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21:1-17 ::

오늘은 종교개혁주일입니다. 지금부터 494년 전에 교회의 타락에 분노하던 마틴 루터에 의해 종교개혁의 불길이 타올랐습니다. 그러나 사실 종교개혁의 원조는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말씀 1절을 보겠습니다. “그들이 예루살렘에 가까이 가서 감람산 벳바게에 이르렀을 때에” 했습니다. 감람산 벳바게는 예루살렘성에서 불과 몇 키로 떨어지지 않는 곳입니다. 예루살렘성에서 보면 뻔히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입니다. 예수님일행이 드디어 예루살렘성에 코앞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그 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어린 나귀를 구해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성에 입성하셨습니다. 8절을 보겠습니다. “무리의 대다수는 그들의 겉옷을 길에 펴고 다른 이들은 나뭇가지를 베어 길에 펴고 앞에서 가고 뒤에서 따르는 무리가 소리 높여 이르되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 하더라” 했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환호했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이 연애인들에게 환호하듯이, “호산나 산나 산나 호산나 다윗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시여!” 하면서 예수님을 열렬하게 환영했습니다. 지금 군중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인류의 죄를 대신해서 죽게 될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군왕의 자리에 앉아서 세상을 호령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그렇게 환호하는 군중들 사이에서 예수님은 어린 나귀를 타고 쓰러질듯 비실비실 예루살렘에 들어가셨습니다. 이런 예수님의 행동은 이방인처럼 낯설기만 합니다. 지금 예수님이 무엇을 말씀합니까? 예수님이 몸으로 소리높여 외치고 계십니다. “나는 너희들이 기대하고 있는 다윗같은 왕이 아니다. 나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온 인류를 구원하려고 온 하나님나라의 왕이다.” 이것을 외쳤습니다.


이렇게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에, 예수님이 제일 먼저 성전에 들어가셨습니다. 예수님의 눈에 비친 성전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습니다. 소, 양, 비둘기 같은 짐승들로 가득했고, 환전상과 상인들과 제사하러 온 성도들로 뒤얽혀있어서 거룩하고 엄숙한 모습은 눈꼽만큼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시고 예수님이 분노하셨습니다. 12절 말씀을 보겠습니다.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모든 사람들을 내쫓으시며 돈 바꾸는 사람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시고” 했습니다. 예수님이 돈 바꾸는 자들의 상을 엎어버리고, 비둘기파는 자들의 의자를 엎어버렸습니다. 그들을 성전에서 쫓아냈습니다. 동일한 사건을 기록하고 있는 요한복음 2장을 보면 예수님이 현장에서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었습니다. 예수님이 채찍을 가져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성전 안에 가득 찬 상인들을 보시면서 “내 이 놈들을!” 이러시면서 즉석에서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어 가지고 휘둘러 가면서 성전 안에 있던 상인들을 전부 쫓아냈습니다. 예수님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13절 말씀입니다. “그들에게 이르시되 기록된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드는도다 하시니라” 했습니다. 저희들이 만민이 기도하는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제사를 드릴 때, 흠없고 정결한 짐승을 제물로 바쳐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방에서 예루살렘까지 한 달 이상 걸리던 당시에 흠없는 제물을 가져오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흠없는 제물을 가지고 출발해도 도중에 흠이 나고, 상처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정작 예루살렘성전에 도착했을 때는 제물로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당시의 제사장들은 성전에서 하나님께 드릴 제물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20세 이상의 남자들은 반 세겔의 성전세를 납부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세겔은 성전 밖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고 오직 성전 안에서만 통용되는 돈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성전에서 제사드리려면 로마돈을 세겔로 환전해야 했습니다. 그래야 성전세도 내고 또 흠없는 짐승을 사서 제사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성전에는 돈바꾸는 사람들과 제물파는 상인들로 가득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제사장들과 결탁해서 폭리를 취했습니다. 환전할 때, 턱없이 비싼 수수료를 챙겼습니다. 상인들은 부르는 것이 값이었습니다. 이것을 제사장들이 눈감아 주고 그 댓가로 뇌물을 받아먹었습니다. 결국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성전을 더럽히는 주범이었습니다. 저들은 만민의 기도하는 성전을 강도의 소굴이 되도록 만들어 버렸습니다. 예수님이 이런 모습을 보시고 노끈으로 채찍을 만드셔서 짐승들을 쫓아내고, 환전상들의 상을 엎어버리고 그들을 쫓아내셨던 것입니다.


거기는 더 이상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는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 아니었습니다. 거기는 진리가 소통될 수 없었습니다. 온갖 세상의 잡소리와 세상의 탐욕과 시기와 질투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전혀 거룩한 성전이라고 할 수 없고, 또하나의 세상이외에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거기서는 도저히 생명의 향기를 맡을 수 없었고, 죽음의 악취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성전에 참석해도 거기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었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성전에 모인 성도라 할지라도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전혀 알지 못하고, 여전히 세상사람들처럼 생각하고, 세상사람들처럼 욕심부리고,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면서 살았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시고 예수님이 분노하셨던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런 예수님의 모습에서 하나님의 분노하시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은 성전이 타락하고 더럽혀 지는 것을 가장 분노하십니다. 성전마저 타락해 버리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성전을 더럽히고 타락시킨 자들을 절대로 그냥 두시지 않습니다. 그들을 반드시 심판하시고, 타락한 성전을 철결케 하십니다. 14절 말씀입니다. “맹인과 저는 자들이 성전에서 예수께 나아오매 고쳐주시니” 그 당시에 소경과 저는 자들은 성전에 들어올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을 성전으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환전상들과 상인들과 짐승들은 쫓아내버리고, 맹인들과 저는 자들을 들어오게 했습니다. 그리고 소경의 눈을 뜨게 하고, 저는 자들을 다시 걷게 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소리높여 예수님을 찬양했습니다. 다시금 성전에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모습이 회복되었고, 생명의 기쁨이 회복되었고, 생명희 향기가 진동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보고 이번에는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분노했습니다. 15절을 보겠습니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예수께서 하시는이상한 일과 또 성전에서 소리 질러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하는 어린이들을 보고 노하여” 했습니다.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의 눈에 비친 예수님은 이상한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이 하시는 일들이 이상하게만 보였습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어린 나귀를 타지 않나, 엄연히 종교법으로 허용된 사람들을 쫓아내고, 성전에 들어올 수 없었던 사람듣을 들어오게 하는 등, 이런 모습들이 그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상한 예수님을 보면서 찬양하는 어린이들을 보고 분노했습니다. 저들은 기뻐해야 할 상황에서는 분노하고, 분노해야 할 상황에서는 기뻐했습니다. 예수님의 행동와 저들의 행동이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분노하시는 것에 분노하고, 예수님이 기뻐하시는 것에 기뻐해야 할 것입니다.


17절을 보겠습니다. “그들을 떠나 성 밖으로 베다니에 가서 거기서 유하시니라” 했습니다. 베다니는 원래 ‘슬픔의 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의 베다니는 소위 달동네였습니다. 한센씨병에 걸려서 격리된 사람들이 죽지 못해 살아가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은 나사로와 마르다와 마리아가 살고 있는 동네이기도 했습니다. 죽었다 살아난 나사로의 병도 아마도 나병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성 나사로의 집’은 보통 한센씨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습니다. 이렇듯 버림받은 동네가 바로 베다니였는데, 예수님이 그 동네에 가서 거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화려했지만 타락한 예루살렘에 거하시지 않고 성을 나와 어렵게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에게로 가서 그들과 함께 했습니다. 이런 예수님의 모습은 교회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진리를 선포하고,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 편에 서는 것입니다. 그들을 섬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으로 건강한 교회의 모습입니다.


약 500 여년 전의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의 교회에서도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왭니까? 당시의 교회가 타락해서 만민이 기도하는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루터가 자신이 섬기던 비텐베르크 성당에 내 걸었던 95개 조항을 살펴보면 대부분 면죄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당시의 교회 지도자들은 성도들에게 진리를 가르치지 않았고 선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성경을 읽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심지어 소지하기만 해도 잡아 갔습니다. 이렇게 성경을 가르치지도 않고, 읽지도 못하게 하고, 심지어 소지하기만 해도 잡아 가도록 해놓고 면죄부를 팔았습니다. 교회에서 죄를 면해 주는 증서를 사면, 지옥에 간 영혼들이 천국간다고 가르쳤습니다.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던 성도들은 이런 거짓된 가르침을 그대로 믿고 앞을 다퉈 면죄부를 샀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진리에 눈멀게 해놓고 거짓된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당시의 교회는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 강도의 소굴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거기는 전혀 하나님의 뜻이 선포되지 않았고, 진리를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성도들이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었겠습니까:? 전혀 진리가 소통되지 않았습니다. 성도들은 전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었고, 하나님의 마음도, 하나님의 뜻도 깨달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결국 성도들이 자연히 세상사람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살면서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고 세상사람들처럼 똑같이 탐욕적으로 살았습니다. 이런 교회의 모습을 보고 분노했던 사람이 지금부터 500여 년 전에 살았던 마틴 루터였던 것입니다. 이 마틴 루터의 분노가 하나님의 분노였습니다. 하나님은 성전이 타락할 때, 가만히 계시지 않습니다. 분노하시면서 마틴 루터를 보내 타락한 교회를 엎어버리고 청결케 했던 것입니다.


500여 년이 지난 오늘 한국교회를 돌아보면,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 거의 강도의 소굴로 되어 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소위 일천번제헌금을 합니다. 일천번제헌금을 강조하는 이면에는 ‘헌금하면 하나님이 복주신다’는 믿음이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만나는 하나님은 헌금한다고 복주시는 하나님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언제 복주십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를 따라 살면서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릴 때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더하십니다. 그리고 헌금은 복을 주신 하나님에 대한 감사의 증표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더욱 하나님께 헌신하고 충성하겠습니다” 이런 증표로 드리는 것이 헌금입니다. 그런데 많은 교회에서 일천번제를 드리라고 합니다. 이렇게 일천번제를 드리면 하나님이 기도에 응답하시고 복을 주신다고 가르칩니다. 그야말로 만민이 기도하는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절대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의 조그만한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이미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아시고 응답하시는 분이십니다. 이런 하나님을 일천번이나 헌금해야 응답하시고 복주시는 분으로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회개하고 돌이키지 않으면 하나님의 분노가 이 땅에 임할 것입니다. 특별히 교회는 자꾸 물질화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교회에서 물건 파고 사는 행위를 경계해야 합니다. 교회마저도 시새차이를 노리고 땅을 사고 팔고 하면서 그 돈으로 성전을 짓고 교회를 세우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죽음의 구덩이를 파고 있는 것입니다. 사업이 되고 이권이 개입되면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교회는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성도간의 교제를 나누고, 진리를 배우기 위해 성경공부하고.. 이렇게 본질적인 것만 해야 합니다. 장사속, 잇속이 개입되면 교회가 타락합니다. 이런 모습을 경계하면서, 교회를 진리의 터 위에 세우는 데 모든 열과 성의를 다해야 합니다. 만민이 기도하는 집을 만들어야 합니다. 누구나 와서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진리를 깨닫고 진리로 거룩하게 옷을 입는 이런 교회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을 누가 할 것입니까? 우리가 해야 합니다. 모든 성도들이 힘을 합해야 합니다.


오늘은 종교개혁주일입니다. 나귀를 타고 입성하신 예수님의 눈에 비친 당시의 성전은 그야말로 강도의 소굴로 변해 있었습니다. 중세의 종교개혁시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시고 하나님이 분노하셨습니다. 오늘 이 시대의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이 선포되지 않고, 자꾸만 교회가 물질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근심해야 하고, 아파해야 합니다. 교회를 말씀의 진리의 터 위에 세우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성도들이 함께 힘을 합해야 합니다. 이런 건강한 교회가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절실합니다. 이 거룩한 일에 성도들이 함께 힘을 합해 나갈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