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사님과 대화 중인데
목양실 노크 소리가 크다.
누굴까 ... ?
문을 열었더니
집사님이 반가운 얼굴로
서 계신다.
대화중이었기에
들어오시란 말을 못하고
웬일이신가 하는 표정을 지었는데
다짜고짜로 들어오신다.
뭔가 신이 나신 모양이다.

부랴부랴 권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집사님과 마주 앉았다.
밝던 얼굴이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시더니 잠시 목이 멘다.
“목사님,
새 성전에 들어와서
이토록 행복하게 예배를 드리면서
약정한 건축 헌금을 못 드려서
얼마나 마음이 무거웠는지 모릅니다.
게다가
목사님은 빚 때문에 얼마나
더 힘드실까 생각하니
목사님 얼굴 뵙기도 사실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생각지 못한 길로 이걸 주셨습니다.”
하시며 안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놓으신다.
그리곤 또 다시 환한 얼굴로
“약정한 건축헌금 다 드리는 겁니다!”

이젠 이상하게
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어렵고 힘든 세월 속에
하나님께 서원한 것을
드리지 못해 늘 무겁던 마음,
거기다 주의 종의 마음까지 헤아려
‘목사님은 얼마나 더 힘드실까’하는
그 마음 써 주심이
내게 뜨거운 감동으로 다가온다.
사실 공사비 정산하여 갚아야 할 것들 때문에
늘 마음이 무거웠는데
그 무거운 마음을 같이 받쳐주는 분이 계시니
한결 가볍게 느껴진다.

주님,
주의 종이 이 집사님으로부터
큰 위로와 격려를 얻사오니
주님께서 갚아주십시오.
더군다나 서원한 것을 이행키 위해
그동안 마음 고생하신 것,
주님이 다 아십니다.
서원한 것을 온전히 이행한 성도에게
성경에 기록된 만복을 내려 주옵소서.

아직도 시공사에 주어야 할 액수가
만만치 않으나
이런 신실한 성도들이 있으니
곧 채워지리라 믿으며
나는 내일 추수감사주일을 큰 기대 속에
바라보고 있다.
하늘로부터 놀라운 은총의 선물이 있을 것을.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