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천부적 기본인권이나 가치를 가진 존재이기에 모든 사람이 다 귀하지만 그러나 일반적으로 공동체 안에서의 사람의 가치는 소유나 능력 혹은 기술이나 기능보다는 그 사람의 사람됨이나 몸가짐, 점잖은 태도와 교양과 예의를 갖춘 품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남의 존경을 받는가 아니면 무시되고 천시되는가는 그의 다른 사람과의 관계와 삶의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사람이 세상에 혼자 사는 것이 아니고 늘 관계 안에 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예의 그리고 정중한 태도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남에게 존경을 받느냐 무시되고 천시(賤視)되느냐는 자신의 언행의 결과로 이해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남을 배려하고 남을 존중하고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는”(빌2:3-4) 생활 태도가 중요합니다. 성경은 그것을 “예수님의 마음”(빌2:5)이라고 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예의 혹은 매너라고 합니다. 이는 특히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 성도들이 유의해야 할 일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 예수 믿는 사람은 신앙생활에도 예의와 품위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교회 지도자들이나 함께 하는 성도들 앞에서도 그렇고 더욱 불신자들에 대하여도 반드시 품위를 지켜야 합니다. 신앙생활의 대한 기본은 배려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 특히 성도들의 하나님 앞에서의 기도의 태도를 예를 들 수 있습니다. 물론 기도는 언제 어디서는 어떤 방법으로 어떤 자세로 기도해도 그 진정성만 있다면 하나님께서 기뻐 응답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는 살아계셔서 우리와 함께 계신 거룩하신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기에 기도도 품위가 있어야 합니다. 간혹 새벽예배 후에 본당에서 하는 기도의 태도 때문에 논란이 되곤 합니다. 기도는 큰 소리로 부르짖어 기도할 수도 있고, 조용히 깊은 묵상으로 기도할 수도 있습니다. 모두 다 좋은 방법입니다. 기도의 내용도 찬양과 감사의 기도도, 탄원과 간구의 기도도 다 좋은 기도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기도 역시 하나님께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대한 배려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골방이나 산중에 혹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하는 기도는 논외(論外)로 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함께하는 본당이나 공공장소에서의 기도는 역시 매너가 중요합니다.

제일 좋은 기도는 하나님께 대한 찬양과 감사의 기도입니다. 우리가 어떤 마음의 아픔이 있고 어떤 긴급한 간구가 있고 어떤 커다란 소원이 있다고 해도 하나님을 향해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와 찬양의 기도를 드릴 수 있다면 우리의 필요를 아시는 하나님이 다 채워 주실 것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의 기도에 방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기본적 예의이고 기도하는 사람의 품위입니다. 남보다 소리를 크게 하여 남의 목소리를 이기는 것이 영력(靈力)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라는 철없는 생각으로 의도적으로 소리를 크게 한다든지 악을 쓰는 식의 기도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는 압도할 수는 있지만 이미 그 기도는 진정성이 없고 응답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고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이지만 그것이 소리언어로 표현될 때는 이미 공적인 관계가 되기 때문에 늘 다른 사람을 배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만 생각 하는 기도, 다른 사람을 영적으로 눌러 이겨야 한다는 생각, 다른 사람은 기도하든 말든 나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이기적인 것입니다. 통곡으로 탄원의 기도가 필요하거나 조용하고 깊은 묵상의 기도가 필요할 경우에는 자기만의 공간을 찾아 기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기도를 하든 말든 나는 이렇게 기도한다”는 태도나 “나처럼 기하지 않는 것은 영적으로 무력하거나 잘못된 것이다”라는 식의 기도태도는 하나님의 응답보다는 사람들을 의식한 기도일 수밖에 없습니다. 신앙의 어떤 행위도 겸손하고 진지한 태도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모자라지도 않고 지나치지도 않는 순수하고 진정성 있는 신앙생활을 기뻐하십니다. 자신의 개인적 신앙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되고 남의 신앙을 평가하고 비난해도 안됩니다. 역시 신앙생활은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품위있게 해야 합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