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전,
일산 동안 교회에 다녀왔다.
장로님 한 분이 돌아가셔서
장례 예식이 있었다.
50대 후반,
너무 아까운 나이에 가셨다.

교회장으로 치르는데
그 큰 교회당에 교우들로 가득하다.

그 분에 대한 회상이 시작되는데
참으로 존경할만한 장로님이셨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던
장로님의 선행이 이야기 된다.

담임 목사님,
설교를 하며 목이 메어 ...
그러더니 기도를 하시며
‘하나님, 펑펑 울고 싶은데
울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
하며 통곡을 하신다.

가만 보니
목회자들도 눈이 퉁퉁 부었다.
몇 년 동안,
1부 예배 끝나고 아침을 굶는
교역자들을 위해
남몰래 누군가를 내세워
그동안 아침을 대접해 왔단다.

목사님이 어려운 가정을
찾아가보면
영락없이 그곳엔
그 장로님이 먼저 다녀가셨고,
지속적으로 물질과 기도로
격려하였단다.
목사가 챙겨야 할 곳 임에도
미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장로님은 언제나
말없이 사랑의 손길, 발길로
흔적을 남기셨단다.

끝까지 교우들에게
짐이 될까봐
빈소도 차리지 않고 있다가
입관식만 교역자들과 장로님들만이
거행하였고
발인예식을 교회에서 한번으로
장례 예식을 거행하였다.
벽제 화장장도 따라오지 말라 하며
일반 교우들과 조문객들을 위해
지하1층에 다과를 마련하였다.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목회가 저래야 하지 않을까...
펑펑 울고 싶습니다 라고
정을 토할만큼
그런 목회를 해야 하지 않을까...

인간관계로
긴장만 해야 하는 목회는
이제 정말 싫다.
서로 끌어안고 울며 기도해주는
그런 목회,
서로를 존중하고 존경하는
그런 목회를 하다 가야겠다.
서로에게 비수가 되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끈끈한 목회를 하다 가자.
자기 앞에 얼마가 남았는지도
모르면서 괜히 고집 부리지 말아야겠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