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람들 앞에서 칭찬을 받고, 귀한 사람으로 대접을 받고, “속이 꽉 찬 사람”이라는 칭찬을 받을 때 나는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나를 어떻게 보실까?’, ‘하나님께서도 나를 그렇게 보실까?’ 때론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거나 알아주지 않을 때, 억울하게 오해하고 좋지 않게 평가할 때 나는 하나님을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나를 어떻게 보실까?’, ‘하나님께서도 나를 그렇게 보실까?’ 그리고 나 스스로 결심합니다. ‘사람의 평가와 대접에 너무 큰 비중을 두지 말자. 사람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자기생각으로 하는 사람들의 평가에 마음 뺏기지 말자, 사람들 보다는 하나님 앞에 인정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입니다. 실제로 세상 사람들이 다 나를 칭찬하고 높게 평가한다고 해도 하나님께 인정받지 못한다면 나는 실패한 인생이고, 세상 사람들이 나를 우습게 여겨도 하나님께서 나를 인정하신다면 나는 성공한 인생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평가는 늘 그 기준이 다르고 자기 좋을 대로 평가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칭찬은 금방 비난으로 바뀔 수 있고 사람의 질시는 금방 아첨에 가까운 칭찬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는다고 우쭐할 일이 아니고 사람들이 안 알아준다고 기죽을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수야 없지만 ‘사람’은 그냥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려니……’하고 사람들의 평가에는 너무 큰 비중을 두지 않음이 신상에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앞에 나는 누군가? 하나님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실까? 하나님께서 나를 당신의 종으로 인정하시고, 지난 시간처럼 앞으로도 나를 통하여 역사를 만들어 가시고 그 역사의 한가운데 나를 세워주실까? 그것이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면서 자신의 삶과 사역을 돌아봅니다. 허무하게 무너지고 안개처럼 사라질 인간적인 위상을 높이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세우는 일에 너무 큰 비중을 두고 살아온 것이 아닌지, 하나님보다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사람들을 의식하며 살아온 것이 아닌지? 인생의 마디마디를 어떤 내용으로 채워가고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지난주일 항존직 임직자와 은퇴자를 보면서 나 자신의 은퇴와 사역의 끝날을 생각했습니다. ‘나는 무엇을 위하여 목사 임직을 받았고 무엇을 하고 목사직을 마칠 수 있을지?’ 사실 무슨 직임으로 무슨 자리에 앉는가보다는 그 자리에서 무엇을 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목사직이라는 이 소중한 직임을 가지고 내 평생 무엇에 전력을 기울였는지? 어떤 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어떤 평가로 그 일을 마칠 수 있을지? 정말 하나님께서 미소 띤 모습으로 “너는 참으로 속이 꽉 찬 사람이었다.”라고 칭찬해 주실지? 예식을 위해 의례적인 칭찬으로 하는 그 빈소리 칭찬들 말고, 존경이니 수고니 충성이니 하는 얼토당토않은 미사어구로 립서비스를 하는 그 의례적인 말잔치 말고 정말 속이 꽉 찬 칭찬을 들을 수 있을지? 나의 퇴임사는 겸손하면서도 당당하고 진지하면서도 행복한 그런 퇴임사를 할 수 있을지? 칭찬이 부끄럽지 않고 비난이 두렵지 않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합니다.

그래서 나는 새벽마다 나의 지성소인 강단 위 기도소에서 나를 돌아봅니다. 매번 송구스럽고 부끄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자리 그 성소, 하나님을 만나는 그 성소가 나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는지 모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 상처투성이로 지친 영혼이어도, 때로는 괜히 별것도 아닌 것으로 우쭐대다가 하나님께 한 대 쥐어 박혀도 그래도 그 자리가 좋습니다. 하나님을 부르고 만나기가 송구스럽기는 해도 그래도 그 자리가 없다면 나는 금방 힘을 잃어버리고 낙심하고 세속적 욕심에 정복당할 것입니다. 나를 지키고 나를 하나님의 종으로 순복시킬 수 있는 가장 큰 힘, 가장 중요한 자리가 바로 그 자리,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는 자리입니다.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적나라한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섭니다. 그리고 위로를 받고, 힘을 얻고, 새로운 각오를 하고 해야 할 일을 깨닫습니다. 하나님 앞에 선 자신을 늘 새롭게 발견합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