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의 계절입니다. 산으로, 들로, 강으로, 바다로 경쟁하듯 휴가를 떠나는 계절입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고 부추기지 않아도 직장인들은 여름은 당연히 떠나는 계절로 생각합니다. 휴가는 결코 낭비가 아니라 재창조의 기회이며 지친 심신을 새롭게 하는 수양의 기회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외국 유수 기업의 유능한 CEO는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여행을 하고 골프장을 다니며 정서적 여유를 갖는다고 합니다. 우리 목사들도 “목회는 머리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발로 배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많은 경험을 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때 창조적 마인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머리를 쓰는 것보다 마음을 쓰는 것이 훨씬 더 좋을 때가 있고 머리 좋은 것보다 마음이 좋은 것이 훨씬 더 유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쉬는 것이 낭비가 아니라 창조이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여유를 갖고 뒤를 돌아보고 앞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또 전반기 동안 애써서 일했으니 좀 쉴 권리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도 안식일, 안식년, 희년의 규정을 주셔서 사람이든, 짐승이든, 주인이든, 종이든, 거류민이든, 나그네이든 모두가 쉬게 하고 그날을 복 주고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쉬는가의 문제입니다. 조용한 해변이나 깊은 산, 계곡에 가서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책을 읽거나 명상을 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고 오랜만에 떠들썩한 해변이나 유원지를 찾아가서 마음껏 즐기고 노는 것도 좋은 일일 것입니다. 모두들 그래도 되고 그럴 권리가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온 가족이 기도원을 찾아 느슨해진 신앙을 회복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어떤 이는 휴가 기간 동안 미루어 온 자신만의 일을 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기회로 쓸 수도 있습니다. 일 때문에 함께하지 못한 가족들과 오순도순 가족 사랑을 경험하는 기회를 갖는 것도 유익한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청년들은 이번 여름에도 특별한 휴가를 갑니다. 경북 봉화 적덕교회를 중심으로 지역을 섬기고 복음을 심어 주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특별한 휴가를 자원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어른들이 여기 동참함으로 또 한 번 믿음의 능력, 섬김의 신비를 체험하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신비 중의 하나는 조건 없는 봉사를 통하여 누릴 수 있는 신비입니다. 유명한 성공학 저술가 나폴레옹 힐은 그의 책 ‘성공의 법칙’에서 조건 없는 봉사,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섬김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합니다.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포드 자동차 창업자인 헨리 포드는 “봉사를 주로 한 사업은 흥하고, 이득을 주로 취하는 사업은 망한다”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이는 단순히 도덕선언으로 한 말이 아니라 성공법칙으로 한 말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보상을 생각하지 않고 일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기적이고 자기본위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조건 없는 봉사의 신비를 아는 사람은 이미 성공이 보장된 사람입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지 자기이익이나 보상을 받기 위하여 하는 일은 자신을 피곤하게 하고, 때로는 비참하게 만들고, 노예의식에 빠져버리게 하지만 아무런 조건 없는 봉사, 사랑으로 하는 섬김, 기쁨으로 하는 헌신에는 창조적 마인드가 만들어지고 자아발전과 성장의 신비가 들어있습니다. 위대한 영성가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영성의 길은 노동입니다. 땀은 육체적 노폐물 뿐 아니라 마음의 노폐물과 영적 더러움까지 쏟아내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시야의 넓이를 더한다고 합니다. 어떤 교육학자는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가 다 농촌 출신’이라고 단언합니다. 땀의 가치를 알고 봉사와 섬김에서 참된 휴식의 의미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자신의 삶의 방향을 바로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건 없는 사랑, 보상을 바라지 않는 봉사를 통해 최고(Super)의 리더십인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무더운 여름, 몸은 땀으로 뒤범벅이 되겠지만 마음이 풍족한 진정한 쉼이 있는 휴가, 봉사의 신비를 체험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