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뽑기 위해 시험을 치렀습니다. 시험응시자 집합시간은 새벽 네 시였습니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응시자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공고한 집합시간인 새벽 네 시가 되었어도 아무 설명도 없이 회사 문은 잠겨 있었고 담당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많은 응시자들이 회사 문 앞에서 불평을 하다가 한 사람씩 돌아가 버렸습니다. 한 시간을 기다리고 돌아간 사람, 두 시간을 기다리다 돌아간 사람, 세 시간을 기다리다가 돌아간 사람, 그래서 거의 다 돌아가고 단지 몇 사람만이 회사 문이 열리고 담당자가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약속시간보다 다섯 시간이나 지난 아홉시가 되어서야 회사 문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응시자들을 불러서 시험을 치렀습니다, 그런데 시험문제가 너무나 의외였습니다. 다섯 시간이나 기다린 사람들을 모아놓고 겨우 묻는 질문은 너무나 황당한 질문이었습니다. “일 더하기 일은 얼마입니까?”,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사람의 팔은 몇 개입니까?” 그런 질문만 몇 마디하고는 그냥 “감사합니다. 이제 모든 시험이 끝났습니다.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라고 말하고는 시험이 끝났습니다. 이것이 그 회사 입사시험의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난 후 몇 명에게 합격통지서가 도착되었습니다. ‘저희 회사 입사 시험에 합격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합격의 기쁨을 안고 출근한 신입사원들에게 회사대표는 그들이 합격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여러분은 먼저 시간을 지키는 시험에 합격하셨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여러분이 새벽 네 시 정각에 시험장으로 오신 것을 보고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여러분은 인내시험에도 합격하셨습니다. 네 시에서 아홉시까지 다섯 시간 동안이나 불평하지 않고 참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성격시험에도 합격하셨습니다. 너무나 기본적이고 어쩌면 짜증날지 모르는 질문에도 화내지 않고 온화하고 정중하게 대답하셨습니다. 저희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은 시간을 잘 지키고, 인내성이 있고, 겸손하고 원만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여러분은 그 세 가지 모두를 충족시켰기에 합격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우리 회사에서 나와 함께 일할 충분한 자격을 가추고 계신 분들입니다.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인지 아니면 지어낸 이야기인지 잘 모르지만 어떤 글에서 읽은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듯한 이야기입니다. 경영자라면 이런 시험으로 한 번쯤 사원을 뽑을 만도 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좋은 사람, 유능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그렇게 많은 스펙이나 학문적 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요즘처럼 누구를 데려다가 무슨 일을 시켜도 못할 사람이 거의 없이 지적 능력이나 업무수행을 위한 실력이 평준화 된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특별한 지적 능력이 필요하거나 특수한 기술이나 기능을 요하는 일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문제는 인간됨입니다. 인간됨은 지적능력과 비례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배운 사람과 못 배운 사람을 인간됨의 기준으로 삼는 때도 있었습니다. 말을 함부로 하고 자기 행동에 대하여 염치가 없는 사람을 ‘배우지 못한 사람’으로, 교양 있고 체면을 아는 사람을 ‘배운 사람’이라고 규정한 때가 있었습니다. 못된 행동은 불학(不學), 무식(無識)의 소치로 취급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시대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의 지적 능력이 도덕적 능력과 비례하지 않습니다. 인간됨을 잃어버릴 만큼 무식한 사람은 없는 시대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탁월한 지적 능력의 사람이기보다는 온전한 인격의 소유자입니다.

물론 하나님의 기준은 더욱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이스라엘 왕 다윗을 뽑으실 때 우리에게 그 기준을 정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외모를 보시지 않고 중심을 보신다(삼상 16:7)라고 말입니다. 사람이 바로 되지 않으면 그가 하는 일도 바로 될 수 없습니다. 좋은 나무라야 좋은 열매를 맺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온전한 삶이 되는 것입니다.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인격을 키워야 합니다. 깊은 학문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높은 인격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조금 안다고, 조금 배웠다고, 조금 가졌다고, 조금 높은 자리에 있다고 교만한 사람보다는 늘 겸손히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사람을 기뻐하시고 그를 통하여 일하십니다. 하나님은 궁중교육을 받은 모세를 통하여서도 일하셨지만 노예출신 여호수아를 통해서도 일하셨습니다. 하나님께 쓰임 받는 사람이 가장 귀한 사람입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