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모데후서 2:20-21

[딤후] 2:20 큰 집에는 금 그릇과 은 그릇뿐 아니라 나무 그릇과 질그릇도 있어 귀하게 쓰는 것도 있고 천하게 쓰는 것도 있나니
[딤후] 2:21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


1. ‘스피노스 조디아티’ 목사님이 미국에서 발간되는 신앙잡지 ‘풀핏’에 자신의 목회 체험을 바탕으로 ‘살아있는 교회와 죽은 교회’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교회는 항상 변화합니다. 죽어가는 교회는 늘 똑같습니다. / 살아있는 교회는 아이들의 소리로 늘 시끄럽습니다. 죽어가는 교회는 죽은 듯이 조용합니다. / 살아있는 교회는 예산을 초과해서 씁니다. 죽어가는 교회는 은행에 잔고가 많습니다. / 살아있는 교회는 새 얼굴과 새 이름을 알기 어려워 애를 먹습니다. 죽어가는 교회는 해를 거듭해도 그 얼굴이 그 얼굴입니다. / 살아있는 교회는 선교 사업이 활발합니다. 죽어가는 교회는 교회 안에서만 움직입니다. / 살아있는 교회는 주는 자로 가득 차 있습니다. 죽어가는 교회는 티내는 자로 가득 차 있습니다. / 살아있는 교회는 배우고 봉사하기에 바쁩니다. 죽어가는 교회는 움직이려 들지 않습니다.”

다 옳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수긍이 가는 내용이 많습니다. 우리 교회, 살아있는 교회로 늘 주님의 말씀에 힘을 얻어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비전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믿습니다.


2. 오늘 성경 본문은 사도 바울이 목회하고 있는 디모데에게 권면과 격려를 위해 쓴 편지의 일부입니다.

“큰 집에는 금 그릇과 은 그릇뿐 아니라 나무 그릇과 질그릇도 있어 귀하게 쓰는 것도 있고 천하게 쓰는 것도 있나니”

여기서 큰 집은 교회를 칭하는 말씀일 것입니다. 교회에는 금 그릇과 은 그릇, 그리고 나무 그릇과 질그릇이 있답니다. 그런데 그 그릇들 중에는 귀하게 쓰는 것도 있고, 천하게 쓰는 것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귀하게 쓰이고, 어느 것이 천하게 쓰인다는 걸까요?

요즘에는 그런 모습이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길거리에서 그릇을 파는 장사꾼들이 많았습니다. 그릇을 파는 어느 장사꾼이 구경꾼들 앞에서 그릇 하나를 집어 들더니 그럽니다. ‘이 그릇으로 말할 것 같으면 특수하게 만들었기에 땅에 떨어져도 결코 깨지지 않습니다.’ 하면서 땅에 냅다 집어 던졌습니다. 그런데 그 그릇은 땅에 닿자마자 박살이 났습니다. 순간,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자 장사꾼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결코 이런 그릇은 팔지 않습니다.”

교회에 그릇이 많다면, 그 그릇을 사용하는 이는 주님이신데, 우리 주님께서 버리고 싶은 그릇은 어떤 거고, 귀히 여기시는 그릇은 어떤 것일까요?

전통적인 해석으로 금 그릇, 은 그릇이 귀하게 쓰이고, 나무 그릇, 질그릇은 천하게 쓰인다는 뜻이 강합니다. 재질 그 자체로 귀하게 쓰이고, 천하게 쓰인다는 뜻입니다. 비싸고 귀한 것은 소중하게 쓰이고 싸구려는 마구잡이로 쓰인다는 뜻일 겁니다.

이 해석에 의하면 애당초 귀하고 천한 것은 결정 난 것입니다. 나무 그릇이 아무리 애써봐야 금 그릇이 될 수 없고, 질그릇이 별 수를 써도 은 그릇이 될 수 없으니 이건 완전히 태어날 때부터 어느 것은 공주 과(科)고, 어느 것은 무수리 과(科)란 뜻입니다.

정말 그런 걸까요? 애당초 재질로, 팔자로, 태어난 집안 내력으로 귀하고 천한 게 결정되는 걸까요? 여성 정치인 중 하나인 박근혜 씨가 나는 어릴 때 이름이 ‘영애’인 줄 알았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모든 언론매체에서 대통령의 자녀들을 칭할 때 늘 ‘영애’니 ‘영식’이니 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웃기는 일이죠? 어릴 적부터 차별되는 집안의 자식들, 그들은 금 그릇과 은 그릇으로 귀하고, 우리같이 서민의 자녀들은 나무 그릇, 질그릇으로 천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세상에선 그런 경향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나라에서도 과연 그럴까요?


3. 오늘날에 들어와서는 이 말씀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변했습니다. 귀하게 쓰이고, 천하게 쓰인다는 뜻이 뭘까요?

엊그제 TV에서 ‘한국인의 밥상’이란 프로를 우연히 보았습니다. 강원도 양구의 한 산골 무 밭을 보여주는데 이상한 장면이 보였습니다. 넓디넓은 무 밭인데, 이상하게도 무는 무청이 잘린 상태로 땅에 그대로 꽂혀있었습니다. 전 같으면 무청이 여기저기 버려져 있어야 했는데, 이상하게도 쓰레기로 버려지던 무청은 사라졌고, 대신 무가 쓰레기로 버려져있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전에는 무가 귀하게 쓰이고 무청이 천히 쓰였는데, 이제는 무청이 귀히 쓰이고, 무가 천히 쓰이는 현상이 벌어진 것입니다. 시래기가 몸에 좋다고 하니 인기 있다고 무와 무청의 팔자가 뒤바뀐 것입니다.

천히 쓰이고, 귀히 쓰인다는 것, 어떤 상태입니까? 어떻게 쓰이는 것이 귀히 쓰이고, 어떻게 쓰이는 것이 천히 쓰이는 것입니까? 재질 자체로 말하는 게 아닙니다. 몸에 좋다는 된장을 금 그릇, 은 그릇에 담아두는 이는 없습니다. 그런 것은 뚝배기 같은 질그릇이 훨씬 좋습니다. 즉 딱 그에 맞게 사용되는 것이 귀히 쓰이는 것이고, 맞지 않는 곳에 쓰이는 것이 천히 쓰이는 것입니다. 가치 없게 쓰이는 것입니다. 와인은 와인 잔에 마셔야지, 밥사발에 마시면 천히 쓰이는 것입니다. 된장은 뚝배기나 종지에 담아야지 비싼 금 그릇에 담으면 천히 쓰이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각각 그에 맞게 쓰여야 귀히 쓰이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쓰실 때, 어디에 쓰실까요? 여러분의 상태를 모르고 아무 데나 쓰실까요? 여러분의 형편과 재질, 능력도 모른 체 엉뚱한 일을 부탁하실까요?

며칠 전, 이웃 교회의 어느 사모님이 수필집을 내는데 날 보고 추천사를 써 달라고 원고를 보내왔습니다. 내가 어느새 이런 나이가 되었습니다. 사모로써의 삶을 진솔하게 쓴 수필집이었는데, 그 내용 중에 이런 내용이 있더라구요.

사모님은 음악을 전공할 정도로 매우 감성적이고, 목사님은 철저한 분으로 오로지 목회, 주님과 교회만 아는 분이셨습니다. 늘 바쁘고, 늘 주님과 교회에 온 정성을 쏟는 목사님, 그래서 가정을 소홀히 하는 목사님에 대해 사모님은 늘 불만이 마음 한 구석에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교회의 기도실에 들어가 엎드려 울며 기도하곤 했는데, 어느 날은 매우 심통이 나더랍니다. 그래서 남편의 무관심을 서운해 하며 하나님께 울면서 따졌답니다. 자신보다 남편을 더 챙기시는 것 같아 투정을 부렸답니다.

“주님, 주님은 이래도 김 목사 편이시지요?” 그랬더니 주님께서 감동 속에 그러시더랍니다. “그래 나는 김 목사 편이다.” 그래서 더 약이 올라 쫑알거렸단다. “저도 알거든요, 언제 주님이 제 편이 되어 주신 적 있나요?” 이에 주님께서 사랑이 풍성한 음성으로 그러시더랍니다. “나는 김 목사를 너무 사랑한다.” 이제는 ‘너무’라는 단어까지 길게 쓰시며 강조까지 하십니다.

삐친 사모님이 소리쳤습니다. “저두 알아요!” 그러자 주님께서 말꼬리를 흐리십니다. “그런데.....” 사모님이 다그치듯 주님께 여쭈었습니다. “그런데요?” 그러자 주님께서 그러시더랍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김 목사를 너한테 맡겼잖니. 잘 해줘라.”

그래서 또 다시 한 시간을 울었답니다. 자기를 믿어 주셔서 맡겨주신다는 그 음성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답니다.

지금 가족이 힘에 부치십니까? 속이 상하고 화가 나십니까? 아니, 교회 일도 지치고 약이 오르고 그러십니까? 아무리 기도해도 하나님께서 자기 기도는 들어주지 않으시고 다른 사람 기도만 들어주신다고 느껴지십니까?

왕십리에 와서 목회하며 매우 힘들어 할 때 주님은 나에게도 그런 비슷한 감동을 주셨었습니다. 이곳에서의 목회가 너무 힘들어요, 너무 무례해요, 너무 부정적이에요, ... 별의 별 것으로 하나님께 투정부리자 하나님께서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너를 이 교회에 보내지 않았니?’ 내가 감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선 이미 다 아십니다. 나를 잘 아십니다. 그래서 나에게 맡겨주신 것입니다. 내게 맡겨진 이들, 내게 맡겨진 일들, 주님이 나를 믿어서 주신 것들로 죽도록 충성합시다. 딤전1:12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 내게 직분을 맡기신 것, 내게 일을 맡기신 것은 주님께서 나를 믿기에, 아니 믿는 정도가 아니라 농땡이 잘 치고 꾀 잘 부리는 나를 충성되다고 여겨주셔서 내게 직분을, 사명을 주신 것이란 고백입니다.

왜 하필 나냐고 투덜대지 맙시다. 그건 주님께서 나를 믿어주신다는 것입니다. 나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주님께서 내가 능히 이 일들을 잘 감당할 것이라 믿으셨기에 맡겨주신 것입니다. 내가 귀하게 쓰임 받고 있는 중이란 뜻입니다. 평생 주님께서 한 번도 내게 일을 안 맡기신다구요? 무슨 뜻입니까? 주님께서 나를 못 믿는다는 뜻 아닐까요? 주님께서 나를 귀히 여기시는 게 아니라 나를 천히 여기신다는 게 아닐까요?

그러기에 귀하게 쓰이고 천히 쓰인다는 것에는 이런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자주 사용하는 것은 귀하게 쓰임 받는 것이고, 한 번도 사용하시지 않는 것은 천히 쓰임 받는 것입니다. 많은 그릇들 중에 손이 자주 가는 그릇이 귀하게 쓰임 받는, 사용되는 그릇입니다.

지금부터 25년 전, 화곡동에서 부목 생활을 할 때, 가까이 지내는 교우 중에 좋은 흙으로 각종 컵, 접시 등 자기(磁器)를 만드는 분이 계셨습니다. 종종 그 분이 새로운 자기를 출시할 때마다 세트로 선물하였는데, 그걸 받을 때마다 우리 집 어느 분께서 딸내미 시집 갈 때 주겠다고 고이고이 간직해 두셨습니다. 선물을 받은 것은 아는데, 한 번도 사용된 것은 못 봤습니다.

그런데 안암동 사택에서 지금의 사택으로 이사를 할 때, 짐 정리를 하는데 자기 세트들이 몇 개 나옵니다. 이게 웬 거냐고 묻는 딸에게 ‘너 시집 갈 때 주려고 간직했던 것’이라고 하자 궁금해서 그걸 풀어본 딸내미, 뭐라고 했을까요? “엄마나 쓰세요.”

20년, 10년 전에는 귀했지만, 세월과 유행이 다 지나간 다음에 그걸 쓰는 이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젊은이들의 감각과 유행 패턴이 얼마나 빠르게 변했는데... 간직하고 있는 게 귀한 거 아닙니다. 자주 자주 사용되는 것, 뭘 하던지 먼저 손에 잡히는 게 귀한 것입니다.

주의 일에도 자주 부탁을 받고 신임을 받는 이가 귀하게 쓰임 받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주 부탁을 받고 쓰임 받는 것을 귀찮다고 한다면, 그거 신앙인으로 뭔가 이상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교회가 무엇을 할 때 이걸 누구에게 부탁할까 할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귀하게 쓰임 받는 충성스러운 주의 일군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주님께서 아주 아주 소중한 일을 하시려고 할 때 이걸 누구와 상의할까, 누구에게 맡길까 할 때 주님의 마음에 제일 먼저 불쑥 떠오르는, 정말이지 주님께 소중하게 쓰임 받는 일군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4. 이렇게 귀히 쓰임 받는 그릇들, 그런 교회들이 주목해야 할 말씀이 본문에서 뒤 따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

귀하게 쓰임 받는 이들이 명심해야 할 말씀입니다. 계속 귀히 쓰임 받는 그릇이 되기 위해선 “자기를 깨끗하게” 해야 합니다. 자기를 깨끗이 한다는 게 뭡니까? 자주 쓰이는 그릇, 주님께서 긴요하게, 소중하게, 가치 있게 늘 쓰시는 그릇, 그 그릇들은 계속 주님의 손에 붙들리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중간 단계가 있습니다. 뭡니까?

설거지가 깨끗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한 번 쓰이고, 주인께 사랑 받았다고, 잘 쓰였다고 즐거워하며 설거지 되지 않으면, 그 다음 번에 아무리 쓰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모든 그릇은 쓰임 받고는 반드시 깨끗이 설거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자주 쓰이는 그릇은 교만하기 쉽습니다. 자신이 주님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고 독선과 교만에 빠지기 쉽습니다. 충성스러운 주의 일군들은 늘 사명을 마치면 자기를 돌아보는 회개의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신임과 사랑을 자기만이 듬뿍 받는다고 오만함에 빠지지 마십시오. 사명을 마치곤 교만하지 말고, 자기 영혼을 씻어내는, 자기 마음을 닦아내는 회개와 경건의 시간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다음 단계,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가 이루어집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창립 107년을 맞이합니다. 한국 교회 역사에 결코 짧지 않은 교회 역사입니다. 왕십리 일대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교회가 분리되기 이전의 왕십리교회이고, 다 허물어진 상황, 뉴타운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교회가 그 전통을 이어가는 왕십리중앙교회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가장 먼저 세우신 이유가 뭘까요? 뭔가 쓰시려고 그러시는 게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쓰실 것입니다. 한국 교회를 위하여, 이 왕십리 일대를 위하여 우리 교회를 쓰실 것입니다. 그것도 크게 쓰실 것임을 믿습니다.

어느 목사님이 음악회에 다녀왔습니다. 연주가 다 끝나자 관객은 일제히 “앙코르”를 연호했고 오케스트라는 두 곡을 더 연주했습니다. 관객의 박수는 더 열광적으로 이어졌습니다. 모두들 ‘이 열광에 한 곡 더 연주하겠지’했는데,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지휘자는 연주자들과 함께 퇴장해 버렸습니다. ‘이렇게까지 열광하는데 한 곡만 더 연주해 주지, 왜 냉정하게 관객의 청을 거절할까….’ 못내 아쉬웠던 마음을 평소 알고 지내는 지휘자에게 털어놨더니 그럴 수밖에 없는 확실한 이유가 있더랍니다. 뭘까요? 연습한 곡이 더 없기 때문이랍니다.

요즘 우리 교회를 방문하는 이들마다, 우리 교회를 아는 이들마다 이렇게 축복합니다. 왕십리중앙교회는 클 것이라고. 수년 내에 부흥할 것이라고. 아멘! 그러나 우리가 준비된 게 없다면 그건 말에 그칠 것입니다. 준비해야 합니다. 준비한 자를 하나님께선 쓰십니다. 아무리 쓰고 싶어도 준비가 안 된 이는 쓰시지 않습니다.

모세를 보십시오. 준비가 안 되었기에 40년을 왕궁에서, 그리고 또 40년을 미디안 광야에서 외로이 보내게 하십니다. 그리곤 준비가 되자 고령이라 할지라도 80세에 일으켜 세워 출애굽의 위대한 구원의 역사를 이루게 하십니다.

107세의 왕십리 중앙교회, 준비되었다면 우리 하나님께서 들어 귀하게 쓰실 것입니다. 어떤 준비? 자기를 돌아봅시다. 회개의 영으로 충만합시다. 순종하는 마음과 영으로 자신을 채웁시다. 무슨 일이든, 어떤 경우에든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겠다’는 삶의 자세를 분명히 보여줍시다. 교만함을 버리고 겸손과 겸허의 영으로 주님을 섬깁시다.


5. 요즘은 직장 구하기 힘든 시대랍니다. 그래서 이런 유머가 있더라구요. 백수가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을 ‘집사’라고 한답니다. 전에는 직장만 사랑했으나 이제는 집도 사랑하게 된 사람이랍니다. 백수가 된지 꽤 오래된 사람을 ‘장노’라고 한답니다. 장기간 노는 사람이랍니다. 백수 생활에 적응이 되어 아예 구직을 포기한 사람은 ‘목사’라고 부른답니다. 목적이 없는 사람이랍니다.

이런 집사, 장로, 목사가 아니라 우리 교회에는 준비된 그릇들, 준비된 주의 일군들 집사, 장로, 권사가 많은 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귀히 쓰시는 그릇들이 많은 줄 믿습니다. 이 모든 그릇들이 힘써야 할 것,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

우리 교회에는 많은 그릇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릇이 제일 많은 곳이 사실 어딘 줄 아십니까? 그릇 가게입니다. 그러나 그건 진열된 그릇들에 불과합니다. 제대로 쓰임 받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그릇들, 별로 필요치 않습니다. 교회에는 전시된 그릇보다 귀하게 쓰이는 그릇이 많아야 합니다. 그런 교회가 제대로 큰일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누구를 탓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회개하여 자신의 믿음을, 자신의 영혼을 깨끗이 합시다. 그리곤 주님께서 쓰시려고 하실 때 주저함 없이, 그리고 불편함 없이 나를 붙들어 사용하시도록 준비된 믿음의 생활을 합시다. 주님께서 나를 익숙해 하실 정도까지 주님의 손에 붙들리는 섬김의 삶을 삽시다.

준비된 일군, 준비된 교회로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 앞으로 열어주시는 뉴타운, 새로운 축복의 대지로 마음껏 나아가는 복된 성도, 복된 교회가 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