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입니다. ‘휴가(休暇)’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쉴 ‘휴(休)’에 겨를 ‘가(暇)’를 쓰고 있습니다. 쉴 ‘휴’는 사람 ‘인(人)’에 나무 ‘목(木)’이 함께 있는 형태로,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쉰다는 말입니다. 나무에 기대어 쉬는 사람....상상만해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흔히 사용하는 ‘바캉스(vacance)’라는 말은 프랑스어로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영어의 ‘휴가’ 역시 ‘집을 비우는 일’이나 ‘자리를 비우는 일’과 같은 의미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므로 휴가란, 학생들에게는 ‘학교로부터 떠나는 일’이며, 직장인들에게는 ‘업무로부터 해방되는 일’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그리스도인의 휴가는 ‘그리스도로부터, 교회로부터 벗어나는 일’이 되어야 옳단 말입니까? 물론 그럴 수 없지요. 그렇다면 예수 믿는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휴가를 보내야 바람직하겠습니까?

첫째는 재충전의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음력 6월 15을 ‘유두절’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날은 맑은 개울물을 찾아가서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으며 하루를 즐기는 날입니다. 더위를 피하고(피서, 피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유두음식 즉 수박, 참외, 국수, 호박밀과자, 보리수단, 떡수단 등을 먹었다고 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몸이 쉬고, 마음도 위로를 받으며, 영적으로도 재충만해지는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지나치게 무리를 하여 몸도 지치고 마음도 상하며, 영적으로 더 건조해지는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피해야겠습니다.

둘째는 경건의 일상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가 휴가를 잘 보내기 위해서 배우자와 의논을 하듯이 그리스도인으로서 휴가를 잘 보내려면 하나님과 의논을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휴가는 하나님을 떠나서 내 마음대로 하거나 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기간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과 더 가까이 하는 기간이라는 것입니다. 휴가라고 해서 말씀도 휴가, 기도도 휴가가 된다면 우리의 영혼은 더더욱 지치고 쇠약해질 것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지친 것은 누구보다도 주님이 잘 아십니다. 우리가 주님 앞에 나아가면 주님은 우리의 지치고 아픈 몸을 치료해주시며, 상한 마음을 위로해주셔서 기쁨과 평강으로 가득 채워주십니다. 보다 더 고차원적인 휴가는 주님 앞에서 주님과 함께 보낼 때 이루어집니다.

셋째는 세상을 본받지 말아야합니다. 흥청망청 술을 마시고 물 쓰듯 돈을 쓰고, 밤새워 고스톱하고, 고성방가로 주변의 눈총을 받고 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12:2)”는 말씀과 “형제들아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 받을 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 받을 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이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빌4:8)”는 말씀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무더운 여름, 홍익의 가족들은 어디서 어떻게 휴가를 보내든지 하나님의 영광의 임재 아래 있기를 축복합니다. 몸이 더욱 건강해지고, 마음에는 기쁨과 평강으로 충만해지며, 심령은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기를 즐거워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재충전되시기를 축복합니다.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