신앙으로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이스라엘 12지파는 하나가 될 수 있고, 그 모든 지파의 중심은 법궤를 모시고 있는 자신에게 쏠릴 수 있으며, 예루살렘 성은 단번에 이스라엘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이것을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모든 면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시도 하였습니다.

3. 1절에 보면 이스라엘 전 지파에서 3만 명을 뽑았답니다. 이는 모든 지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려고 한 것입니다. 그리곤 그들과 함께 친히 바알레유다로 갔습니다. 아비나답의 집에 모셔진 법궤를 옮기려고 말입니다. 이때의 모습을 3절은 이렇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궤를 새 수레에 싣고 산에 있는 아비나답의 집에서 나오는데 아비나답의 아들 웃사와 아효가 새 수레를 모니라.”

새 수레에 법궤를 실었답니다. 왜 그랬을까요? 율법에 의하면 법궤를 운반할 때에는 반드시 레위지파가 어깨에 메어야 했습니다. 법궤가 최초로 만들어지는 장면인 출25:14-15에 보면 법궤에는 멜 수 있는 고리만 있을 뿐입니다. 민4:15은 이렇게 명하고 있습니다. “진영을 떠날 때에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성소와 성소의 모든 기구 덮는 일을 마치거든 고핫 자손들이 와서 멜 것이니라. 그러나 성물은 만지지 말라. 그들이 죽으리라. 회막 물건 중에서 이것들은 고핫 자손이 멜 것이며”

이를 모를 리 없는 다윗입니다. 그런데 왜 새 수레에 실었을까요?

다윗의 세속적인 계산, 속셈이 드러납니다.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법궤를 화려하게, 요란스럽게, 그야말로 멋지게 옮기고 싶었습니다. 사람이 메는 것보다 수레에 싣고 사람들은 그 뒤를 따르는 것이 더 멋있어 보였습니다. ‘새 수레’란 것을 보니 특별히 제작한 수레입니다. 치장을 얼마나 멋있게, 화려하게 했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이벤트화하여 법궤를 옮기고 있습니다.

법궤는 반드시 어깨에 메라고 했는데? ‘아 그거야 잠시 잠재울 수 있지. 모두가 행복해 하고, 모두가 좋아한다면야 그것쯤이야 잠시 내려놓을 수 있지. 은혜스럽게만 하면 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다윗에게 있었습니다.

어느 목사님은 이벤트를 너무 좋아하였습니다. 그래서 예배 시간에 별 이상한 쇼를 다 하였습니다. 조명과 영상을 이용하여 현장감을 팍팍 느끼게 할 정도입니다. 하기야 나도 그런 것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전도사 시절, 목사님이 설교하시고 나면, 다 같이 기도합시다 할 때 나는 그 순간에 뒤에서 마이크를 잡고 설교 주제에 맞는 찬송을 불러야 했습니다. 그것도 감정적으로 해야 했습니다. ‘인애하신 구세주여 ...’ 내가 별 거 다 해 봤습니다.

암튼 이 목사님도 이벤트를 좋아하는데, 성령강림주일을 맞이하여 교회 관리 집사님에게 지시를 했습니다. 설교하다가 클라이맥스에서 ‘비둘기 같은 성령이시여 오시옵소서!’하면 천장에서 비둘기를 날리도록 했습니다. 드디어 설교 의 클라이맥스, ‘비둘기 같은 성령이시여 오시옵소서!’하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성령이 안 오십니다. 비둘기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목사님이 다시 크게 ‘비둘기 같은 성령이시여 오시옵소서!’하고 간절히 외치자, 천장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목사님, 성령님을 고양이가 먹어버렸는데 어떡하지요?”

이벤트도 적당해야지 도를 넘어서면 하나님의 거룩함을 손상시킵니다. 요즘 우리 한국교회의 신앙은 너무 이벤트화 되고, 감정적이요 감상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 인간의 삶에서 감정과 감상을 어찌 빼버릴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도가 지나칩니다. 좀 점잖지 못합니다. 좀 무게가 없습니다. 가볍습니다.

다윗, 그 하나님의 사람이 멋진 이벤트를 벌리겠다며 하나님의 말씀을 잠재웁니다. 무시합니다. 모두가 은혜만 많이 받을 수 있다면 말씀은 잠시 잠재워도 된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유감스럽게도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메어서 운반해야 하는 법궤를 새 수레에 실은 것 까지는 그렇다 치고, 그것을 운반해야 하는 이는 반드시 레위지파, 그것도 고핫 자손이어야 했습니다.

“고핫 자손들이 와서 멜 것이니라. 그러나 성물은 만지지 말라. 그들이 죽으리라.”

법궤의 거룩함에 대하여 하나님의 절대적 가르침입니다. 아주 엄하게 명령되어 있는데, 레위인들 외에는 법궤는 운반 할 수 없으며, 설령 레위인이라도 법궤를 만지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이게 지켜지지 않으며 그 누구라도 죽는다고 선언되어 있습니다. 거룩함과 속된 것의 완전 단절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비나답의 아들들 아효와 웃사는 어느 지파인가요? 유다지파입니다. 그들은 법궤를 잘못 쳐다만 보아도 죽는다고 선포된 지파입니다. 오직 레위지파, 고핫 자손만이 법궤를 운반할 수 있도록 엄히 규정된 율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그러더니 결국 사고가 납니다.

모두가 ‘와, 와’ 하며 새 수레에 운반되는 법궤를 보며 은혜 받고 있는데, 그들의 집이 산위에 있기에 산 밑으로 내려오는 도중, 소들이 뭐에 놀랐는지 뛰었고, 이에 법궤가 수레에서 흔들리자, 법궤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웃사가 급히 법궤를 손으로 붙들었습니다. 그리곤 웃사는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아니 하나님께서 죽였습니다.

4. 얼마나 놀랐을까요? 잔치집이 졸지에 초상집이 되어 버렸습니다. 웃사가 흔들리는 법궤를 붙잡은 동기는 순박하다 할 수 있지만, 그 행위는 율법에 의하면 죽음에 해당되는 죄였습니다. 종교의 세계에서는 때로 동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거룩함과 속된 것의 세계에서는 아주 분명한 선이 그어져있습니다. 속된 것이 범접할 수 없는 그런 세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순수한 동기로 그랬더라도 하나님께서 매우 진노하시는 그런 게 있습니다.

하나님의 성전을 짓는다고 자기 마음대로, 묻지도 않고 하는 행위 역시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태도는 아닙니다. 하나님의 성전은 하나님의 의지대로, 뜻대로 지어야 합니다. 자기 보기에 좋다고, 자기 보기에 만족스럽다고 짓는 게 아닙니다. 유다의 왕 중에 가장 악한 왕 중에 히스기야의 아버지 아하스가 있습니다.

그의 악함이 어떻게 성경에 표현되어 있는가 하면, 그가 북 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강대국 앗수르를 방문했다가 그곳에서 웅장하고 화려한 이방 신전을 보고는 ‘아하, 예루살렘 성전도 이렇게 지어야겠다. 이렇게 꾸며야겠다. 우리 것은 너무 촌스러워’하여 이방신전의 모습을 스케치하여 자기가 돌아가기 전에 예루살렘 성전을 그렇게 뜯어고치라고 설계도를 미리 보내 공사하게 하였습니다.

“아하스 왕이 앗수르의 왕 디글랏 빌레셀을 만나러 다메섹에 갔다가 거기 있는 제단을 보고 아하스 왕이 그 제단의 모든 구조와 제도의 양식을 그려 제사장 우리야에게 보냈더니 아하스 왕이 다메섹에서 돌아오기 전에 제사장 우리야가 아하스 왕이 다메섹에서 보낸 대로 모두 행하여 제사장 우리야가 제단을 만든지라.”(왕하16:10-11)

이렇게 하곤 얼마 안 있어 아하스는 망합니다. 그 아들 히스기야가 왕이 됩니다.

우리가 아무리 어떻고 저떻고 해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성전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그 뜻대로 지어야 합니다. 세상적인 생각과 풍습을 따르기보단 신앙적인 가치관이 더 우선적입니다. 편리성과 경제성보다 더 우선되는 것이 영적 가치관이요,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다윗조차, 자기의 욕망이 너무 앞서다 보니 이 원리를 무시해 버렸습니다. 그리곤 하나님의 분노, 징계에 다윗은 놀란다. 아니 놀람에서 더 나아가 겁을 먹었다. 화려하게 보이며 하나님의 법궤를 멋지게 자기 성으로 운반하면 모든 지파가 다 자기를 인정해 주고, 자기를 따를 것이며, 또한 하나님도 기뻐하시며 복에 복을 더하여 주실 것이라고 믿었는데, ...

다윗은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즉각 돌변합니다. “다윗이 그 날에 여호와를 두려워하여 이르되 여호와의 궤가 어찌 내게로 오리요 하고 다윗이 여호와의 궤를 옮겨 다윗 성 자기에게로 메어 가기를 즐겨 하지 아니하고 가드 사람 오벧에돔의 집으로 메어 간지라”(삼하6:9-10)

참 못됐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하는 다윗도 사실 인간적으로 보면 못된 면이 있습니다. 자기는 복만 받아야 하고, 저주는 받으면 안 됩니다. 그러기에 이 법궤를 오벧에돔의 집으로 옮겨놔라 하며 법궤 옮기는 계획을 전면 수정하였습니다.

5. 법궤만 자기들에게 있으면 복 받는 줄 알았습니다. 법궤만 자기에게 있으면 다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도리어 그 법궤가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윗은 깨달은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벧에돔은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그런데 왜 하필 오벧에돔인가요? 그는 레위인이요, 고핫의 자손이요, 성전의 문지기 집안입니다! 그제서야 다윗이 정신 차린 것입니다.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벧에돔은 정말 두려웠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 다윗조차 두려워한 법궤를 자기 집에 모시게 되었으니 오벧에돔은 내내 겁먹었을 것입니다. 웃사가 현장에서 죽은 사실을 익히 잘 아는 그들 가족들은 내내 두려웠을 것입니다. 어쩌면 ‘참 재수가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자기 집을 택한 다윗이 미웠을 지도 모릅니다. 오벧에돔은 이제 망한 것입니다. 다윗에게조차 하나님께서 벌을 내리셨는데, 미천한 오벧에돔이야 ...

그런데 말이죠,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의 궤가 가드 사람 오벧에돔의 집에 석 달을 있었는데 여호와께서 오벧에돔과 그의 온 집에 복을 주시니라”

여기서 매우 중요한 증언에 주목해야 합니다. ‘여호와의 궤가 가드 사람 오벧에돔의 집에 석 달을 있었는데, 여호와의 궤 때문에 오벧에돔과 그의 온 집이 복을 받으니라’가 아니다 ‘여호와의 궤가 가드 사람 오벧에돔의 집에 석 달을 있었는데, 여호와의 궤가 오벧에돔과 그의 온 집에 복을 주니라’가 아닙니다. 누가 복을 주셨다? 여호와께서!

사람들은 법궤만 모시면 복 받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그게 아니란 사실을 알고 이제는 두려움과 공포심 속에 법궤를 대합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일방적으로 복을 내려주십니다. 물론 법궤가 있음으로 더욱 하나님께서 복을 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못지않게 분명한 것은 법궤가 복을 주는 게 아니란 사실입니다.

‘레이더스’, 즉 ‘성궤를 찾아서’ 라는 인디아나 존스 영화를 보면, 법궤를 차지하면 가장 강한 자가 된다는 소문에 그 법궤를 찾아내어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벌어집니다. 그러나 그건 말이죠, 영화이다. 법궤가 복을 주고, 힘을 주고, 또는 저주를 주는 게 아닙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교회들마다 ‘후탁 교인’이 있다고 합니다. 주일 아침이면 먼지가 뽀얗게 싸여있는 성경책을 들어 후~ 하고 불어서 먼지를 털어내고, 교회 다녀와서는 그냥 책상 위에 ‘탁’하고 던져버리는 교인이랍니다. 아니 어떤 교인은 성경을 아주 근사하게 집안에 모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성경책은 몇 년이 지나가도 늘 새 성경책입니다. 손때가 전혀 없습니다.

성경책 갖고 있다고 신자가 아닙니다. 성경책 잘 모시고 있다고 복을 받는 것 아닙니다. 새 성전, 꿈에 그리던 새 성전을 지었다고 복을 받는 거 아닙니다. 새 성전을 지었으면 동시에 우리의 구태의연한 신앙자세도 버리고 새로운 믿음의 자세, 헌신과 섬김의 자세를 갖읍시다. 에스겔서를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축복하시는 내역이 나오는데, 그 중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굳은 마음을 제하여 버리겠다’는 것입니다.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겔36:26)

완악한 마음을 갈아엎으십시오. 새 성전에서는 새 마음, 새 헌신으로 주님을 섬깁시다. 자꾸 옛 생각만 하지 말고, 옛 습관만 찾아내려 하지 말고, 새 마음 새 헌신으로 믿음의 생활을 해 나갑시다. 예배에 열심히 참여하십시오. 그만큼 새 정성을 하나님께 보이십시오! 그리하면 새 은혜가 넘칠 것입니다.

갖고 있다고 복이 되는 게 아닙니다. 복은 하나님이 주시는 것입니다. 그 하나님께서 감동을 받으실만한 헌신, 예배, 섬김을 가지십시오. 전에 가졌던 구태의연한 것들은 버리고 새 마음으로 주님을 섬깁시다. 히브리서에 보면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이르시되 내가 반드시 너에게 복 주고 복 주며 너를 번성하게 하고 번성하게 하리라 하셨더니”(히6:14)

이런 축복을 받읍시다. 복은 하나님이 주시는 것입니다. 무엇이 있다고 자동적으로 얻는 게 아닙니다. 부적이 있다고 액운이 피해가는 게 아닙니다. 부적이 있다고 자동적으로 복을 받는 게 아닙니다. 십자가 목걸이 하고 다닌다고 드라큐라가 피하는 거 아닙니다. 성전을 고생고생 해서 지었다고 이제부턴 자동적으로 복 받을 일만 있는 게 아닙니다.

6.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기독교에는 부적이 없습니다. 주문, 주술도 없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부적이나 주문, 주술은 그 사람이 누구이든 그것을 붙이거나 외우면 역사가 나타나야 합니다. 효과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에는 그런 게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셔야 받을 수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무엇이 있다고, 무엇을 소유했다고 할 수 없이 우리에게 복을 주셔야만 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다윗을 보십시오. 오벧에돔의 집이 저주가 아닌 복을 받았다는 말에, 혹하여 다시 법궤를 다윗 성으로 옮기는데, 이번에는 정성을 다합니다.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습니다. 어깨에 메고, 법궤를 멘 사람들이 여섯 걸음이나 옮기는데도 아무런 사고가 생기지 않자, 그 자리에서 즉각 하나님께 제사를 지냅니다. 그리고 다윗 자신은 지극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의 법궤 앞에서 춤을 춥니다. 백성들이 보기에 왕이 채신머리없다고 여길 정도이지만, 그래도 그는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 앞에서 춤을 춥니다.

그런 다윗에게 어찌 하나님께서 복을 내려주시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이 새 성전에서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께 예배하십시오. 새 성전에서 순박한 신앙을 회복하십시오. 신앙의 첫 사랑을 회복하십시오. 그리곤 정성으로 주님을 섬겨, 하나님을 감동시키십시오. 그 때에 하늘의 신령한 복과 땅의 풍성한 복이 여러분에게 가득할 줄 믿습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