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교회성장학자인 도널드 맥가브란(Donald McGavran)은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인도 주재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미국 예일대학과 인디아나대학에서 공부한 후에 다시 인도로 가서 선교사역을 충실히 감당하였다. 그 후 그는 아프리카의 교회들도 방문하면서 선교에 대한 실제적 경험과 이론을 확립하여 1955년 『The Bridges of God』(하나님의 다리)이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그는 잠시 미국에서 휴가를 보낸 뒤에 세계 각국의 교회들을 방문하면서 더 다양한 교회성장을 연구하였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How Church Grow』(교회는 어떻게 성장하는가)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이 책은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고, 그는 세계 각지의 교회로부터 교회성장에 대한 강연을 요청받아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는 1965년부터 훌러신학대학 선교대학원 학장을 맡으면서 많은 제자들을 양성하였는데, 우리가 잘 아는 피터 와그너(Peter Wagner)도 그의 제자이다.

맥가브란은 1990년에 92세의 나이로 소천 하였는데, 그는 죽을 때 시편, 요한복음, 로마서 같은 성경을 영어와 힌두어로 암송하면서 임종하였다. 그는 평생을 바쁜 일정 속에서도 성경을 가까이 하여 암송하고 묵상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가 말씀을 사모하면서 학자로 활동하였기에 그의 이론은 진정으로 교회를 살리고 선교에 큰 효과가 있는 학설이 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매년 너무 바쁘게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 돌이켜보면 교회정치에 바빴고, 각종 모임에 얼굴 내보이기에 바빴고, 설교준비하기에 바빴고, 회의 하기에 바빴고, 여행 다니기에 바빴다. 싸우기에 바빴고, 편을 만들고 모함하기에 바빴고, 인기관리에 바빴고, 밥 먹으로 다니기에 바빴고, 운동하기에 바빴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지 못한 채 헛된 일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교회 지도자들이나 학자들이 성경을 가슴에 품지 못했고,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여 암송하지 못했기에, 교회는 성장하지 못하고, 갈등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신학이론은 공허한 말장난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임종할 때 맥가브란처럼 성경 한 부분이라도 줄줄 암송하면서 세상을 떠날 자신이 있는가? 이제 새해에는 새로운 각오와 마음으로 성경말씀을 가까이 하며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실천할 때이다.

/서울장신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