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순절 절기의 한 가운데 서 있다. 지난 22일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이 시작됐다. 십자가를 지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뜻과 행적을 기억하며 각각의 신앙을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교회들마다 사순절 기간동안 특별새벽기도회를 갖기도 하면서 십자가의 고난을 돌아보며 각자의 삶을 회개하고 경건을 훈련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사순절 기간동안 사회적인 눈높이를 맞추는 프로그램을 통해 사순절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헌혈과 장기기증 서약 등 생명나눔 운동에 동참하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기도 하고 기독교 엔지오 단체들이 시행하고 있는 사순절 기간동안 금식 또는 절식을 통해서 드려진 헌금으로 북한동포들에게 밀가루를 보내는 운동이 전개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들어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가난하고 병들고 고통받는 이웃들을 돌아보기 위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특히 기장총회의 사순절 순례기도회는 이런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장총회는 사순절 금식 순례기도회를 갖기로 하고 어려운 현장을 찾아 기도회를 하고 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 투쟁을 현장을 비롯해 제주 강정마을 등 우리 사회에서 고난 받는 현장을 방문해 기도회를 열고 생명과 평화, 정의를 회복하게 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기장 총회는 목회서신을 통해서 “조롱거리가 되어버린 한국교회와 부패로 얼룩진 정치 현실 그리고 생태계 파괴와 대결로 치닫는 남북관계가 고쳐질 수 있도록 사순절 기간동안 화해와 평화의 기도를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가 여전히 세상의 희망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천막에서 사순절 금식기도회를 시작한 기장총회의 이같은 시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교회가 그동안 한기총으로 대표되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통에 신뢰도 잃고 선교영향력도 잃어버렸는데 기장총회의 사순절 프로그램은 타교단이 본받아야할 점일 것이다. 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고 오늘의 삶의 자리에서 복음의 파숫꾼으로 살 수 있도록 다시 깨어나는 사순절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