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팀원들과 함께 해변에 위치한 C라는 작은 도시에 휴가를 내어 갔었습니다. 마침 성탄절이 가까웠을 때였습니다. 해변에 나갈 때 마다 저희를 따라다니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적게는 대여섯 많게는 열두어 살 정도로 정확이 저희 아이들 또래였습니다. 조개목걸이를 팔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고 돈을 받기도 하고, 때론 배고프다며 돈을 구걸하기도 했습니다.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였지만 조금씩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학교가방대신 조개껍질 가득한 비닐 가방 둘러메고 해가 지치도록 하루를 헤매는 아이들…… 대부분 아빠가 버린 가정의 가장이었습니다. 돈벌이를 위해 학교가 아닌 세상으로 내몰린 아이들이었습니다. 삭막한 사회에서 약자로서의 갖은 어려움을 다 겪었을 것입니다. 거친 욕설과 주먹다짐, 위협…… 하지만 이들을 보며 제 마음을 더 힘들게 했던 것은 ‘이들에겐 아무런 희망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소망도 없는 이들에게 관심마저 없는 것은 고스란히 아이들의 삶의 주제가 되었습니다.

2000여 년 전 주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 제일 먼저 양치는 목자들에게 가셨던 것을 기억했습니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하필이면 목.자.들… 이들은 ‘아마도 가장 소망 없고 관심 받지 못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오심은 바로 이들을 위함이었기에 벅찬 가슴으로 이내 달려가셨나 봅니다.

만약 이 도시에 예수님이 왔다면 누구에게 먼저 가셨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소망 없는 구석에 웅크린 아이들….밤이 내린 해변에서 지친 하루를 핥고 있을 아이들… 바로 이 조개껍질 파는 아이들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은 분명 이들에게 먼저 달려갔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에게 먼저 성탄의 소식을 알리기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아이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조개봇짐을 내려놓고 둘러앉아 게임도 하고 노래도 배웠습니다. 또 연극을 보며 성탄절의 의미를 처음으로 알아 갔습니다. 그리고 저희 팀원들은 아이들 앞에 무릎을 꿇고 어른들을 대표해서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 동안 저지른 무시와 욕설과 구타와 모욕에 대하여… 낯선 도시에 성탄절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2011년을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1시간 남짓 남겨놓게 되었습니다. 벵국에서 두 번째 해를 보내고 있지만 ‘살아남은 것’ 말고는 분주함만 가득할 뿐 내세울만한 것이 없습니다. 언어도 일도 신앙도 그리고 삶도 당신 앞에서 모자람뿐입니다. 당신은 쉼 없는 바퀴를 돌아 거친 숨으로 한 해의 끝자락에 다다랐는데, 아쉬움만 가득한 긴 한숨으로 너털거리고 있는 민망한 제 모습을 봅니다.

아름이는 현재 일과 언어를 병행하고 있는데 이제 6개월 뒤면 2년간의 언어공부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일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다운이는 12월 중순부터 시작된 겨울방학을 맞아 도시락 없는 세상에서 새벽잠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간 살림과 언어를 병행하며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지금까지 용케 달려던 것을 기억합니다. 남은 6개도 용케 달려갔으면 좋겠습니다.

2012년의 정상에서

아름다운 하늘나라보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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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늘이는 키 163cm 의 (몸무게는 말할 수 없고) 누가 봐도 어엿한 숙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키가 크고 나이가 들어도 공부에 대한 욕심을 주체할 길이 없습니다. 지난 10월 태국에 2주간 다녀왔는데도 흔들림 없이 진도를 따라 마셔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태국 가기 전엔 도통 감이 없던 회계학(account; 이걸 왜 배우는지 알 수 없지만)이란 과목이 있었는데, 어떤 분의 도움으로 회계의 도를 깨달게 되는 행운을 얻기도 했습니다. 또 태국에 갔을 때 한 ㅅㄱ사자녀 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학교가 꽤 맘에 들어 원서를 넣으려고 생각 중입니다. 3월이나 4월에 결과가 나온다고 하는데 주님께서 원하시는 학교에 갔으면 좋겠습니다.

나라는 태국에 다녀온 이후에 도통 마음을 잡지 못하고 취기에 휘청거리다 그만 방학을 맞게 되었습니다. 물론 성적은 지진을 맞은 듯 폭삭 주저 앉았습니다. 저는 언니의 ‘공부끼’와는 달리 주체할 수 없는 ‘놀끼’를 가진 것 같습니다. 아빠는 이 골 깊은 때를 제거하기 위해, 방학을 맡아 숫자와 알파벳으로 머리를 씻어 내라고 하셨습니다. 과연 잘 될지…. 참, 저는 올해 키가 거의 10cm가 커져서 드디어 허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 보리의 변함 없는 주제는 공주병입니다. 아빠엄마는 말씀하십니다. “사라야 그렇게 온갖 더러운 짓은 골라하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단다” 하지만 저의 생각은 단단합니다.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사람들은 나를 사랑할거야’ 이 생각은 늘 저에게 여유와 자신감을 줍니다. 이불에 오줌을 싸건, 이를 딱지 않아 입 냄새가 풍기건, 축구를 하다가 손으로 공을 들고 도망가도 모두 저를 사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은 참 아름답습니다. 하하하….

아름다운 (B국)

1. 아름이는 1:1 ㅅㄱ공부와 진료, 보건교육등의 일을 시작했는데 본격적인 일의 시작이란 의미보다 앞으로 어디로 인도 하실지에 대한 탐구과정입니다. 위로부터 음성을 잘 듣고 행하여 부르신 방향으로 잘 갈수 있기를 원합니다.

2. 다운이는 아름이가 일을 시작하면서 집안 일을 더 떠 맡게 되어 이전보다 힘에 겨운데 지혜롭게 감당할 수 있도록. 또한 같이 일하는 팀원 중 마음이 어려운 사람들과 일정하게 시간을 가지며 돕고 있는데 은혜로 감당하도록.

3. 계속되는 언어 공부에 은혜를 더하시며 지금처럼 온 가족이 건강할 수 있도록.

4. 사람을 변화시키고 땅을 변화시키는 것은 오직 성령의 능력임을 기억하며 당신의 마음을 부어주셔서 이 땅을 사랑하고 아뢰는 가족이 되기를.

5. 팀과 리더를 더욱 잘 이해하고 더욱 하나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6. 아직 ㅇㅅ를 믿지 않으시는 다운이 아버님과 다운이 남동생의 마음을 녹여주셔서 오랜 바램이 속히 이루어지길 소원합니다


하늘나라보리 (13/10/7)

1. 아이들이 학교에 즐겁게 잘 다니고 있는데(7학년 5학년, 2학년)을 앞으로 이사 가는 시기와 그에 따른 아이들의 교육에 관련하여 당신 음성 잘 듣고 결정하기를. 특히 하늘이의 기숙사 학교 지원과정가운데 있는데(3월발표) 순적하게 인도함을 받을 수 있도록.

2. 학기말 고사도 잘 치르고 겨울방학을 알차고 즐겁게 보내게 있어 감사 1월 11일부터 개학을 하는데 즐겁고 건강하게 학교 다닐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