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건축이 개신교 파산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진호 제3세계그리스도교연구소 실장은 9월 22일자 <한겨레> ‘야 한국사회’ 칼럼란을 통해 최근 7개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사례를 들면서 “이는 무분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낳은 부실 탓”이라며 “거품을 가득 품은 부동산 풍선은 대폭발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듯이 보이는데 그 거품을 한껏 머금은 사람들 중 교회는 그다지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은 듯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사례는 “사랑의교회를 비롯해서 할렐루야교회, 명성교회, 새문안교회, 온누리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광림교회, 금란교회, 영락교회 등 대형 교회들이 줄줄이 수천억에서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교회 건축 프로젝트를 마쳤거나 진행중인 교회에서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김진호 실장은 이와 관련, “마치 교회는 교회 건축을 목표로 움직이는 조직처럼 건축에 목을 맨다”며 “거의 모든 교회가 자산 규모에 비해 상당히 과한 예산을 책정하여 건축을 계획하는데 설계 구조 변경, 자재 변경 등이 잦으며, 자재 관리 또한 효과적이지 못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진호 실장은 “이 모든 비용은 헌금으로 충당하지만 헌금은 장기간 분산해서 기부되는 것이므로 실제 건축비는 은행대출을 통해서 이뤄진다”며 “그것은 매달 부과되는 이자액을 통해 교인들을 압박하고, 이로써 교회의 건축은 신앙생활의 중심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해서 교회당을, 주위의 다른 교회를 압도할 만큼 크고 화려하게 지으면, 그만큼 새 교인이 많이 찾아오고, 이로써 교회가 성공하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교회의 웅장함과 화려함이 교회를 찾는 이들을 끌어들이는 유인 조건이 된 덕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교인들을 성장에 총동원하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김진호 실장은 “교인은 줄고 있는데, 거품이 빠진 사회의 만성 불황 상황은 현실의 고통을 견뎌내는 사람들의 내적 잠재력을 소진시켰다”고 분석하더니 “이럴 때 사람들은 종교를 찾는데 그 종교는 안정감을 선사하지 않고 ‘피곤한 종교’가 돼 버렸다”며 이를 한국 개신교가 발전시켜온 신앙양식의 구조적 위기로 분석했다. 부동산 거품 붕괴가 곧 교회의 위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