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3:21-23

[행] 13:21 그 후에 그들이 왕을 구하거늘 하나님이 베냐민 지파 사람 기스의 아들 사울을 사십 년간 주셨다가
[행] 13:22 폐하시고 다윗을 왕으로 세우시고 증언하여 이르시되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리라 하시더니
[행] 13:23 하나님이 약속하신 대로 이 사람의 후손에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구주를 세우셨으니 곧 예수라



1. 우리 교회 어느 집사님은 나를 보면 이렇게 인사를 합니다. ‘목사님, 나만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다른 분들이 질투해요. 목사님은 나만 보면 얼굴이 환해지셔.’ 이 인사를 처음 받았을 때 당황했었습니다. 이 무슨 요상한 인사입니까?

그러나 생각해 보니 인사 중에 가장 멋진 인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에 대한 믿음이 있으며, 타인에 대한 배려도 담겨 있고, 아니 먼저 사랑의 손길로 선수를 치는, 상대방을 기쁘게 해 주는 멋진 인사입니다.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그 중엔 더욱 마음이 환해지는 이가 있습니다. 감출 수 없는 반가움입니다. 바라건대 우리는 서로를 만날 때마다 이런 사랑의 마음, 사랑의 인사가 늘 진하게 묻어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실 땐 어떠실까요? 환한 미소가 떠오르실까요? 그저 그럴까요? 아니면 얼굴을 돌리실까요? 20년 전에 간증 강사로 유명했던 원종수 박사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암 치료 권위자이면서 간증을 다니는, 마침내 목사까지 된 분입니다. 이 분의 간증을 들은 적이 있는데, 미국 유학 시절, 그 추운 겨울철, 새벽기도회를 다녔답니다. 그것도 혼자 말입니다. 아무도 없는 그 추운 새벽에 썰렁한 교회당에 들어가 불을 켜면 주님께서 자기를 향해 그렇게 말씀하시곤 했답니다. “오, 종수 왔니?”

주님께서 새벽마다 자기를 성전에서 기다리시고, 반갑게 맞아주시기에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새벽기도회에 안 갈 수 없었답니다. 행복한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그토록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니 이 얼마나 복된 사람입니까!

이와 유사한 한 사람이 오늘 성경에 소개됩니다. 다윗입니다.


2.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기름 부어 세우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리라.”

다윗은 한 마디로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 하나님이 보실 때마다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는 말은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이 끌리는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그냥 좋고, 사랑스러우며, 늘 가까이 함께 있고 싶은 사람, 떨어져 있으면 가슴에 사무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왜 그런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보면 좋고, 안 보면 그리운 사람! 다윗은 이렇게 하나님의 마음에 끌리는 사람이었습니다.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다른 새는 자기 새끼가 아닌데 그것도 모르고 알을 부화해서는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다가 먹이면서 기릅니다. 다른 어미 새의 보호와 먹여주는 것으로 뻐꾸기 새끼는 남의 둥지에서 부쩍 부쩍 자랍니다.

그러는 동안 어미 새의 진짜 새끼들은 덩치 큰 새끼 뻐꾸기에게 밀려서 둥지 밖으로 쫓겨나고 나중에는 뻐꾸기 새끼 혼자 먹이를 받아먹고 자랍니다. 한번은 TV에서 그 장면을 보았는데, 먹이를 먹여주는 어미보다 덩치가 훨씬 더 큰 뻐꾸기 새끼가 둥지에서 먹이를 받아먹더라구요. 그런데 왜 이 어미 새는 엉뚱한 다른 새의 새끼, 그것도 덩치부터 다른 그 큰 뻐꾸기 새끼에게 먹이를 계속 갖다 주며 키우는 것일까요?

어느 조류학자가 이렇게 설명을 하더라구요. 어미 새가 먹이를 물어다가 먹일 때에 뻐꾸기 새끼가 입을 벌리는데, 입을 벌릴 때 그 속에 빨갛게 타오르는 듯한 뻐꾸기 새끼의 혀가 그 새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입니다.

먹이를 찾고 먹이를 달라고 하는 뻐꾸기 새끼의 그 새빨간 혀가 다른 어미 새의 가슴을 저미게 만들어 자기 새끼가 아닌데도 먹이를 물어다가 먹인다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것 같지만, 마음으로, 심장으로 끌린다는 것, 마음을 빼앗긴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아가서 4:9절에 보면, “내 누이, 내 신부야! 네가 내 마음을 빼앗았구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사랑은 마음을 빼앗기는 것입니다.

다윗은 도대체 무슨 재주로 이렇게 하나님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3.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다”는 말을 영어 성경은 ‘test’와 연관을 짓고 있습니다. 즉 ‘맞는다’는 말은 ‘여러 번의 테스트(test)를 통하여 입증된’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시험적으로 지켜보신 후, ‘쓸만하다’, ‘그릇이 되는구나!’, ‘내 일을 맡길 만 하구나!’라고 여기셨다는 뜻입니다.

다윗의 아버지 이새에게는 여러 아들이 있었고, 다윗은 그 중 막내로서 외롭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잘 생기고 군인으로서 자질을 갖춘 형들 틈에 치여 다윗은 항상 혼자 양떼를 지키는 외로운 목동 노릇을 했습니다.

선지자 사무엘이 다윗의 집에 와서 아버지 이새에게 아들들을 부르라고 할 때에도 다윗은 불리지 않을 정도로, 집안에서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존중이 뭔가, 도리어 그 시간에 어린 나이에 홀로 들에서 양떼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홀로 버려진 듯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불평이 없습니다.

후에 골리앗과 싸우러 나갈 때, 모두들 두려워서 전전 긍긍할 때, 다윗은 이렇게 말합니다.

“다윗이 사울에게 말하되 주의 종이 아버지의 양을 지킬 때에 사자나 곰이 와서 양 떼에서 새끼를 물어 가면, 내가 따라가서 그것을 치고 그 입에서 새끼를 건져내었고 그것이 일어나 나를 해하고자 하면 내가 그 수염을 잡고 그것을 쳐 죽였나이다. 주의 종이 사자와 곰도 쳤은즉 살아 계시는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한 이 할례 받지 않은 블레셋 사람이리이까 그가 그 짐승의 하나와 같이 되리이다. 또 다윗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나를 사자의 발톱과 곰의 발톱에서 건져내셨은즉 나를 이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삼상 17:34-37a)

그 어린 나이에 부모의 관심도 못 받고 광야에서 홀로 맹수들과 맞서며 양을 지켰다는 것입니다. 사자나 곰의 수염을 잡을 정도로 홀로 긴박한 생활을 했다는 것입니다. 왜 두렵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외로운 싸움, 두려운 싸움을 하다 보니 더욱 더 그가 피부로 느끼는 것, 그것은 바로 여호와 하나님이 자기를 지키신다는 것, 하나님이 자신의 힘이요 권세란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광야는 다윗에겐 철저하게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배우며,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훈련장이었습니다. 외롭다, 두렵다 하며 신세 한탄하는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어찌 보면 하나님은 다윗이 무시당하고, 별 볼 일 없게 여겨지는 가운데, 그리고 광야에서 외롭게 홀로 양을 치는 가운데 버려두심으로 그를 훈련시키시며, 테스트하셨던 것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면서 다윗의 인격과 신앙은 성숙해졌고, 드디어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합격 싸인을 내리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사무엘을 보내셔서 그를 왕으로 기름 부으셨던 것입니다.

여러분, 모든 성도는 다윗처럼 하나님께 테스트를 받습니다. 하나님이 여러분 모두에게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신앙과 인격 등이 주님의 일을 해 낼만 한 그릇이 되는 지 아닌지를 시험하십니다.

때로는 고난이 시험, 즉 테스트가 될 수 있습니다. 혹 어려움 속에 있다고 그 고난 자체를 피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을 원망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시험입니다. 아무리 애처로워도 시험장 안에서는 그 누구도 도와줄 수 없습니다. 본인이 해결해야 합니다. 괴롭고 힘들지만 그 고난을, 시험을 패스(pass)할 때 비로소 축복의 대지는 열립니다.

어릴 적부터 다윗을 지켜보시고, 그 다윗에게 합격이라는 싸인으로서 “마음에 맞는다”고 하신 주님이 여러분에게도 그렇게 말씀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까지의 여러분의 삶을 보시고 마침내 ‘내 마음에 맞는다’라고 인 쳐주시는 복이 여러분에게도 있기를 바랍니다.


4. 그런데 이것 때문에만 하나님의 마음에 맞은 것은 사실 아닙니다.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다”고 할 때, “맞는다”는 말은 원어 성경에 보면 사실 동사가 아니고 ‘카타’라고 하는 전치사입니다. 이것이 ‘마음’이라는 목적격 명사와 합하여서 ‘하나님의 마음을 따라’, ‘하나님의 마음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향하여’라는 뜻이 되었습니다.

사도행전 13:36절에도 그와 똑같은 표현이 나오는데, 영어 성경 KJV는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다윗은 당시에 하나님의 뜻을 좇아 섬겼다.”

그런데 다른 영어 성경인 NIV와 NASB는 “하나님의 뜻(Will)”을 “하나님의 목적(Purpose)”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따라 그 마음이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또한 ‘하나님이 목표로 하시는 것을 자신의 목표로 한다’는 뜻입니다.

다윗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눈길이 머물고 하나님의 생각이 멈추는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것,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찾아 그것을 이루려고 애썼습니다. 자기의 감정, 자기의 능력, 자기의 이해관계가 그의 삶의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뭘 원하시는지, 그게 자신의 삶의 원동력이요, 목표였습니다. 하나님과 자신의 눈길을 같이 했다는 것입니다.

다윗은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합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눈길이 머무는 곳에 우리의 눈을 둘 수 있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바라보시는 것을 바라보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머무는 곳에 우리의 마음도 머물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계획하신 일이 무엇인지 알아 그 일을 이루는데 헌신하기 바랍니다.

우리가 이렇게 살고자 한다면, 우리도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이루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5.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 그를 향해 하나님은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내 뜻을 다 이루리라!”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통해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을 다 이루신답니다. 그러려면 하나님께선 그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각별한 사랑이 그에게 있을 것입니다. 각별한 보호하심이 그에게 있을 것입니다. 각별한 마음 쓰심이 있을 것입니다. 각별한 축복하심이 있을 것입니다. 마치 아브라함에게 축복하신 것 같이 말입니다.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창12:3)

하나님의 마음에 맞기만 한다면, 하나님의 위대한 권세, 그 역사가 그를 통해 나타날 것이며, 그 주위의 사람들까지 함께, 덩달아 복에 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는 이런 사람을 찾으려고 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맞아, 그를 통해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을 이룰 사람, 그러기위해 그에게 각별한 은혜와 복을 넘치게 주시어 우리 믿음의 공동체 왕십리중앙교회와 이 왕십리 뉴타운이 덩달아 복을 받을 수 있는, 축복의 강수에서 노를 저을 수 있는 그런 축복의 사람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찾으십시오. 사람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찾지 말고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찾으십시오. 이럴 때 일수록 육신의 눈으로 보지 말고, 믿음의 눈, 맑은 영성의 눈으로 찾아보십시오.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첫째는 하나님의 마음이 끌리는 사람, 하나님의 마음을 끌 수 있는 겸손과 맑은 영성이 있는 사람. 둘째는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외로워도, 두려워도 불평하지 않고 주님을 의지하는 사람. 작은 일, 하찮은 일, 낮은 일, 수고스런 일, 남에게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 일에 최선을 다하여 하나님의 시험에 합격하는 사람. 셋째는 하나님의 마음과 계획과 목적에 맞게 움직이는 사람, 그것을 자신의 목표로 삼은 사람.

그러기에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었습니다. “너는 나를 본능적으로 끄는 사람이구나! 너처럼 내 마음을 끄는 사람도 없을 거야! 내가 너를 보니 내 마음에 딱 맞는구나!” 이런 다윗을 향한 하나님의 평가가 여러분에게도 있기를 바랍니다.


6.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만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요즘 어려움을 겪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에서 많이 벗어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에는, 없을 때에는, 연약할 때에는 오로지 주님만을 바라보고, 그 분 한 분만으로 만족해하며, 권세 있게 살았는데, 하나님의 복을 받으며 그만 하나님의 마음에서 너무 멀리 떠나 길을 잃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회복의 길은 다른 게 없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예수님의 마음에 맞는 자세를 갖읍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고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런 교회, 신앙공동체가 됩시다.

예수님의 마음에 맞는 성도, 그런 교회, 그런 나라가 되기 위해 돌아갑시다. 우리 왕십리중앙교회,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교회로, 위대한 역사를 이루는 권세 있는 교회가 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