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설교는 지난 3월에 장신대 채플에서 설교하신 전문입니다.>

이사야 28:23-29

[사] 28:23 너희는 귀를 기울여 내 목소리를 들으라 자세히 내 말을 들으라
[사] 28:24 파종하려고 가는 자가 어찌 쉬지 않고 갈기만 하겠느냐 자기 땅을 개간하며 고르게만 하겠느냐
[사] 28:25 지면을 이미 평평히 하였으면 소회향을 뿌리며 대회향을 뿌리며 소맥을 줄줄이 심으며 대맥을 정한 곳에 심으며 귀리를 그 가에 심지 아니하겠느냐
[사] 28:26 이는 그의 하나님이 그에게 적당한 방법을 보이사 가르치셨음이며
[사] 28:27 소회향은 도리깨로 떨지 아니하며 대회향에는 수레 바퀴를 굴리지 아니하고 소회향은 작대기로 떨고 대회향은 막대기로 떨며
[사] 28:28 곡식은 부수는가, 아니라 늘 떨기만 하지 아니하고 그것에 수레바퀴를 굴리고 그것을 말굽으로 밟게 할지라도 부수지는 아니하나니
[사] 28:29 이도 만군의 여호와께로부터 난 것이라 그의 경영은 기묘하며 지혜는 광대하니라



1. 목사 안수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목사가 어느 교회에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여러 선배들로부터 이런 권면을 받았습니다. “그 교회에 가면 나이 많으신 장로님 한 분이 있는데, 그 분에게만 찍히지 않으면 오래 있을 수 있을 거야.”

부임 첫 주일, 바싹 긴장한 젊은 목사는 강단에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장로님이 다리를 꼬고 올빼미 눈을 한 채 맨 앞자리에서 젊은 목사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젊은 목사는 완전히 기가 죽었습니다.

목사는 마14:15-21절을 읽었습니다. “제자들이 가로되, 여기 우리에게 있는 것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뿐이니이다. ... 먹은 사람은 여자와 아이 외에 오천명이나 되더라.”

목사는 본문에 따라 설교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어찌나 긴장하였던지 그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보리떡 오천개와 물고기 이천 마리로 두 명을 먹였습니다.” 그러자 앞에 앉아 있던 장로님이 말했습니다. “그건 나도 할 수 있어!” 깜짝 놀란 목사는 자신이 실수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설교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강단을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고민을 하였습니다. 이제 보따리를 쌀 것인가, 아니면 모르는 체하고 있을 것인가? 고민 고민하다 이왕 이리 된 거 이판사판이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 강단에 다시 올라갔습니다.

젊은 목사는 용기 있게 지난 주일에 읽었던 본문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보리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을 먹이셨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곤 앞에 앉아 여전히 올빼미 눈으로 쳐다보는 장로님을 향하여 물었습니다. “장로님, 이것도 할 수 있습니까?”

그러자, 장로님이 대답했습니다. “왜 못해?” 당황한 젊은 목사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합니까?” 장로님 대답, “지난 주일에 먹고 남은 것 있잖아!”

설교가 가장 어려운 곳이 신학교인데, 올빼미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랍니다. 혹시 오늘 은혜가 잘 안되걸랑, 지난 채플에 받은 은혜로라도 채워지기 바랍니다.


2. 우리가 자주 쓰는 단어 중에 뉘앙스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것, 그래서 영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잘 생겼다”와 “자~ㄹ 생겼다”는 한 글자 틀리지 않지만 뉘앙스에 따라 완전히 뜻이 다릅니다. 이런 단어 중에 ‘적당’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고교 시절에 수업이 늦게 끝나 집에 가기 바빴는데, 선생님께서 ‘적당히 청소하고 가라’해서, 우리는 대충 휴지를 줍고 집에 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등교하자마자 벌을 받았는데, 청소를 엉터리로 했다는 죄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의를 달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적당히 하고 가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랬더니,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 “야, 적당히 라는 말은 적! 당! 꼭 맞게 잘 하라는 뜻이야.”하십니다. 좀 억울한 생각이 들어 적당(適當)이란 한문을 찾았더니 ‘사리에 맞다’는, suitable, 이란 뜻이었습니다. ‘적당’이란 말은 대충의 의미도 있지만, 사실 그 단어는 사리에 맞게, 그 상황에, 그 대상에 맞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이 단어의 목표는 최선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말씀에도 이렇게 ‘적당히’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본문은 이사야가 기록한 것으로, 이른바 농부의 비유라고 합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농부는 파종을 하는데, 그 때에 씨앗들을 천편일률적(千篇一律的)으로 파종하지 않습니다. 씨앗의 종류대로 각기 다른 방법으로 파종합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소회향’은 미나리과에 속하는 것으로 씨앗은 검고, 향기로우며, 빵을 구울 때 섞습니다. ‘대회향’ 역시 미나리과에 속하며, 소회향보다 큽니다. 씨가 역시 향기로우면서도 씁니다. 음식의 풍미를 위해 씁니다.

‘소맥’은 밀을 말하는 것으로, 중요한 농작물이며, 많이 경작합니다. 특별히 이것을 한 곳에 많이 뿌리면 싹이 나온 후에 서로의 힘에 의해 질식되기 때문에 줄줄이 조심스럽게 심습니다. ‘대맥’은 보리로, 일정한 장소에 심습니다. ‘귀리’는 보통 독일 밀이라 부르는데, 공동번역 성경엔 ‘쌀보리’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농부가 파종을 할 때에는 이런 것들을 마구잡이로 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종류대로, 성격대로 섞이지 않게, 조심스레 분리하여 파종합니다.

그 뿐 아닙니다. 타작을 할 때에도 곡류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타작합니다. 어떤 것은 도리깨질을 하고, 어떤 것은 수레바퀴를 지나가게 하거나 짐승으로 하여금 밟고 지나가게 하여 타작을 합니다. 특별히 보리타작 시 한국에서는 도리깨질을 합니다. 두들겨 팹니다. 그러나 소회향의 열매는 쉽게 떨어지므로 가는 작대기로 털고, 대회향은 조금 크기에 막대기로 텁니다. 왜 이렇게 서로 다릅니까?

그 곡물의 성품, 특성, 상황이 다르기에!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렇게 서로 다 다르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렇게 해야 모든 곡물에서 충분한 탈곡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하나님께서 우리를 대하시고 이끄심도 이와 같습니다. 다 다릅니다. 나의 형편과 재질에 따라 다르게 역사 하시고 이끄십니다. 누구나 다 똑같이 사랑하신다고 다 똑같이 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대상에 따라 다 다릅니다!

마태복음 25장에 보면 그 유명한 달란트 비유가 나옵니다. 이 비유를 묵상할 때 기분 나쁜 것이 있습니다. 왜 누구는 5, 누구는 2, 누구는 1를 주어서 1 받은 사람이 자존심이 상하여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땅에 묻게 하였는가 말입니다. 그런데 성경본문을 잘 보면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각각 그 재능대로” 재능대로 주었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많이 준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재능대로 주셨으니 생각 많이 하고 준 것입니다. 왜? 우린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난 목회를 하면서 좀 불같은 목회를 하고 싶었습니다. 부흥사처럼 ‘불로, 불로, 불로!’하면 ‘아 뜨거워, 아 뜨거워’하며 사람들이 뒤집어지고, 쓰러지는 그런 목회를 하고 싶었습니다. 매스컴에서 아무리 뭐라해도 태연한, 배짱 있는 목회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떼를 써도 그게 잘 안 됩니다. 부흥사에게는 기본이라고 하는 ‘주여 삼창’ 도 잘 안 됩니다. 용기를 내어 한번 해 봤는데, ‘주여! 주여!’하고 두 번 외치니까 속에서 ‘아이고, 이게 무슨 짓이람’하며 ‘픽’ 웃음이 나더라. 난 그런 목회는 아무리 해보고 싶어도 잘 안 됩니다. 어떨 때는 뱀장수 목소리로 설교하고픈데 그것도 안 되더라.

때로는 교회 정치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체질적으로 모여서 쑥덕쑥덕하는 것이 나에게 맞지 않았습니다. 이 사람에겐 웃으며 이 말하고, 저 사람에겐 미소 지으며 저 말하는 일구이언(一口二言) 하는 게 생리적으로 맞지 않았습니다. 더더구나 싫은 것은 정치한답시고 사우나에 모여서 벌거벗은 사람들이 ‘목사님, 장로님’하는 게 너무 싫었습니다.

어떤 때는 학문에 심취하여 목회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설교 때마다 ‘신학적, 의미론적, 철학적, 생태학적, ... 적(的), 적(的)’하는 좀 유식하고 세련된 설교를 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뉴욕신학대학까지 가서 박사 학위까지 땄지만, 목회하는 데 박사가 소용없더라구요. 서민적인 우리 교인들이 알아듣지도 못하는, 이해도 못하는 적적 설교를 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또 전에는 신비 목회를 하고 싶었습니다. 부목 시절에 기도 많이 한다는 집사님을 만났는데, 그 분이 나보고 하는 말이, 자기가 다니는 기도원 원장님은 영안(靈眼)이 있어서 귀신을 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분이 집안에 척 들어서면 안방에 귀신 몇 마리, 부엌에 두 마리, 마루 밑에 세 마리, ... 뭐 이런 식으로 귀신을 본다며 아주 신령하다고 자랑합니다. 그 말이 하도 부러워서 하나님께 기도하며 떼를 썼습니다. ‘주여, 나도 귀신 좀 보게 해주옵소서. 그래서 교인들로부터 신령하다는 소리 좀 들으며 목회 하게 하옵소서’ 그랬더니 드디어 응답이 오는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감동을 주시더라구요. ‘양 목사, 너 정말 귀신을 보게 해줘도 괜찮겠니?’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기가 막히더라구요. 귀신을 보게 되면 이 세상은 죄악의 세상으로 온통 귀신천지일텐데, 여길 보아도 귀신이요, 저길 보아도 귀신이요, 눈만 뜨면 귀신이 보인다는데 ‘으악!’ 그거 어떻게 살겠습니까? 그래서 다시 기도했습니다. “주여, 안 보여주심이 좋은 줄로 아뢰오.”

하나님께서 나를 대하시고, 이끄심은 이와 같습니다. 나를 생각하시고, 나의 형편과 체질, 재주, 공부한 것, 취향, ... 그 모든 것들을 먼저 생각하시고 그에 맞게, 적당하게 이끄십니다. 역사 하십니다. 나를 잘 아는 주님께서 나를 왕십리 중앙교회에 보내신 것도 역시 잘 아시기에 보내신 것입니다. 왕십리 중앙 교회와 나는 어찌나 잘 맞는지 모릅니다. 교우들이 귀신 보기를 원하는 것도 아니고, 기도하다 뒤로 벌렁 자빠지기를 원하지도 않고, 만날 회의한다고 돌아다니기 원하지도 않고, 감투 쓰기를 원하지도 않고, 적적 하는 설교하기를 구하지도 않고, 그저 당신들과 함께 뒹굴며 목회하기를 기뻐하니, 내 체질과 딱 들어맞습니다. 이는 나를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이 교회로 인도하셨기 때문임을 믿습니다.

아내를 만난 것도, 남편을 만난 것도 나를 잘 아시는 주님께서 가장 적당한 이를 만나게 해 주신 것이고, 슬하에 자식을 주신 것도 때로는 내 속을 아프게 하고, 뒤집어 놓기도 하지만 그것조차 나를 잘 아시는 주님께서 알아서 적당하게 주신 것이며, 내 모든 삶은 결국 내 처지와 형편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주님께서 알아서 적당하게 주신 것이고, 이끄신 것입니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또 하나님께서 이끄실지 모르지만, 분명히 아는 것은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그 모든 것들이 나를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주님이, 내가 행복하도록, 내 삶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그렇게 하실 것임을 압니다. 나는 이것을 믿습니다.


4. 사랑하는 여러분, 살다 보면 늘 남의 떡만 커 보입니다. 남의 처지만 더 좋아 보입니다. 아닙니다. 괜히 부러워말고, 흉내 내려 하지 마십시오. 가만 보면 우리는 서로를 부러워하며 살고 있습니다.

믿음의 성격도 차분한 이는 뜨거운 이를 부러워하고, 뜨거운 이는 도리어 차분한 이를 부러워합니다. 뚱뚱한 이는 마른 이를 부러워하고, 마른 이는 살찌는 이를 부러워합니다. 부자는 가난하지만 행복한 이를 부러워하고, 가난한 이는 돈 많은 부자를 부러워합니다. 알고 보면 서로 부러워하며 우리는 일평생 삽니다.

하나님께서 주신대로, 이끌어 주신대로 삽시다. 재능대로, 분수대로 살자. 우리는 어차피 다 같지 않습니다.

남을 탓하고, 부러워할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다 다릅니다. 이 지구상에 인류가 나타난 이후, 같은 인간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결코 같은 인간이 없습니다. 뭘 뜻하는 걸까요? 다 자기 개성답게 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다르게 인도하신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목회도 자기 개성에 맞게 하십시오. 괜히 어설픈 짝퉁 목회를 하려고 하지 말고, 명품이 못 되더라도 소신껏 자신만의 목회를 하십시오. 명품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작더라도, 유명하지 않더라도 진품 목회를 하십시오.

하나님께서 자신을 통해서 원하시는 것, 듣기 원하시는 것, 나만이 낼 수 있는 그런 목회를 하십시오. 나를 나보다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인도하심을 믿고, 그저 자신의 체질에 맞게 그 분야에 공부 열심히 하고, 꿈을 세우고, 경험을 쌓으십시오. 남들이 다 한다고, 인기가 있다고, 심지어 돈이 된다고 그런 바람 같은 목회하려 하지 말고, 나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하늘의 목소리, 나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하늘의 체취, 나에게서만 볼 수 있는 하늘의 몸짓을 드러내는 목회를 하십시오.

냉장고, 선풍기, 에어컨은 찬바람과 냉기를 내는 것들입니다. 반면에 온풍기, 온장고, 스토브는 더운 바람과 온기를 내는 것들입니다. 형광등은 밝은 형광 빛을 내고, 백열등은 조금 어두운 빛을 냅니다. 이 모든 것들은 모두 다 다릅니다. 재능, 기능이 다릅니다. 다만 한 가지가 같습니다. 그것은 동일한 전기가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전기가 들어가는데, 역사하고 나타나는 것은 전혀 다른 모습들입니다. 동일한 전기가 찬바람을 내고, 더운 바람을 내고, 빛을 내고, 빛을 가리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번쩍이고 깜깜해지고, 데우고, 얼리고, ...

하나님께서 어차피 이렇게 우리 모두를 다 다르게 만드셨는데, 남을 부러워할 것이 뭡니까? 다른 이에게 역사 되는 주의 은혜를 부러워할 필요는 뭡니까? 선풍기가 스토브를 부러워할 필요 없고, 온풍기가 에어컨을 부러워할 필요 없습니다. 우린 서로 다 다릅니다. 나는 나에게 맞는 역사가 있고, 은혜가 있습니다. 남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으로, 성령 에너지로 자신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옳습니다.

주님께 책망 받는 것도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책망하시는 것도 다양합니다. 나는 마음이 여려서, 어릴 때 누가 큰 소리로 야단만 쳐도 눈물을 찔끔하곤 하였습니다.

어느 교회 어린이 부가 수련회를 떠나는 데, 어떤 엄마가 선생님께 쪽지를 보냈습니다. “선생님, 우리 집 애는 맘이 여립니다. 그러니 때릴 일이 있으면 그 옆에 애를 때리세요. 그러면 다 알아 듣습니다.” 못된 엄마입니다.

암튼 나도 이 애처럼 맘이 여립니다. 지금도 나는 눈물샘이 여립니다. 그런데 부목 시절에 동료 목사가 교역자 회의 때마다 담임 목사님께 호되게 야단을 맞습니다. 곁에서 무안할 정도로 맞습니다. 어느 날 회의를 끝내고 나오며 좀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습니다. “이 목사, 괜찮아?” 그랬더니 씨익 웃으며 그럽니다. “나, 목회는 잘 못해도 맵집은 좋아”합니다. 주님께서 책망하시는 것도 이와 같이 다 다릅니다. 손만 들어도 눈물을 찔끔하는 이에게나, 두드려 맞아도 태연한 이에게나 똑같은 책망을 하시지 않습니다. 즉 감당할 강도를 아시고 하십니다.

그러기에 성경은 일러주기를 시험 당하는 것도 감당할 것만 주신다고 합니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10:13) 내 체질이, 내 신앙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만 시험하십니다. 무작정 시험하시는 게 아닙니다. 나를 먼저 생각하시고, 내 형편을 먼저 고려하시고, 감당할 수 있나 없나를 체크하시고 시험하십니다. 그것도 정 감당 못할 것 같으면 피할 길을 열어주십니다. 이 정도로 하나님께서는 나를 먼저 배려하시고, 나에게 맞는 역사를 하시고, 심지어 책망하시고, 시험하실 때에도 다른 이와 다르게 나에게 맞게 하십니다. 그런데 왜 남의 경우를 부러워하십니까? 왜 남의 교회를 부러워하십니까? 왜 남의 목회를 한 없이 쳐다보십니까?


5. 살면서 눈을 어디에 둘 것입니까? 타인에게 두지 마십시오. 나 자신과 하나님의 얼굴에 두십시오. 다 다르게 대하시고 이끄심을 감사하십시오. 만약 하나님께서 천편일률적으로 대하셨다면, 그래서 마치 모세처럼, 요나처럼, 사도 바울처럼, 욥처럼 나를 대하셨다면 난 죽어도 일찍 죽었습니다. 망해도 진작에 망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나를 먼저 생각하시고 나에게 적당하게 역사해 오셨습니다.

적당하게 역사 하시고 이끄시는 하나님! 무엇에 적당하게입니까? 그 적당의 기준이 뭡니까? 하나님? 아닙니다! 나에게 적당하게 입니다! 기준이 ‘나’입니다! 그러므로 두려워 마십시오. 나에게 가장 적당하게 대하시고 역사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우리는 최선을 다합시다. ‘나’만이 낼 수 있는 아름다운 찬송, ‘나’만이 풍길 수 있는 그리스도의 독특한 향기, ‘나’만이 그려낼 수 있는 주님의 사랑을 아름답게 이루어냅시다. 나를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주님께서 내게 가장 적당하게 역사 하시고, 이끌고 계심을 믿고 감사합시다.

오늘 본문 마지막 절이 이렇습니다. “이도 만군의 여호와께로부터 난 것이라 그의 경영은 기묘하며 지혜는 광대하니라!” 경영, 기묘, 지혜, 광대! 모두 하나님께서 쓰시는 건데 어떨 때 쓰시는 건가요? 바로 나를 대하시고, 인도하시고, 이끄실 때 동원되는 것들입니다. 내 삶을 극대화 하실 때 필요한 것들입니다. 하나님께선 이렇게 놀랍게 나를 생각하시고 기묘하게 인도하십니다. 그러니 내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체적으로 짐작이나 하겠습니까?

내 삶이 어찌 변해 갈 지 모르지만, 내 이제 어떻게 될지 모르나, 하나님께서 가장 적당하게 이끄실 것입니다. 다른 이와 같지 않다고 투덜대거나 불안해하지 말고, 내 삶을 적당하게 이끄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며, 오직 충실한 자신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냅시다. 우리는 다 다릅니다. 그런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경영, 기묘, 지혜, 광대, 역시 다 다릅니다. 서로 다 다른 우리들이 마침내 이 하나님의 손으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어 멋진 주님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룰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