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책을 내어 신앙적 면모를 보였으며 일본에서 간증집회에 나가는 등 이성주의자로 확고한 위치를 굳혔던 그의 변화는 세상을 놀라게 했다. 딸의 암투병과 시력상실의 위험 앞에서 장관도 석학도 아닌 한 아버지는 절대자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의 딸이 바로 이번에 ‘땅끝의 아이들’(시냇가에 심은 나무들 출간)을 펴낸 이민하 변호사다. 이 전 장관의 장녀인 이 변호사는 김한길 전 국회의원과 결혼을 했다. 유학도 떠났다. 미국 로스쿨을 수료, 캘리포니아 주검사와 L.A.지역 부장검사를 지냈다. 그의 청춘의 인생은 빛났고 거칠 것이 없었다. 그러나 행복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결혼생활은 파경을 맞았다. 이어서 재혼후엔 갑상선암 투병을 하게 됐으며, 2006년엔 망막이 손상돼 실명위기가 왔다.

버클리대를 졸업한 큰아들이 26세에 원인불명의 혼수상태가 되어 세상을 떠나고 둘째 아들은 정서불안이 심했다. 벼랑 끝 절망에서 그를 돌려세운 것은 우연하게 접목된 신앙이었다. 놀라운 감동과 깨달음이 왔다. 2009년 안수를 받아 정식 목사가 되었다. 그는 지금 미국과 한국, 아프리카, 아시아 등 여러곳에 복음을 전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절망과 외로움 가운데 혼자 떨고 있을 때 그들을 찾아가 사랑과 위로를 나눠주는 일이야 말로 가장 보람된 일이요, 큰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 이어령 박사가 2007년 7월 23일 온누리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는 뉴스가 중앙일간지와 방송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하나님. 이 찬란한 빛과 아름다운 풍경, 생명이 넘쳐나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당신께서 만드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왜 당신의 딸 민아에게 그 빛을 거두려 하십니까. 기적을 내려달라고 기도 드리지 않겠나이다. 만약 민아가 어제 본 것을 내일 볼 수 있고, 오늘 본 내 얼굴을 내일 또 볼 수 있게만 해 주신다면 남은 생을 주님께 바치겠나이다. 글 쓰는 일과 말하는 천한 능력을 당신께서 이루시고자 하는 일에 쓰실 수 있도록 바치겠나이다.”

땅끝의 아이들은 지독한 이성주의자였던 이어령 전 장관이 영성의 문지방을 넘게 만든 딸 이민아의 신앙간증집이다. 실명위기에 처했던 이민아의 시력은 2011년 기적적으로 회복된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시련과 시험, 영적체험과 깨달음의 체험담이다. 일독을 꼭 권해드리고 싶다.

/조양교회 장로, 한국장로신문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