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 중의 하나인 추석입니다. 어제부터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어서 오늘 보니까 많은 성도님들이 보이지 않고, 또 오늘 예배에 참석하신 분들도 예배가 끝나면 고향으로, 또는 성묘나 일가친척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분주한 마음을 추슬러서 이 시간 하나님 말씀 앞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말씀이 너무나 중요한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말씀 16장은 마태복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마태복음을 기록한 목적이 바로 오늘 이 말씀을 전하기 위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중요합니다.


오늘 말씀은 예수님이 3년의 공생애 기간을 마칠 즈음에 일어난 사건을 기록하고 있는데, 오늘 말씀은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절부터 12절 말씀이 첫 번째 부분이요, 13절부터 20절까지가 두 번째 부분이요, 21절부터 28절까지가 세 번째 부분입니다. 첫번째 부분인 1절부터 12절 말씀에서는 예수님과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의 대화로 되어 있습니다. 이 대화를 통해 예수님은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의 위선과 어리석음을 폭로하시면서, 그들을 닮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십니다.


1절을 보겠습니다.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이 와서 예수를 시험하여 하늘로부터 오는 표적 보이기를 청하니” 했습니다. 그 당시 바리새인들은 종교지도자들이라고 할 수 있고, 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자기들이 하나님을 제일 잘 믿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율법을 철두철미하게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자기들만이 거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방인들 뿐 아니라 일반 성도들과는 아예 상종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런 사람들을 제일 싫어하셨습니다. 왭니까? 실제로는 그들의 신앙생활이 가장 엉터리였기 때문입니다.


한편 사두개인들은 정치 경제 사회의 지도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정치세력들과 야합하면서 돈을 추구하고, 현세의 출세와 부귀영화를 꿈꾸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헬라문화에도 오염되어 있었고, 로마 권력에 빌붙어서 세상 부귀영화를 누리던 자들이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사실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은 그 당시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지도자 행세를 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자들이 지금 예수님 앞에 나와 예수님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에게 엘리야처럼 하늘에서 불을 내리든지 죽은 자를 살리든지 무슨 이적과 표적을 일으켜보라고 요구했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습니다. 우리가 마태복음15장까지에서 본 것처럼 예수님은 공생애 3년 동안 수많은 이적과 표적을 행하시지 않았습니까? 지난 주에 은혜를 나눈 것처럼, 씻은 손으로 먹느냐 안먹느냐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마음과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은 당시에 그 누구도 감히 생각할 수 없었던 진리의 말씀이었습니다. 또 수많은 병자들을 고치시고,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5개를 가지고 5천명을 먹이셨습니다. 또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7개를 가지고 4천명을 먹이시기도 했습니다. 오늘 본문말씀 바로 전인 마태복음 15장 31절에 “말 못하는 사람이 말하고 장애인이 온전하게 되고 다리 저는 사람이 걸으며 맹인이 보는 것을 무리가 보고 놀랍게 여겨 이스라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니라” 했습니다. 이런 이적과 가르침을 통해 예수님이 자신이 이 땅에 생명을 가져오신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몸소 증명해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은 예수님을 믿지 못하고, 예수님에게 또다른 이적과 표적을 구했던 것입니다.


이런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을 보시면서 예수님이 3절에서 “너희가 날씨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할 수 없느냐 악하고 음란한 세대가 표적을 구한다”고 하시면서 “너희들에게 보여줄 표적은 요나의 표적 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악하고 음란한 세대일수록 표적을 구합니다. 저들에게 표적을 보여주면 믿겠습니까? 믿을 것 같지만 믿지 않습니다. 그들은 더 큰 이적, 더 큰 능력, 더 큰 표적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표적을 통해서는 절대 믿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말씀을 통해 진리를 깨달을 때 믿음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저들에게 보여줄 표적은 요나의 표적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요나는 하나님이 ‘가라’하는 반대방향으로 가다가 물고기 뱃속에 3일 동안 들어갔다가 극적으로 살아나서 니느웨에 가서 하나님 말씀을 전한 사람입니다. 선지자 요나가 3일 동안 물고기 뱃속에 있었던 것처럼 “내가 보여줄 표적은 너희를 지옥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십자가에 못박혀 십자가에 죽었다가 3일 만에 살아날” 표적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예고하신 것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 이런 자들을 ‘누룩같은 자’들이라고 하시면서 누룩을 조심하라고 했습니다. 왭니까? 이런 자들일수록 영향력이 크고 전염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들일수록 ‘우리가 왜 신앙생활하는지,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 도대체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고, 당장 자기 욕심을 채우려 하고, 세상 편한 길로 나아가는 자들입니다. 신앙을 자신의 색욕거리로 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왭니까? 당장에는 그 길이 번지르르 하게 멋있어 보이고 편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다가도 이런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서 자꾸만 그릇된 길로 나아갑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했습니다. 저들을 본받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주변을 둘러봐도 이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신앙의 초점과 무게중심이 하나님말씀을 통해 깨달은 진리를 실천하고 순종하는 데 두어야 하는데 의외로 그런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여전히 이적과 표적을 구하는데 정신이 팔려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아보고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데 열심을 내어야 정상인데, 놀랍게도 그렇게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자가 많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순종하는 삶에는 관심없고, 자기들의 세상적인 문제를 해결해주고, 잘 먹고 잘 살게 해주고, 출세하게 해주고,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고, 뭐 이런 이적과 표적만을 예수님에게 요구하고 기대합니다. 이런 자들이 오늘 이 시대의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입니다. 이런 자들을 결코 본받지 말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본받아야 할 신앙의 모습이 무엇입니까? 그것이오늘 본문말씀 13-20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이 어느날 제자들과 함께 가이사랴 빌립보라는 곳에 가셨습니다. 그곳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세례 요한이나 아니면, 엘리야나 예레미야 같은 선지자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을 일종의 사상가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다시 묻습니다. “그렇다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이 질문에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했습니다. 이 베드로의 대답을 듣고 예수님이 대단히 기뻐하셨습니다. “바요나 시몬아 참 잘했다. 이를 네게 알게 하신 분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다. 내가 이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그리고 그 교회는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할 것이고,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이 짧은 고백을 드렸는데 예수님이 이렇게 기뻐하시면서 굉장한 복을 약속하셨습니다. 왭니까? 여기에는 굉장한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했습니다. 여기서 ‘그리스도’라는 말은 ‘기름부음을 받은 왕, 메시야’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왕은 왕이로되 많은 왕중의 하나’라는 말이 아니라 ‘왕중의 왕’이라는 말입니다. ‘a king’이 아니라 ‘the king’이라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종말의 때에 최종적으로 왕이 되셔서 세세무궁토록 세상을 통치하실 분이시라는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또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했습니다. 여기에도 굉장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말은 ‘예수님이야말로 살아계신 하나님의 모든 성품과 능력과 권세를 이어받으신 분이십니다.’ 이런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종합하면, 예수님이 하나님의 모든 성품과 능력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을 지키시다가, 종말의 때에 최종적으로 종국적으로 영원히 왕노릇하실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통치를 받고 예수님의 인도하심을 받겠다는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이 베드로의 고백이 참으로 진리입니다. 이 고백을 나의 고백으로 삼을 때, 모든 인생은 요동치 않고 든든히 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성도들이 모인 교회가 건강한 교회, 하나님 마음에 합한 교회, 주님이 재림할 때까지 든든히 서가는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하면 예수님을 진실로 “주는 그리스도시오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이렇게 고백할 수 있습니까? 무엇보다 우선 ‘카더라!’ 통신 정도로는 안됩니다. ‘우리 목사님이 그렇다고 하더라! 우리 부모님이 그렇다고 하더라! 우리 선생님이 그렇다고 하더라!’ 이렇게 들은 풍월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인격적으로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을 만나 뵙는 체험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깊은 곳에서부터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이 고백이 우러나와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모두에게 이런 고백이 나올 수 있습니까?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우리 모두가 성경말씀을 전체적으로 읽고 묵상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헨리 나우웬이 말한대로 “우리의 생각과 마음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될 때, 그래서 말씀이 육신이 된 분의 영광을 보고,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것”을 체험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입니다. 말씀이 이성을 통해 우리 안에 들어오고, 그 말씀이 마음으로 내려옵니다. 마음으로 내려온 말씀이 각자의 인격과 만나서 육신이 될 때, 거기에서 뜨거운 불이 일어납니다. 그 불이 더러운 생각을 태워버리고 우리의 마음을 정결케해서 거룩한 삶으로 이끌어갑니다. 말씀이 우리 인격 속에서 육신이 되어 거할 때, 거기서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을 보고, 은혜와 진리가 충만함을 볼 때, 거기에 세상을 이기게 하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는 힘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은혜를 누리지 못하고, 예수님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 채 살다가 죽으면 참으로 불행한 인생입니다. 이런 인생은 이 세상에서 아무리 큰 권세를 누리고 부귀영화를 누렸다 할지라도 실패한 인생이요, 가장 불쌍한 자입니다. 모든 인생의 행복과 건강과 성공은 예수님은 누구신가를 아는 데서부터 출발하는 것입니다.


간절히 바라기는 우리 중앙의 모든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베드로의 고백을 진실로 예수님 앞에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런 고백을 드릴 때까지 말씀을 통해 진리를 찾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나의 신앙고백으로 삼는 성도들로 가득 넘쳐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할 때, 우리 교회가 비로소 예수님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던 ‘그 교회’가 될 것입니다. 그 교회는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할 것입니다. 천국열쇠를 소유하고,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이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는 영권을 가진 교회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나라를 이루는데 쓰임받고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건강하게 서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권세있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제 부터입니다. 21절 이하에는 베드로와 같은 신앙고백을 하는 성도들이 반드시 보여주어야 할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21절을 보겠습니다. “이 때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삼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비로소 나타내시니” 했습니다. 예수님이 베드로의 고백을 듣고 그제서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던 속내를 비로소 드러내신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많은 고난을 받고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이렇게 반응했습니다. 22절 말씀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를 붙들고 항변하여 이르되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께 미치지 아니하리이다” 했습니다. 여기 보면 베드로가 항변했다고 했습니다. “아니 예수님! 무슨 말씀입니까? 제가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대답했을 때, 잘했다고 칭찬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뜬금없이 고난당하다가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할 것이라니요!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입니까? 아니, 예수님이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면서요. 하나님의 아들이 고난당하고 십자가에서 죽어요? 그런 정신없는 소리 마십시오.” 이러면서 감히 예수님의 길을 막고 나선 것입니다.


그러자 갑자기 예수님이 안색이 달라지면서, 베드로를 칭찬하던 입에서 이런 말이 쏟아졌습니다. 23절입니다. “예수께서 돌이키시며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했습니다. 방금 전만해도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는 권세를 줄 것이고, 천국열쇠를 주겠다고 한 베드로를 ‘사탄’이라고 했습니다. 방금 전에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베드로를 사탄이라니요! 이건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예수님이 왜 이렇게 나오십니까? 지금 이 대목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기가 참신앙과 거짓신앙을 가르는 경계선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의 고백을 하는 자가 십자가의 길을 거부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일을 생각지 않고,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요, 그런 신앙이 바로 사탄의 신앙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 기독교 진리의 정수입니다. 베드로처럼 고백하는 사람은 반드시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가려 합니다. 베드로처럼 고백해놓고 십자가의 길을 거부한다면 그것은 사탄의 고백에 지나지 않습니다. 24절 이하를 보겠습니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했습니다. 베드로와 같은 고백을 하는 자는 누구든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집니다. 이런 십자가의 길을 통해 그 신앙고백이 참인 줄 증명되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교회의 위기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이렇게 베드로처럼 고백하는 성도들은 넘쳐나지만 주님의 뒤를 따라 십자가의 길을 가려는 성도들은 많지 않습니다. 많은 성도들이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를 생각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베드로처럼 십자가의 길을 가겠다는 예수님을 막아 섭니다. 십자가의 길을 가는 사람을 미련한 사람으로, 어리석은 사람으로, 실패한 인생으로, 믿음이 없어서 하나님께 버림받은 사람으로 치부합니다. ‘고난이니 십자가니 뭐 그런 험한 얘기는 그만두고 그저 세상을 즐깁시다.’ 이렇게 나옵니다.


찬송가 431장에 ‘십자가를 내가 지고 주를 따라 갑니다. 이제부터 예수로만 나의 보배 삼겠네’ 이렇게 부르긴 하는데 실제로는 ‘십자가는 주가 지고 (나는) 세상 따라 갑니다.’ 이렇게 부릅니다. 십자가는 주님이 지시고, 나는 세상 부귀영화만 누리게 하옵소서! 이렇게 나옵니다. 심지어 ‘우리 주님이 십자가에서 우리 대신 지셨으니 우리가 십자가를 다시 질 필요가 없고 그저 세상 것들을 누리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가르치는 거짓선지자들이 많습니다. 이런 누룩이 퍼져서 현재 많은 성도들이 베드로의 고백을 해놓고도 십자가의 길로 나서려 하지 않고 또 십자가의 길로 가겠다는 예수님을 막아섭니다. 예수믿고 잘되고 복받고 성공하고, 오직 세상적인 성공만이 하나님의 복이라는 생각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런 신앙은 참 하늘의 복락을 누릴 수 없을 뿐 아니라 예수님의 책망을 면치 못하는 것입니다.


참 신앙은 주님이 그리스도이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면서, 또 고백하기에 기꺼이 십자가의 길로 나섭니다. 나같은 것을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너무 커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하나님의 뜻을 이뤄드리기 위해 십자가의 길을 나서는 것입니다. 무엇을 위한 십자가의 길입니까? 오늘 예수님의 말씀처럼 ‘사람의 일’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하나님의 일과 사람의 일에 대한 분명한 개념을 정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 하나님의 일이요,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이 사람의 일입니다. 농부가 단지 돈벌이의 수단으로 농사짓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서 이웃을 기쁘게 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겠다는 목적으로 농사짓는다면 그 농부는 지금 목회자나 선교사 못지않게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는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자신을 위해 자녀를 양육하지 않고, 하나님이 쓰실 만한 자녀를 키우겠다는 자세로 자녀를 키우면 자녀양육이 바로 하나님의 일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면 그 모든 일이 하나님의 일입니다. 그러나 만일 목회자가 자기 유익을 위해, 자기 영광을 위해, 기업경영 하듯이 목회를 하면 그것은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 자기 일이요, 사람의 일이요, 마귀의 일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제대로 신앙생활하려면 자기를 부인해야 합니다. 자기 성공, 자기 명예, 자기 계획, 자기 고집, 자기 뜻, 자기 생각 다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못박힐 각오를 하고,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십자가의 길은 많은 고통과 희생이 따릅니다만 그 길은 결코 고통과 희생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예수님이 25절 이하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참으로 세상이 알 수 없고 줄 수 없는 굉장한 하늘의 선물이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는 자에게 하늘의 생명이 주어지고, 그 생명이 영원까지 이어집니다. 여기에 참 생명이 있고, 여기에 영생이 있고, 여기에 천국이 있습니다. 여기에 참 평안이 있고, 기쁨이 있고, 하늘의 위로와 소망이 있고, 여기에 진리가 있고, 여기에 참 자유가 있고, 여기에 건강이 있고, 행복이 있고, 여기에 최후의 승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하나님은 이런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 일하십니다.


오늘 우리가 맞이하는 추석 명절이 이런 참 신앙을 보여줄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제가 아름다운 신문에 썼습니다만, 원래 추석 명절은 우리 조상들이 하늘의 신께 감사하고, 하늘의 뜻을 본받아서 이웃과 더불어 살기로 결단하는 절기였습니다. 하늘의 신께 감사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자! 이것이 원래 추석을 지키고자 했던 정신이었습니다. 지금은 유교의 영향으로 조상을 섬기는 절기로 변질되었지만 원래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리 믿는 성도들이 추석의 원래 정신을 다시 회복시켜야 합니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일가친척을 찾아뵙고, 이웃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추석 명절만 되면 꼭 갈등이 폭발하는 가정들이 있습니다. 믿는 가정에서는 그런 일이 없지만 믿지 않는 가정에서는 ‘왜 절하지 않느냐? 절 해라! 절하지 않겠다!’ 이것 가지고 티격태격 말다툼하다가 마음에 상처를 받고 돌아옵니다.

그러므로 아예 추석때 일가친척을 찾아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아닙니다. 그럴수록 피하지 말고, 더욱 기쁨으로 일가친척들을 섬기십시요. 이것도 주님을 위해 고난을 받는 것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차례상을 차릴 때, 더 열심히 참여하고, 일일이 챙기십시오. 힘들다고 불평하지 말고, 피하지도 말고 감사함으로 믿지 않는 친척들을 섬기십시오. 차례상을 차릴 때나 설거지할 때나 거기에 들어가는 재정을 감당할 때나 굳은 일을 도맡아 하고 좀 손해를 보십시요! 뺀질뺀질 얌체같이 힘든 일을 하려 하지 않고, 조금도 손해보려하지 않고 그러지 말고, 그럴 때마다 기꺼이 손해보고, 양보하십시오.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마십시오. 결코 논쟁하지 마십시오. 그저 묵묵이 기쁨으로 일가친척들을 위해 섬기십시오. 그것이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럴 때 결국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 추석 명절이 주님을 향한 우리의 신앙을 시험할 수 있는 시금석입니다. 추석 명절을 통해 우리 주님의 십자가의 길을 체험하면, 또 다른 곳에서 십자가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를 통해 하늘의 영광이 드러납니다.


아무쪼록 오늘 우리 중앙의 성도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베드로와 같은 고백을 하면서 예수님의 뒤를 따라 기꺼이 십자가의 길을 가는 참 신앙인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