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도 부끄러운 우리끼리의 전쟁, 반세기를 훨씬 뛰어 넘은 지금까지도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 있는 6.25를 생각하는 주간입니다. 수백만이 넘는 무고한 동족을 죽이고도 삼대에 걸쳐서 권력을 세습하고, 자기 백성을 고문하고, 죽이고, 굶어 죽게 만드는 범죄 집단이 아직도 저렇게 버티고 있고, 대한민국 국회는 이번에도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뉴스를 들으며 6.25 그날을 맞이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의 이념이나 사상에 오염되지 않고서는 미국이나 일본 같은 타국에서조차 이미 오래 전에 통과시킨 북한인권법을 우리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반대하고 저지하고 있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서는 이념도, 사상도, 그리고 국가의 미래도 안중에 없는 권력 아귀(餓鬼)들의 집단이 아닌가 하는 끔직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6.25를 생각하는 주간에 각종 매스미디어를 통하여 보도된 ‘법투쟁부문 일꾼들을 위한 참고서’의 입수 보도는 또 한 번 우리 북한 동포들의 실상, 그동안 소문으로만 듣던 참담한 북한 동포들의 실상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국민일보가 갈렙선교회를 통해 입수했다는 이 문서는 우리나라 경찰에 해당하는 인민보안성이 펴내 북한 전역 인민보안부서에 하달한 책으로‘실재하거나 있을 수 있는 정황들에 기초한’사건 721개를 구체적으로 예시하고 처벌 지침을 밝힌 책으로 우리가 소문으로 듣고 있던 참상이 사실임을 공식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궁금한 것은 이렇게 처참하게 짓밟히는 북한 인권, 피폐한 북한 주민의 생활, 그러면서도 핵무기를 만들고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연평도에 대포를 쏴대는 범죄 집단을 사모하고 그런 정권을 두둔하려고 북한인권법 통과를 저지하는 사람들이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하는 것입니다. 인류사회 전체에 위협이 되고 있는 범죄정권을 편들고 그들을 대변하는 정치인들, 그리고 그런 정치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어느 나라 사람들일까 하는 것입니다. 물론 반항 세력들의 지지를 통해 정치적인 이득을 찾는 이들도 있기는 하겠지만 아마 그것이 바로 무서운 이념의 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때로는 잘못된 이념이나 사상은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맹목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그의 생각이고 체계화된 생각이 바로 이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념은 인간의 삶의 전부를 지배합니다. 우리나라는 이 이념 문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된 탓으로 이념 문제를 색깔 논쟁이라고 치부하여 이념에 관한 논의를 차단하여 그냥 덮어두려고 하지만 생각의 색깔이야 말로 참으로 중요합니다. 과거 군사정부시절, 정권안보를 위하여 이념을 오용하고 사상문제를 정치적 반대자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함으로 이념 문제에 대하여 식상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게 반공을 강조하였지만 반공이 정치적으로 악용되었기에 도리어 반공사상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권력에 대한 반대자는 실제로 이념적 흠결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힘에 대한 반대, 곧 권력이든 돈이든 때로는 신앙적 힘에 대하여도 무조건 반대하는 좌편향적 정서를 키워왔습니다.

필자도 한 때 군사정부의 횡포나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희생되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또 사상문제를 자신들의 정권의 안보를 위한 무기로 사용하는 권력자들의 횡포를 보면서 좌편향적 시각을 가지고 정권에 무조건 반대하는 분들의 동지가 된 것에 어떤 묘한 흥분을 가지고 반대를 위한 반대에 가담하기도 했고, 또 불평불만을 가진 사람들의 정서를 이용하여 대중의 지도자가 된 분들을 따라 다닌 적도 있지만 사실 그분들 역시 분명한 국가관보다는 반대라는 이념과 사상을 도구로 순전한 젊은이들의 젊음을 도적질 한 정치적 술수였음을 늦게야 알았습니다.

6.25 참화 61주년입니다. 유물론적 사상으로 하나님을 거역하고 자기 백성을 권력 유지를 위한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집단, 그 범죄 집단을 사모하고 불평불만과 반대심리의 정서를 이용하여 권력을 얻으려는 집단, 그리고 생각 없이 그들을 추종하고 두둔하는 무리들의 배부른 반항으로 아직도 우리사회는 사상적 혼란을 격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정면으로 도전하는 불의한 세력에 대한 신앙적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이거나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