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이미 시작되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평창’이 불려진 이후 평창은 더 이상 옛날의 평창이 아니다. 산과 하늘밖에 보이지 않던 오지, 화전민이 터잡고 살던 강원도의 산골,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으로 이름을 알린 평창. 이제 그 평창이 세계적 스포츠 명소라는 옷을 입고 세계 속에 얼굴을 알릴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적 정서를 가장 잘 간직한 평창이 지금 세계를 향해 날개짓을 한다.

평창에선 9월 중순경부터 메밀꽃 축제가 시작된다. 평창에 가면 메밀과 달빛의 고장, 봉평면을 빼놓을 수 없다. 메밀꽃 축제가 시작되는 9월엔 소금이 뿌려진 듯 온통 새하얀 메밀꽃밭이 너무 아름답다. 8월 27일 서울노회장로산악회에서 이 지역을 다녀왔다. 아름다운 풍광과 먹거리에 완전 매료되었다. 봉평면의 일품 메뉴는 메밀요리다.

봉평면의 어느 메밀전문점 식당에 가더라도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순메밀국수의 시원한 국물은 고소한 메밀면과 어울려 감동적이다. 메밀막국수와 갓 구운 메밀부치기, 수수부꾸미와 메밀총떡도 잊을 수 없다. 찰수수로 만든 수수부꾸미는 양념장없이 그냥 먹어도 달고 배춧잎을 얹어 얇게 부친 메밀부치기 역시 고소한 메밀향을 풍긴다. 봉평면에서는 날짜 끝자리에 ‘2’, ‘7’이 붙는 날 5일장이 선다. 강원도 일대엔 전통식 5일장과 보부상이 남아있는데 봉평장에서 한 보부상은 봉평(2·7), 진부(3·8), 대화(4·9), 평창(5·0)을 하루씩 돌면서 보따리를 펼친다고 한다. 봉평면엔 예술적 감수성도 짙게 새겨져 있다.

소설가 이효석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효석 문학관은 이미 너무 잘 알려진 명소. 거기서 조금만 나가면 달빛극장 뿐만 아니라 현대 회화 조작 서예 도예 작품을 한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는 무이예술관이 있다. 이곳에선 이효석이 뿌렸던 예술의 씨앗이 맺은 결실들을 볼 수 있다. 이곳의 명산은 오대산뿐만이 아니다. 방아다리 약수터는 삼림욕을 겸할 수 있고, 약수터까지 조성된 전나무길은 산책코스로도 인기가 있다. 또한 평창과 정선에 걸쳐 있는 가리왕산에는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이끼계곡도 있다.

이제 96회 성총회도 끝났다. 가정이나 교회나 연합회 모임으로 끼리끼리 모여 메밀꽃 축제가 펼쳐지고 있는 평창에 가서 자연을 통해 여유로움과 낭만을 모처럼 만끽해 보자!

/조양교회 장로, 한국장로신문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