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여러분의 기도와 성원 덕분에 이번 안식년 기간을 참으로 유익하게 보내면서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깊은 사색 을 통해서 제 자신의 신앙과 신학의 재정비와 목회와 인생에 대한 새로운 설계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몇 주간 동안 국내에 머물면서 구체적으로 정립해 나가야 할 과제들이 많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21 세기를 맞이한 한국교회와 우리 교회에 대한 목회 구상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습니다만,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여 멀리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의 기독교 역사를 좀 더 깊이 연구해야만 미래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현재 세계교회의 현실을 면밀하게 분석 검토함으로 내일의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계 역사의 흐름과 상황의 변화를 읽어야만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사역의 우선순위와 강조점을 결정하여 역사 변화에 적극 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의 역사 현장과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테마 여행이 대단히 유익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짧은 기간이지만 서부 유럽에서 출발하여 중부와 동부 유럽을 돌아보면서, 기독교와 유럽사회에 대한 좋은 공부를 하 게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드로아에서 환상을 보면서 그의 선교여행의 발걸음을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옮겨놓으면서 그리스 로마 문화권에 복음의 씨를 뿌린 것이 싹이 나고 자라서 오늘의 유럽과 아메리카에 기독교 문명의 열매를 맺게 한 것을 새삼스럽게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가장 기능성이 큰 작은 대륙 유럽을 선택하셔서 복음의 못자리로 삼으시어 유럽을 하나의 기독교 세력권으로 튼튼히 세우신 후에 전 세계로 복음의 씨를 확산시키신 것을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대한 깊은 뜻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시아 선교여행을 하면서 아시아에는 인도와 중국을 중심한 종교의 뿌리가 너무나 깊고, 아시아 대륙이 너무나도 방대하고 인구가 많기 때문에 복음이 전파되는 순서가 늦추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을 해보았습니다.

동남아시아로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문제이지만 아시아에서 인도와 중국이 끼친 영향은 너무나도 큰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동남아시아 지역에는 인도의 힌두교, 라마 불교 등에서 파생 된 불교가 전체 인구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 선교가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도교의 영향도 심하고, 모슬렘이 빠른 속도로 파고들어오고 있으므로 아시아의 미래는 더욱 어둡기만 합니다.

이러한 종교적 영향이 그 사회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고 백성들의 삶을 지배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종교가 인류 역사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을 통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크게 발견한 것은 잘못된 종교와 무지와 분쟁과 나태가 불행의 원천이라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가난한 나라들을 찾아갈 때마다 그 나라의 불행의 원인이 이상의 네 가지인 것을 규명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극복한 나라들은 모두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들의 반열에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건전한 종교, 높은 교육 수준, 내외적으로 평화가 정착된 나라, 근면 성실한 국민들은 자연조건이 아무리 나빠도 그것을 극복하면서 잘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건전한 종교’가 역사 발전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자랑하는 기독교도 2000년 역사를 통해서 잘못된 신앙 때문에 죄악을 저지른 일이 많이 있었던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세계교회는 성경 말씀에서 가르치시는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교훈과 삶을 바르게 이해하고 깨닫는 대로 잘못된 신앙과 신학과 제도와 삶을 바로 잡아나가는 끊임없는 개혁과 갱신과 영적 각성운동을 일으켜 나가야만 합니다. 아시아의 아픔을 굽어 살피시는 하나님께서 세계 교회를 향해 새로운 아시아 선교 과제를 부여하시는 것을 아시아에 있는 한국 교회가 먼저 깨닫고 응답해야만 하겠습니다.

(이 글은 손인웅 목사가 2001년 9월 9일에 쓴 칼럼입니다.)

/ 덕수교회 담임목사,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대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