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교단 단체 참여 예정, 선 출범 후 총회 인준
한기총 반쪽 연합기구 전락 불가피, 향후 행보에 관심

가칭 한국교회연합회가 3월 29일 역사적인 출범과 함께 창립총회를 가졌다.
한기총정상화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3일 오후3시 서울 방배동 백석총회에서 확대회의를 열고 좌초 위기에 빠진 한국교회를 구하는 길은 새로운 연합체를 구성할 수 밖에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고 29일 가칭 한국교회연합회를 출범시키기로 최종적으로 결의했다.

비대위는 그동안 한기총 공동회장 등이 제안한 중재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이해당사자인 현 한기총 집행부로부터의 입장 표명을 기대했지만 이날까지 아무런 답신이 오지 않아 결국 이단을 묵인하고 한국교회 연합정신을 크게 해친 한기총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최종 결론에 도달했으며 이에 따라 새 연합기구 설립을 재확인했다.

‘한국교회연합회’(가칭) 설립 총회로 진행된 29일의 비상총회에서는 예장대신 김요셉 목사와 기성 이정익 목사가 대표회장 후보로 출마했으며 투표권은 교단 후보 입후보 직전까지 한국교회연합회 가입 의사를 밝힌 21개 교단, 6개 단체에 속한 199명의 대의원에게만 주어졌다. 다만 추후에 회원가입을 요청한 10여개 교단과 단체에게는 선거 이후에 총회에서 회원가입을 받았다.

23일의 확대회의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한편 확대회의 후에는 각 교단의 9월 총회 이후에도 차기 총회장들이 한교연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이어가겠다는 서약서에 사인을 하는 등 새 기구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결의를 다졌다.

비대위 운영위원장 조성기 목사는 “대표회장 후보를 제외하고 19개 교단 6개 단체 총무들은 어떤 경우에도 선거에 참여하지 않기로 자필로 서명했다”면서 “하나님 보시기에 또 모든 이들이 공감하는 공명정대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한교연 출범에 대해 5월 총회를 앞둔 기성과 9월에 총회를 앞둔 본교단(예장통합) 등 각 교단들은 먼저 출범한 후에 총회에서 출범의 불가피성을 총대들에게 역설하는 등의 인준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다.

예장통합 한 중진은 “그동안 우리 교단이 한기총 탈퇴를 배제하고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것이 수포로 돌아간 것 같아 가슴 아프지만 새로운 기구 또한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한국교회를 위해 귀중하게 쓰여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한교연이 정상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선 각 교단으로부터 차질 없이 인준을 받는 것이 급선무인 만큼 미진한 부분을 최소화하고 공명정대한 선거와 함께 7.7 개혁정관의 정신을 이어가며 한국교회 연합정신을 실현하는 명실상부한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산실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가칭 한국교회연합회의 출범이 임박함에 따라 기존의 한기총은 반쪽 연합기구로 전락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벌써부터 재정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기총은 현재 회관건립기금 등을 위해 모은 10억원을 거의 탕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총회회관 건립을 위해 묶어둔 3억원의 기금과 엄신형 목사가 대표회장 공약으로 내놓은 7억원의 발전기금이 이사회의 결의도 없이 모두 전용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감사 보고서에는 “회관 건립 기금은 목적 외 사용을 금하고 있으나, 총수입 금액이 절대 부족해 운영 자금으로 6억원을 전용했다”고 되어 있다. 7억원이던 회관 건립 기금은 지난해 말에는 1억4천만원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홍재철 목사 취임 이후 구성된 임원회는 목적 기금 전용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지난 3일 열린 임원회에서는 회관 건립 기금과 천안함 재건조 기금을 본부 경상비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발전기금 등 거액의 목적기금은 반드시 이사회 결의 후 집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임원회 결의만으로 목적 기금을 경상비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한기총은 또 지난해 10월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면서 8천만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을 공사비로 지출했다. 재정난을 이유로 직원은 해임하면서 내부 장식에 큰돈을 투자했다.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한국 교회의 자산인 한기총 발전기금과 회관 건립기금의 전용, 그리고 각 교단들의 이탈로 재정적 압박 등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한기총이 어떻게 생존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기총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