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언어수준이 심각하다는 보도입니다. 지난 3일자 조선일보 보도(A3면)에 따르면 한국교총이 우리나라 아이들의 언어사용실태를 조사하기 위하여 학생 4명의 윗옷 호주머니에 소형녹음기를 넣고 다니게 하여 4시간의 학교생활에서의 언어사용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평범한 우리 아이 1명이 4시간 동안 385번의 욕을 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 그것도 문제아가 아닌 평범한 우리 아이들이 평균 75초 만에 한 번 꼴로 욕(辱)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학생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욕도 섬뜩하리 만큼의 성적(性的)인 욕, 상대방을 비하하는 욕, 상대방을 위협하는 욕, 신체일부를 비하하는 욕, 그리고 저속한 내용의 신조어로 된 욕이었다고 합니다. 정말 너무 더럽고, 추하고 또 무서워 어른들도 입 밖에 낼 수 없는 욕을 아무런 죄의식이나 수치심이 없이 일상적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학생 뿐 아니라 모범학생들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조사기관인 한국교총은 이 원인을 언어모델의 두 축인 학교와 가정교육이 무너진 탓이라고 진단합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런 아이들의 비속한 언어수준은 단순히 오늘 우리 시대의 언어문화의 한 단면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좀 심하기는 하지만 아이들이야 다 그러면서 크는 것’이라고 가볍게 취급할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 우리의 다음세대들의 정신문화와 삶의 태도와 방법을 결정하는 그들의 가치관을 염려해야 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잘못된 언어는 듣는 이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상대방의 의식을 부정적으로 지배합니다. 그리고 말을 하는 사람의 사고구조를 지배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입에 발린 말’로 말을 이해하기 쉽지만 말은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황패한 가슴에서 잡동사니 언어가 만들어지고 입은 다만 가슴의 표현도구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입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고(마15:11), 사람이 악한 말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악하기 때문이라고, 이 악한 말은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하는 것이고 선한 사람은 그 쌓은 선에서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그 쌓은 악에서 악한 것을 낸다(마12:34-35절)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니 네 말로 의롭다 함을 받고 네 말로 정죄함을 받으리라(마12:36-37)”라고 하셨습니다. 문제는 욕하는 입이 아니라 욕하는 마음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말에는 신비한 능력이 있어서 말이 인간두뇌를 자극하여 그의 사고방식을 지배한다고 하니 이런 악한 말을 하는 우리 아이들의 사고방식과 그들의 인격에서 나오는 가치관이 어떻게 황폐해질 것인가는 생각만 해도 두려워집니다. 우린 우리 주위에서 말을 함부로 하거나 그 언어가 포악한 사람치고 신앙이 좋은 사람이 없고 또 그 자신은 물론 그 자식들의 인생을 얼마나 불행하게 하는가를 어렵잖게 보게 됩니다.

그의 말이 그의 인생을 지배합니다. “잘못된 말이 자신의 온 몸을 더럽히고 자신의 삶의 수레바퀴를 지옥불에서 나는 불로 불사른다(야고보서 3:6)”라고 합니다. 못된 말은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야고보서 3:8)입니다. 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독을 품은 사람이 독설을 내뱉고 그 독으로 인해 남에게 심각한 상처를 주고 또 스스로 무너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끔직한 결과를 가져오는 심각한 정서적 문제가 우리 아이들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니 참으로 염려됩니다. 더욱 그런 서슴지 않는 욕설이 교육의 두 축인 학교와 가정이 무너진 탓이라는 진단에 대하여 경악합니다.

언어순화가 인격순화입니다. 인격의 순화를 통하여 언어를 순화시키지만 언어의 순화가 인격의 순화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이 언어 순화가 사람의 인생을 세우는 것입니다.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이 온전한 사람(약 3:2)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여 건강한 언어를 세워서 사람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교회 교육 역시 건강한 언어로 덕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신의 말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