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내분 사태'의 진실은 무엇일까.

조용기 목사는 지난 4월 22일, 교인들 앞에서 무릎꿇었다. 지난해부터 '교회 재산'을 놓고 벌어진 가족 간에 소송전으로 물의를 빚은데 따른 사죄였다. 그리고 5월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에서 은퇴했다. 이때만해도 조용기 목사는 대부분의 장로들에게 ‘존경하고 대우해야 할 원로’로서 변함없는 위상을 지니고 있었다. ‘조용기 목사 이후’를 대비하려는 가족들의 압력에 못 이겨 조용기 목사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식의 동정 여론이 적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김성혜 총장이 사용하는 사무실을 비우라는 결정을 내린다.

그러자 조용기 목사는 뜻밖에 반응을 보인다. 이영훈 목사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격한 분노의 어조로 ‘새로 교회를 시작할 수 있다’고 쓴 내용을 담은 것이다. 그런데 공개된 시점이 묘연했다. 이 편지가 오고 교회가 조용기 목사의 격노를 잠재울 만한 수습책을 제시해 양측의 갈등이 봉합됐던 때이었다. 들춰낸 당사자는 김성혜 총장 쪽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당연히 교회 장로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또한 문건에 대해서 가족들의 ‘압력’에 의해 ‘마음에 없이’ 썼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분위기였다.

김성혜·조희준 모자도 가만있지 않았다. (재)사랑과행복나눔 후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까지 이영훈 목사와 교회 장로들을 비방했다. 그러자 장로들은 ‘조용기 목사 가족들의 교회 사유화 반대’ 문구를 담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시위에 나섰다. 그러나 김성혜·조희준 모자 쪽은 “엘림복지타운은 서울시 소유이며, ‘영산조용기자선재단’으로 이름을 바꾼 (재)사랑과행복나눔은 보건복지부의 관리감독을 받아 자선을 베푸는 기관인데 어떻게 사유화할 수 있느냐”며 자신들을 무조건 쫓아내려는 이영훈 목사 쪽의 음모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7월 31일 조용기 목사가 김성혜·조희준 모자를 두둔하는 설교를 했다.

이런 가운데 8월 16일 기독교시민연대 김경직 목사가 기자회견을 한다. 김경직 목사는 김성혜·조희준 모자 편에 서서 이영훈 목사를 공격해온 인물이다. 지난해 말 송구영신 예배 때 김성혜 총장의 동생으로 조용기 목사의 처남인 강남교회 김성광 목사 등에 의해 이영훈 목사를 비방한 유인물 1만여장이 배포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이영훈 목사가 물러나고 조용기 목사와 함께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설립한 최자실 목사의 딸인 김성혜 총장이나 김성광 목사가 교회 담임이 된다’는 음해성 소문이 나돌았는데 이때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러다가 "조용기 목사의 장남 조희준씨와 조용기 목사의 부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이 한세대와 엘림복지타운, (재)사랑과행복나눔을 장악한 데 이어 <국민일보>와 교회까지 사유하려 하고 있다"는 내용을 폭로하더니 “40년 전 처음 조 목사를 만났을 때는 예수님인 줄 알고, 옷만 만져도 모든 병이 나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돈과 권력만 쫓는 황금만능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조용기 원로목사 이후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이끌고 있는 이영훈 담임목사는 주일이던 8월 14일 교회 장로회 조회에 참석해 “시집을 가 봉사와 귀머거리로 지낸다는 3년이 넘었다”며 “지금까지는 원로목사님과 장로회를 관망만 해왔으나 이제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혀 장로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영훈 목사는 또 그동안 조용기 목사와 그 가족들로부터 교체 요구를 받던 허동진 장로회장에 대해서도 유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용기 목사가족 대 교회의 대결 구도는 이제 조용기 목사 및 그 일가 대 교회로 바뀌고 있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