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인용)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28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실행위원회를 열어 지난 7월 특별총회에서 통과시킨 개혁정관을 폐기하고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법원에서 선임한 김용호 대표회장 직무대행(변호사) 지난 7월 7일 특별총회를 열어 정관 개혁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시 한기총 사태의 갈등 당사자였던 이광선 직전 대표회장측과 길자연 대표회장측의 절충안을 도출해 통과시킨 바 있다.

개혁 정관은 길자연 목사의 대표회장 직무가 정지되는 파행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대표회장을 인준한 대신에 일부 정관을 개혁적인 방향으로 변경했던 것.

그러나 개혁안이 통과된지 3개월여 만에 한기총을 장악한 길자연 대표회장측은 실행위원회를 열어 다시 이전 상태로 정관을 바꿔버렸다.

개혁안의 핵심 사항은 대표회장 임기와 교단순번제였는데, 실행위원회에서 이 두 가지 모두를 변경한 것이다.

즉, 대표회장 임기를 현행 1년 단임에서, 2년 단임으로 다시 임기를 늘렸다. 또 교단 규모별로 가 - 나 - 다 군으로 분류해 순번제로 대표회장을 맡기로 한 규정도 폐기해 버렸다.

당연히 축조 심의과정에서 강한 반발이 이어졌고 실행위원들은 찬반 논란을 거듭했다.

특히 지난달 교단총회에서 12개 노회가 한기총을 탈퇴하거나 행정을 보류하자는 헌의안을 상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기총의 내부개혁을 지켜보자며 보류했던 예장통합측의 반발이 거셌다.

개정안을 반대한 예장통합 박위근 총회장은 "(순번제 취지는) 작은 교단도 한기총 대표가 되어 섬길 수 있는 기회를 드리는 것이 연합정신에서 옳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교단은 먼저 정한 그대로 하자는 것"이라 주장했다.

반면 개정안을 찬성한 한기총 명예회장 이만신 목사는 "(3개월 만에 바꾼다고해서) 우리가 그걸 잉크도 안 말랐다. 그런 소리를 할 필요가 없다. 반드시 그대로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계속된 논란 끝에 기립 표결에 들어갔고 결국 대표회장측이 내놓은 전체 개정안은 통과됐다.

이 표결 과정에서 통합측 실행위원들은 퇴장을 선언하고 회의장을 떠나버렸다.

이번에 실행위원회에서 통과된 개정안은 곧바로 실행되는 것은 아니며총회를 열어 총회대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시행할 수 있다.

금권선거 논란으로 대표회장 직무정지 사태라는 수모까지 겪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여전히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권력욕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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