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고난의 현장에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임하길 기원하는 희망 연속 기도 운동이 한국기독교장로회를 통해 전개되고 있다.

기장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는 8월 18일 서울 포이동 266번지 '재건마을'로 불리는 철거대상지역을 방문해 생존권 투쟁을 벌이는 이들을 위한 기도회를 가졌다. 1981년부터 정부가 도시빈민들을 수차례에 걸쳐 강제 이주시킨 판자촌인 이곳은, 30년 이상 거주하면 점유권이 있는데도 강남구으로부터 무허가 건물이라며 철거당한 경우다.

위원회는 또, 명동 재개발 철거의 상징이 된 ‘까페 마리’와 서울시청 옆 재능교육 투쟁현장을 찾았다. 위로 기도회에서 서울 제일교회 정진우 담임목사는 "어서 속히 이곳에서 울려지는 탄원의 기도를 들어 응답해 주시고 이곳에 하늘의 질서, 정의의 질서, 평화의 질서가 내리어질 수 있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한편 기장총회는 홈페이지(http://prok.org/sign/pray.php)를 통해 전국의 목회자와 교인들이 연속기도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1일 오전 6시까지 34명의 목회자와 평신도가 참여했다. 다음은 제주 강정마을 주민을 위해 기독교농촌개발원 이태영 목사가 남긴 기도문.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
하늘과 바다를 만드시고, 그 사이에 아름다운 섬을 만드신 하나님.
이 시간 평화의 섬 제주를 위해서 기도드립니다.

하나님,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섬, 제주의 구럼비 바닷가에 거친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강정마을 공동체를 파괴하는 탐욕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평화스럽게 살아가던 형제자매들이 군사기지 폭풍우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먹구름이 몰려와 평화의 섬 제주를 삼키려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하나님께서 나서시어 광풍에게 잠잠하라고 말씀 좀 해주십시오.
전쟁과 탐욕으로 가득 찬 바람은 이제 그치라고 해 주십시오.
그리고 이전처럼 아름다운 파도가 치는 생명의 섬으로 돌아가라고 한 마디 말씀만 해 주십시오.

하나님,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답고 신비한 섬, 제주가 평화를 상징하는 섬으로 남게 해주시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의 놀랍고 오묘하신 솜씨를 그대로 볼 수 있는 생명의 섬으로 남게 해주시기를 원합니다.
하나님, 저희는 두 세대 전 4월, 제주에서 일어났던 그 무서운 폭력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땅 위에서 일어난 그 끔찍한 전쟁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오늘날 그러한 전쟁과 폭력이 이 세상에 널리 퍼져있는 모습을 봅니다.
하지만 하나님, 이제 제주만큼은 어떠한 무기도 찾아볼 수 없는 평화의 섬으로 남도록 해주시기를 원합니다. 생명의 섬 제주에서 총소리와 군함의 경적소리가 영원히 들리지 않기를 원합니다. 오직 잔잔한 파도소리와 행복한 어부들의 노래 소리, 그리고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순례자들이 모여서 하나님께 드리는 찬송과 기도가 울려퍼지는 섬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 기도와 찬송이 전 세계의 사람들의 욕심을 녹이고, 탐욕을 녹여내며, 이 세상의 모든 무기와 남북을 가로막는 철조망을 녹여없앨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평화의 섬 제주에서 흘러나오는 기도와 찬송이, 이 세상 곳곳에서 퍼져 나오는 믿음의 노래, 소망의 노래, 사랑의 노래와 하나가 될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 하나된 믿음으로 이 세상의 모든 군사기지를 허물어뜨리고, 사랑과 평화로 가득한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는 거룩한 섬, 제주 -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섬, 제주가 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
제주의 평화를 통해 세상의 평화를 소망하는 이들이 강정마을에 모여 있습니다. 그들이 외롭지 않게 해주시고, 그들이 국가적 폭력 앞에 두려워하지 않도록 주님의 평안을 허락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무엇보다 그들의 마음 속에 있는 사랑과 평화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주시옵소서.

하나님. 반평화의 상징인 군사기지를 통해 평화를 가져오게 하겠다는 위정자들의 어리석음을 불쌍히 여겨주시기를 원합니다. 해군기지에 대한 저들의 환상도 여리고 성이 무너지듯이 무너지기를 원합니다. 저들이 세운 전쟁우상도 골리앗이 쓰러지듯이 힘없이 쓰러지기를 원합니다.

하나님. 무엇보다 저희들이, 우리 기장인들이, 우리 한국교회가 제주를 위해서, 강정 마을을 위해서, 구럼비 바닷가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이 시간 저희들의 무관심의 죄를 고백하오니 용서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저희들이 강도만난 이웃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위선적인 종교인들이 되지 않도록 저희의 믿음을 이끌어주시옵소서.

하나님 바라옵기는 생명의 섬, 제주에 수십억년 동안 쳐왔던 생명의 파도가 그냥 치도록 해주십시오. 평화의 섬, 제주에 하나님의 창조 이래 불어왔던 평화스러운 바람이 그냥 불도록 해주십시오.
그리고 지금 강정마을에서, 구럼비 바닷가에서 울려퍼지는 믿음의 노래, 소망의 노래, 사랑의 노래가 그치지 않고 언제까지나 울려퍼질 수 있도록 역사해 주시옵소서.

이 모든 말씀을 우리에게 참 평안을 주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