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고를 쳤다.
으째 이런 일이 ...

유민혜 집사님 가정이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새 아파트,
참 좋다.
잠이야 어디서 자든
그게 그거일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새 집, 새 아파트다 하면
기분이 더 좋다.

이사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구역 식구들과 함께 가서
여기 저기 둘러보며
‘참 좋습니다’를 연발.
그리곤 즐거이 주님께 예배.
마음껏 축복하고 축복.
예배도 은혜스럽고 즐겁게
마쳤다.
이사한 집에 드리는 교회 선물,
예쁜 액자를 드리려고
소파에서 일어나 전달하고
다시 소파에 앉는 데,
그 순간, 비극이 일어났다.

앉는 순간 갑자기
소파가 으지직하며 가운데가 부러진다.
함께 앉아계시던
안 권사님께선 당신 때문인 줄 아시고
놀라셔서 황급히 다른 자리로 피신.
나는 앉다말고 급히 일어나 엉거주춤.

이런 황당한 일이?
이걸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하는가?
뭐라고 말을 해야 하나?
보아하니 새 아파트에
새 소파인 듯 한데 이걸 어쩌나 ....

정말이지 그렇게 당황해 보기도
처음이다.
그 순간,
별로 듣기 좋아하지 않는
‘체중’ 문제가 다시 원인으로
지목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 계면쩍기 한이 없다.

그런데 유 집사님이
도리어 더 놀라고 미안해하며
그런다.
“이거 며칠 전 처음 들어왔을 때
가족들이 앉는 데 뚝 소리가 크게 나서
이상하다 했는데
그 때 보이지 않는 금이 갔다가
목사님이 그걸 확실히 보여주신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가구점에 연락하면 될거예요.
죄송해요, 놀라게 해 드려서.”

평상시 얼굴만큼 이쁜 마음씀이요,
이쁜 말이다.

주일날,
만나자마자 어떻게 되었는가 물었다.
“목사님이 도와주신 거예요.
처음에 뚝 소리가 크게 나서 이상했는데
찾지를 못했어요.
그런데 목사님께서
소파가 이상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신 거예요.
그나마 산 지 일주일도 안 되어
부러진 게 다행이지
나중에 그랬다면 손해 봤을 거예요.
가구점에서 새 것으로 세트 채 바꾸어주었어요.“

나는 그 일을 통해
예수님께서 우리의 변호사란 사실을
실감했다.
그날,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나의 삶을 두고 사탄이 이것저것 고발할 때
나는 아무런 말도 못하는 유구무언.
내 죄를 내가 아는데 무슨 말을 할까...
정말이지 당혹스럽고 어찌할 바를 모를 때
예수님께서 나를 보호하시며
나를 위해 변론해 주시는 그 따뜻함.
고마우신 예수님.

그 예수님을
나는 유 집사님을 통해
뵐 수 있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